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개항로를 아시나요? 우리나라 근대의 역사가 살아있는 개항로는 동인천 일대를 말해요. 1883년 인천항(구 제물포항)을 개항하면서 발전했지만, 2000년대부터 점차 쇠락하여 인구도 빠져나가고 몇몇 노포만 남게 되었어요. 그러던 2018년 개항로는 다시 힙해지는데요, 도시 재생과 로컬 브랜딩에 나섰거든요!
각 분야 전문가가 함께 힘을 모은 〈개항로 프로젝트〉는 오래된 병원을 근사한 카페로 탈바꿈하고, 지역 맥주를 만들어 여기에 목간판 글씨를 넣었어요. 이 글씨의 주인공은 50년 넘게 목간판 작업을 해온 전원공예사 전종원 작가입니다. 그리고 윤디자인그룹이 전종원 사장님의 목간판 글씨로 디지털 폰트를 개발했으니, 바로 폰트를 넘어 로컬 타이포 브랜딩의 성공 사례가 될 「개항로」 서체입니다.
로컬 타이포 브랜딩 「개항로」 서체
목간판을 만들 때는 먼저 글자를 종이에 써보면서 목재에 새길 글씨의 외곽을 정리합니다. 그리고 정리된 글자를 목재에 옮겨 그리고, 조각도와 망치로 글씨를 파낸 후 페인트로 글자를 칠하죠. 이런 과정으로 만들어진 목간판 글씨는 기존의 붓글씨와는 전혀 다른 인상을 자아냅니다.
목간판 글씨를 원도로 디지털 폰트를 만들게 된 데에는 개항로 서체 프로젝트의 PM 이정은 디자이너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가희 디자이너, 이찬솔 디자이너도 서체 작업에 함께하며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개항로 서체를 완성하게 되었죠.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개발 과정은 『타이포그래피 서울』에 연재된 ‘개항로 서체 개발기’를 통해 더욱 자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격랑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개항로 서체는 오랜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개항로의 노포들처럼 거칠고 강인하면서도 꾸밈없이 멋스럽습니다. 개항로 서체라는 새로운 도구를 얻은 〈개항로 프로젝트〉가 로컬 브랜딩을 넘어 로컬 타이포 브랜딩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더 견고히 표현하고 더 단단한 로컬의 힘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이번에 폰코에 출시된 「개항로 가로」는 윤멤버십(CREATOR/STARTER 포함) 상품을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향후 세로쓰기 방식인 「개항로 세로」도 출시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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