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10.

알록달록한 글자와 그래픽이 내린 우산! 비닥 우산 셋이 나란히 展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 갑니다~ 빨간 우산 파란 우산 찢어진 우산~


이 동요, 어릴 적에 많이들 부르셨죠? 비 오는 날이 우중충해서 그런지, 노래 가사처럼 알록달록한 색의 우산이 인기가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요즘엔 찢어진 우산 보기가 어려워졌지만요. 어릴 적 예쁜 우산을 가족들이 먼저 들고 나가버리면, 우중충한 색의 아빠 우산 들고 가면서 어찌나 창피 했던지... 어쩌다 우산 살이 하나라도 빠져 있으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생각도 들었던 시절. 지금 생각해보면 배시시 웃음이 나요. 여러분은 우산에 어떤 추억을 갖고 있으신가요?


윤디자인연구소 갤러리뚱은 지금 온갖 우산으로 가득 차 화사해졌답니다. 바로 ‘비닥 우산 셋이 나란히 전’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전시는 매년 디자인 문화 향상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온 (사)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비닥(VIDAK)’과 한국 문화의 에너지를 담고자 노력하는 기업 ‘이응크리에이션스’의 콜라보레이션 전시랍니다.



‘세계 속의 우리 문화’라는 주제로 펼치는 이번 전시는 해외 그래픽디자이너 6명과 비닥 회원 작가 44명, 이응크리에이션 디자이너 8명 등 총 58명이 한글과 캘리그래피, 순수 그래픽을 우산 속에 넣어 디자인한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랍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지 함께 둘러 볼까요?


기업과 디자이너, 그리고 소비자의 공감대 형성



노출 콘크리트의 모던한 상자, 윤디자인연구소 건물이 이렇게 예쁘게 변신했어요. 이번 전시는 갤러리뚱을 넘어 전시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부터 윤디자인연구소 건물 곳곳에 작품을 설치했답니다. 비닥과 기업, 국내와 해외 디자이너들의 교류와 참여, 신진 작가 발굴과 소비자와의 공감대 형성이라는 이번 전시의 의미와도 닿아있는 전시 콘셉트이지요.



전시장 입구에 작은 이벤트가 하나 마련되어 있는데요. ‘우산 셋이 나란히 전’을 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우산 작품에 한 표를 찍을 수 있게 했어요.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추후에 상품화할 계획도 있다고 하니, 전시 보시고 갖고 싶은 우산을 꼭~ 찍어 주세요. 정말 갖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 



전시장에는 작품 사진과 실물 우산이 함께 걸려 있어요. 실물 우산을 보고 작품 이름이 궁금하다 싶으면 매치되는 사진을 찾아 보시면 된답니다. 이미지로만 느끼는 것보다 그 이름을 알게 되면 더욱 사랑스러움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세련되게, 깜찍하게, 멋들어지게!


정말 멋진 작품들이 많은데, 전부 다 소개해 드리지는 못하고요. 제가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봤던 작품 몇몇을 소개해 드릴까 해요.



우선 비닥 회장이자 이번 전시 실행 위원장인 명계수 작가의 ‘곡옥-2013’. 곡옥(曲玉)은 옥으로 만들어진 장식용 구슬을 뜻하는데요. 그 형상이 초승달이나 쉼표 모양을 확대한 것처럼 생겼답니다. 우산 속 곡옥의 문양이 켜켜이 쌓인 듯 입체적인 프린트가 정말 근사하네요~ 여기 쉼표를 비처럼 내리듯이 표현한 작품이 또 하나 있어요. 바로 비닥 국제교류업무 부회장인 김경균 작가의 ‘쉼표’입니다. 한가지 귀띔을 해 드리면 여기에 들어간 쉼표가 바로 윤명조라는 사실~ 하늘에서 쉼표가 또르륵~ 정말 멋지지 않나요? 다음은 김정열 작가의 ‘꽃잎이 내린다, 미음이 내린다’인데요. 이 작품은 하늘에서 한글의 미음(ㅁ)을 닮은 벚꽃 잎이 바람에 떨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해요. 가끔 벚꽃나무 아래 꽃잎을 흠뻑 맞은 사물들을 볼 수 있는데요~ 우산에 내린 꽃잎에 마음이 왠지 설레는 것 같습니다.



캘리그래퍼 강병인 작가의 작품도 눈에 띄네요.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동명의 동요 가사가 우산에 빙빙 둘러 있어요. 여기에서는 이응(ㅇ)을 돌로 형상화해 맑은 냇물에 퐁당퐁당 빠져 있는 모습을 표현 했는데요. 우산 자체가 냇물이 된 것이 참 재미있네요~ 다음은 일본 작가 카호리 코마의 ‘정’입니다. 한국인의 감성 중 으뜸은 바로 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일본인인 작가는 이 글자에 대해 아주 평화롭고 따뜻한 느낌을 받았나 봐요. 끊어지지 않는 글자 쓰기로 그 끈끈함을 표현 한 듯 보입니다. 또 다른 일본 작가 아야 카와미나미의 ‘까치’. 까치는 한국인에게 반가운 손님을 뜻하지요. 작가 자신도 한국인에게 그런 의미로 다가가고 싶었나 봅니다. 조금 뚱뚱한 까치지만 정말 귀엽지 않나요? 



이호원 작가의 ‘봄이 왔어요’. 이 작품은 무채색 겨울을 지나 총천연색의 컬러가 서서히 입혀지는 봄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스르르~ 어느새 찾아온 봄 덕분에 화사한 우산이 되어버렸네요. 이응크리에이션스의 작품도 눈에 띄는데요. 바로 ‘비 이름+풍경’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우산은 다른 우산과는 달리 우산 안쪽에 그림이 들어 있네요. 이 우산만 들고 있으면 도심을 걷고 있어도 푸른 숲을 걷는 것 같을 거예요. 빗줄기처럼 내리는 예쁜 비 이름은 보너스~ 마지막 소개해드릴 작품은 장석원 작가의 ‘단비’입니다. 꼭 필요한 때 알맞게 내리는 비를 단비라고 하지요. 작가는 이 단비를 마치 보석처럼 귀하게 느꼈나 봐요. 비가 우산에 박혀 그대로 보석이 된 것 같이 정말 아름답네요. 왠지 비싸 보이기도 하고~ 소중히 들고 다녀야 할 것 같아요. ^^



▶ 비닥 우산 셋이 나란히 展(VIDAK – The Umbrellas Exhibition)  


전시 기간 : 2013년 5월 8일(수) ~ 5월 14일(화) 

전시 장소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윤디자인연구소 ‘윤디자인 갤러리뚱’ (찾아오는 방법)

전시 시간 : 평일 10:00~18:00, 주말 11:00~17:00

주최 : 이응크리에이션스, ㈜윤디자인연구소

주관 : (사)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후원 : 한국디자인진흥원, (사)디자인단체총연합회, (재)서울디자인재단, (재)서울디자인센터, 

          (사)한국브랜드디자인학회, (사)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회, 월간 디자인, 월간 CA

협찬 : ㈜삼원특수지


비 오는 날의 낭만적인 풍경을 그대로 옮겨온 이번 전시 소개, 어떠셨나요? 최근 매우 정적인 작품들만 선보이던 갤러리뚱이 모처럼 유쾌하고 입체적인 작품 전시를 준비해 보았어요. 이제 여러분이 오셔서 작품에 생기를 불어 넣어 주실 차례입니다. 이번 주말을 지나 다음 주 화요일까지 전시는 이어지니까요. 많이들 오셔서 마음껏 즐겨 주세요. 여러분에게 언제나 열려 있는 갤러리뚱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