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등 국제적 규모의 영화제에는 세계 유수의 영화인들과 쟁쟁한 작품들이 결집합니다. 특히 국내작들의 경우, 현장 상영회 분위기를 전하는 뉴스들이 영화제 기간 동안 끊이지 않는데요. 그중 자주 접하는 기사 중 하나가, 어떤 작품이 현지 관객들의 호평과 더불어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소식입니다. 이때의 ‘기립박수’란 일반적으로 엔딩 크레딧이 오른 뒤, 혹은 엔딩 크레딧이 모두 끝난 뒤 이어집니다. 기본적으로 영화 한 편의 런닝타임이란 엔딩 크레딧을 포함하므로, ‘영화제’라는 공식 석상이라면 엔딩 크레딧까지 객석에 앉아 있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앉아 있다’라기보다는, 런닝타임의 맥락에서 한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관람하는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엔딩 크레딧 역시 ‘연출’의 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감독이나 제작진은 엔딩 크레딧에 적용할 서체를 고심하여 선택하고, 라이선스 계약까지 하지요. 이런 이유로 윤디자인그룹은 일주일에 수 건씩, 영화 자막용 라이선스에 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형 스튜디오부터 저예산의 독립 영화사까지, 각 제작사의 지향점과 작품 스타일에 적합한 서체를 엄선하여 영화 자막용 라이선스를 협찬 중이지요. 


<아가씨> 스틸 / 모호필름 제공


칸 영화제에서 두 차례 수상한 바 있는(<올드보이>로 2004년 심사위원 대상, <박쥐>로 2009년 심사위원상)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가 최근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에는 윤디자인그룹의 서체 ‘곧은붓’이 쓰였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박 감독이 대표로 있는 영화사 ‘모호필름’의 로고 제작 또한 윤디자인그룹에서 진행했답니다. 그 비하인드스토리를 간략하게 남겨볼까 합니다. 


아시다시피 <아가씨>는 영국 작가 사라 워터스(Sarah Waters)의 소설 <핑거스미스(Fingersmith)>를 원안으로 각색된 작품입니다. 하정우, 김민희, 조진웅 등 스타 배우들과 신예 김태리의 캐스팅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었지요. 


<아가씨> 제작팀으로부터 자막용 서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 건 올해 3월초. 박찬욱 감독의 꼼꼼함과 미적 감각은 이미 다수의 전작들을 통해 관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바, 자막용 서체 역시 단순히 본문용 서체의 엔딩 크레딧 협찬 정도에서 논의되지는 않았습니다. 윤디자인그룹의 다종다양한 서체들에 대한 테스트가 여러 차례 이루어졌고, 그 결과 <아가씨>의 영화적 정서와 가장 잘 어울릴 서체로 곧은붓이 선정되었습니다. 물론 이 선택 또한 박찬욱 감독에 의한 것이었지요. 







<아가씨>에 사용된 곧은붓 / 모호필름 제공


곧은붓은 어진붓과 함께 지난해 출시된 붓글씨 계열의 서체입니다. <아가씨>를 관람하러 가시면 곧은붓 서체가 어디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관심 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국제적 명성에 걸맞게 <아가씨>는 미국, 유럽, 홍콩 등 120여 개국 필름 마켓으로부터 선주문을 받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해외 마켓의 특성에 맞추어 곧은붓 서체의 추가자 개발도 병행되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관객 여러분께서 곧은붓 서체를 보시게 되겠지요?  


곧은붓 서체 정보 ▶ http://goo.gl/BIu8lX



앞서 잠깐 언급했듯, 박찬욱 감독의 영화사 모호필름의 로고 제작도 함께이루어졌는데요.(이 역시 영화에서 직접 확인해주시길! ^^) 촉박한 작업 일정을 맞추는 와중에 고무적인 뉴스가 날아왔습니다. 서체 적용 테스트와 추가자 개발이 한창이던 어느 날,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아가씨>가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지요. 힘이 불끈 솟아나더군요.(마치 내영화인양..^^;;)


모호필름 로고 / 디자인: 윤디자인그룹


6월 1일 개봉한 <아가씨>는 현재 236만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하고 있는데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서는 최단 기간(개봉 6일 만) 2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지요. 국내외 호평이 자자한 작품인 만큼, 박스오피스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울러 곧은붓 서체 또한 많은 분들께 알려졌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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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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