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포그래피 매거진 『the T』 

     제10호 '문자의 이미지성'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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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the T 봄호(통권 제10호)가 발간되었습니다. 

올 초 선보인 혁신호(2016-2017년 겨울호, 통권 제9호)에 이은 ‘혁신2호’입니다


지난 혁신호와 마찬가지로 이번 혁신2호 역시 

깊이 있는 특집 코너, 디자인계 안팎의 다양한 필진이 보내온 에세이, 

오직 『the T』 봄호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 기고와 발굴 자료 등

여느 교양 서적 못지않은 수준 높은 내용으로 채워져 있으며, 

136쪽 분량 이상의 소장가치를 가집니다. 


표지 디자인: 정병규(『the T』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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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혁신2호를 내며


[스트리트 타이포그래피]

푸투라체와 두루마리 휴지 _ 사진 강운구 · 글 송수정


[특집·한국 디자인 생태계 2] 문자의 이미지성 

좌담: 문자의 이미지성 - 한글·서·기술 _ 김남시·이동국·이지원·전가경

쓰여진 것의 이미지/형상성과 작동으로서의 디자인 _ 김남시

말라르메는 어떻게 문자의 시각성과 공간성을 실험했는가 _ 도윤정 


[발굴자료]

나의 한글 서예론 - 『서예』, 1974. 10월호에서 _ 일중 김충현 · 갈물 이철경 · 평보 서희환


[문자·활자·타이포그래피]

광폭한 글씨의 욕망이 휩쓰는 도시를 걸으며 _ 이영준

출판사 인하우스 북디자이너는 지금 _ 김다희

<다른총서>의 다른 책들 _ 김수정

인용을 기다리며 _ 박활성

붓과 쓰기의 결핍 _ 변우석

신문사 디자이너의 일 _ 윤여경

글씨 쓰는 손의 귀환 _ 이재희 

타이포그래피 수업 레시피 _ 최문경


[특별기고]

훈민정음, 그 오해의 깊은 뜻 _ 이상규


[연재]

일상의 서체 · 서체의 일상 2 - 세리프의 원형을 찾아서, 고전과 현대 _ 유정미

지금의 관심사에 대하여 2 - 활자체 이야기, 프락투어체 _ 안진수


[전시리뷰]

일본 최대 디자인 협회의 한국전 - 〈Graphic Design from Japan 2017〉 _ 임재훈

포스터를 통해 포스터 보기 - 〈뷀트포메트 코리아〉 _ 임재훈


행사소식 · 한중일 출판타이포그래피 학술회의


     『the T』 혁신2호의 특집 주제는 ‘문자의 이미지성’입니다. 이때 ‘문자의 이미지성’은 주어진 활자를 장식하거나, 활자적 요소의 자리에 부분적으로 다른 이미지를 삽입시키는 형태―활자로도 이미지로도 보기 모호한 대체적·보완적·장식적 이미지성―가 아닙니다. 『the T』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문자의 이미지성’이란, ‘문자 그 자체’의 이미지 생성력을 바탕에 둔 용어죠.


     문자의 이미지성을 말할 때, 우리에게는 그것이 ‘한글의 이미지성’을 뜻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알파벳과 구분되는 한글만의 문자적 특징은 그동안 간과되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한글과 알파벳을 구분하려는 이유는, 알파벳과의 비교를 통해 한글만의 고유한 이미지성을 선명히 드러내기 위해서인데요. 이미 한글은 구조적으로 알파벳과 판이합니다. 말과 글자꼴 모두 음절형식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죠. 이는 한글문자학의 바탕이 되는 요소이자 알파벳과의 근본적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서양 알파벳에서 보는 문자와 우리 한글이 바라보는 문자가 전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죠.


     문자의 이미지성: 한글·서(書)·기술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특별 좌담에는 예술의전당 이동국 서예부장님,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김남시 교수님,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이지원 교수님, 디자인저술가 전가경 선생님께서 참석하셨습니다. 전가경 선생님과 함께 『the T』 공동 편집위원이기도 한 영남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정재완 교수님께서 지난호 좌담에 이어 진행을 맡아주셨어요. 



윤디자인그룹 1층 세미나룸에서 진행된 좌담

[테이블 중앙 진행자석부터 시계방향] 정재완, 전가경, 이지원, 이동국, 김남시



이동국

(전략) 볼펜과 붓이 있다면, 볼펜은 선(線, line)에 최적화된 도구입니다. 

다섯 명이 볼펜으로 한 줄을 그으면 다섯 줄 모두 획일화된 라인입니다. 

그런데 붓은 다섯 명에 따라 다섯 가지의 전혀 다른 획(劃, stroke)이 그어지죠. 

이 차이가 성립할 수 있다면 붓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맥락에서 

‘도구가 꼭 붓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선, 라인의 특징은 익명성입니다. 

볼펜으로 그은 한 줄에서, 그 볼펜을 쓴 사람을 읽기란 어렵죠. 

즉 ‘나’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표준화라고도 할 수 있겠고요. 

‘나’가 ‘나’임을 보여주고 확인시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서(書)로서의 쓰기일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자크 데리다가 말한 에크리튀르(ecriture) 개념과도 이어지리라 봅니다. 

‘나’를 담아 힘들여 쓴 한 획이 모여 문자라는 전체 구성을 이루게 되니까요. 


정재완 

선과 획의 구분은 문자의 이미지성을 논하는 데 중요한 가치척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서양에서의 쓰기 전통은 어떤지 궁금해지는데요. 


김남시 

(전략) 문자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시각이 있는데, 

문자는 단순히 기호일 뿐이라는 시각과 문자는 세계와 존재론적으로 관계 맺고 

있다는 시각이 그것입니다. 제가 연구한 바로는 후자 쪽의 사례가 더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알파벳 단어는, 단어 자체와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 사이에 엄밀한 연관성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의 모습으로부터 나온 것이어서 이 둘 사이에는 

필연적인 연관관계가 있죠. 이걸 문자 자체가 그런 형태와 모양이 될 만한 

어떤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연성’, 독일어로는 ‘Motiviertheit(모티비어트하이트)’라고 합니다. 

동양문자, 특히 한자가 더 직접적으로 세계와 관련돼 있고, 

알파벳 같은 다른 문자들은 노미널(nominal)하다는 관점인 셈인데, 

이런 서양인들의 생각은 18~19세기 아시아에 대한 엑조티즘이 부활하면서 더 크게 일어났어요. 


좌담 ‘문자의 이미지성 - 한글·서·기술’ 중에서     



     두 편의 특집 원고는 인문학적 사유와 타이포그래피 관점을 통해 문자의 이미지성을 분석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인하대학교 프런티어 학부대학 도윤정 교수님은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의 타이포그래피 운용에 주목하며 그가 보여준 이미지적 텍스트의 가능성을 기술했습니다. 좌담에도 참석하셨던 김남시 교수님은 ‘쓰여진 것의 이미지/형상성’이라는 문제를 고민하며, 손과 쓰기 도구가 어떻게 디자인이라는 ‘작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논했습니다.



     국립국어원장을 지낸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이상규 교수님의 특별 기고 「훈민정음, 그 오해의 깊은 빛」은 제목 그대로의 글입니다. 그동안 정설인 듯 주장돼왔던 훈민정음에 대한 여러 학설들을 지적하고, 필자 자신의 연구를 바탕에 둔 ‘훈민정음 바로 보기’를 설명했는데요. 독자 여러분께서는 ‘위대하다’라는 수사에 가려졌던 훈민정음의 ‘디테일’을 읽어나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호에 이어 안진수·유정미 교수님의 연재가 계속되며, 북디자이너·편집자·기계비평가 등 디자인 현장 안팎의 필자 8인의 에세이를 실었습니다. 전시리뷰 란에서는 <Graphic Design from Japan 2017>과 <뷀트포메트 코리아(Weltformat Korea)>를 담았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발굴 자료’로서 월간 『서예』 1974년 10월호에 실렸던 일중 김충현, 평보 서희환, 갈물 이철경 선생님의 글을 소개했는데요. 43년 전 서가들의 글에 생생히 인장된 서론(書論)은 ‘문자의 이미지성’이라는 특집 주제와도 연결 지어 읽힐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호부터 새로 선보이는 ‘스트리트 타이포그래피’는 거리에서 포착한 글자 사진과 짧은 해제를 싣습니다. 사진기획자 송수정 선생님께서 매 호 사진작가 선정과 더불어 총 진행을 맡는 코너입니다. 첫 순서를 위해 벨기에 헨트 시에서 사진을 보내온 사진작가 강운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번역 란은 한 호 사이를 둡니다. 원문에 대한 저작권 협의가 길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호 번역 원고 이후 새 글을 기다리셨을 독자 여러분께 죄송하며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오래 걸리는 만큼 다음 호에서 수준 높은 번역 원고를 만나실 수 있으리라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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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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