‘활판인쇄’라 하면 왠지 두 손을 모으고 공손한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대단히 엄숙하고 고전적인 느낌이랄까요. 저만의 편견인지는 모르겠으나, 납활자로 인쇄물을 찍어낸다는 작업이 30대 초반에 불과한 일개 회사원에게는 감히 범접할 수 없을 ‘장인의 영역’처럼 다가옵니다. 몇 해 전,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소라는 파주 활판공방을 취재했을 때에도 줄곧 경직돼 있었던 듯합니다. 특히 이곳 대표님으로부터 활판인쇄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는 동안에는 줄곧 부동자세였습니다. 활판공방 취재는 저로서는 매우 진지하게 임할 수밖에 없었던 일과였고, 활판인쇄라는 영역을 실체적 질감으로 느낀 첫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활판인쇄에 대한 저 나름의 인상은 마치 증조부나 고조부를 떠올리는 듯하게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활판공..
“매카트니?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린다 매카트니(Linda McCartney)의 사진전을 가자는 제안에 제 반응이었어요. 조금은 쑥스럽지만, 그녀가 누구인지 잘 몰랐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런데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와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 그들이 다 그 ‘매카트니’라니!! 예술가 집안은 역시 뭔가 다른가 봅니다. 대림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전을 다녀왔습니다. 추운 겨울, 피크 타임의 놀이공원을 방불케 하는 기나 긴 줄을 인내하며 들어간 사진전은 대기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따뜻하고 기분 좋은 시간이었답니다. ▶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전시일정: 2014년 11월 6일 ~ ..
이미지 출처: TED 창작자들에게는 괴벽이 있다고 많이들 이야기합니다. 어떤 부류의 창작자들은 그런 평가를 은근히 즐기기도 하는 것 같고요. 괴벽을 하나의 자기 표현 수단으로 활용하는 무리처럼 말이지요. 안타깝게도 ‘의도된 괴벽’은 대중이 금세 알아챕니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인문학 콘텐츠가 많이 소비되는 시기에는, 미디어 스타의 ‘가면’이 효력을 발휘하기가 어렵지요. 인문학을 접한 대중은 자연스레 ‘진짜’와 ‘가짜’를, ‘빛’과 ‘그림자’를 구분해내는 눈을 갖게 되니까요. 그렇게 스러져간 몇몇 ‘인문학팔이’ 유명인사들을 대중은 실제로 목격하기도 했고요. ‘진실’을 판별하는 척도 가운데 가장 간단하고 납득할 만한 것이 바로 ‘언행일치’라고 생각합니다. 말과 행동이 같은 사람에게는 신뢰가 가게 마련이지요. ..
혹시 여러분들은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나요? 가끔 제가 취미생활을 하고 있으면 어디서 배웠는지, 재료는 어디서 구매했는지 이런저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요. 관심이 많아도 사실 생각만큼 취미생활을 갖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오늘은 제가 그 동안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새로운 취미생활을 쉽게 접해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추천해 드리려고 해요. :) 텐바이텐 핑거스 아카데미 출처: 텐바이텐 핑거스 아카데미 홈페이지 뭘 해야 하고, 어디서 찾아봐야 할지 막막할 때 큰 도움이 되었던 '핑거스 아카데미'입니다. 다양한 강좌들이 잘 분류되어 있고 원데이 클래스처럼 하루만 체험해보는 강좌가 많기 때문에 부담도 없고 대부분의 강좌가 재료들도 같이 구매할 수 있어서 ‘취미생활 초보'가 접근하기 아주 좋답니..
거리의 현란한 간판은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주변을 고려하지 않는 간판은 도시의 경관과 통일성을 해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춘천시에서 가장 역사성이 있는 ‘중앙로’ 거리도 이러한 고민을 늘 안고 있던 거리였습니다. 춘천시와 윤디자인연구소는 도시의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 지역의 상점, 간판업체, 대학생들과 머리를 맞대고 간판을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희망간판 프로젝트, 춘천시편 / 출처: 윤디자인연구소 vimeo 도시의 통일성과 미관을 헤치는 간판 춘천시의 중앙로는 춘천에서 가장 역사성이 있는 거리입니다. 행정, 산업, 관광 등 춘천의 모든 주요기능이 모여있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죠. 중앙로의 간판은 저마다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색깔도 크기도 ..
여러분들은 스웨덴 디자인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가장 먼저 최근 경기도 광명에 오픈한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가 떠오르네요. 또, 말모양으로 나무를 깎아 만든 수공예품 '달라 홀스(Dala horse)'도 생각납니다. [위]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 매장 / 출처: tuttoggi.info [아래] 달라 홀스 / 출처: janiceissittlifestyle.blogspot.kr 스웨덴, 통합된 국가 아이덴티티를 만들다 최근에 스웨덴 디자인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탄생했는데요, 바로 '스웨덴 산스(Sweden sans)'입니다. 이름에서 예상하셨겠지만, 산세리프 계열의 스웨덴 국가 전용서체입니다. 스웨덴 정부는 로고, 컬러, 깃발 등 통합된 국가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만들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