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 디자이너가 들려주는 ‘정관장 전용서체’ 제작후기

 출처: 한국인삼공사 블로그

‘첫 입학, 첫 사랑, 첫 키스, 첫 출근, 첫 발표•••.’

뭐든지 ‘처음’은 두렵기도 하지만 두근두근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 경험일텐데요. 정관장 전용서체는 저에게 그러한 경험을 안겨준, 저에겐 처음으로 주어진 첫 전용서체 프로젝트였습니다. 모바일서체를 제외하고 제대로 된 고딕 서체 한 벌을 만드는 건 처음이였기에 시행착오도 많았고, 서체의 형태감이나 조형적인 부분에서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능력치를 끌어내기 위해 야근도 참 많이 했답니다. 그래도 고생이라는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고, 뭐든 처음이니 재미있기만 했었어요. 그리고 서체가 완성된 후 실제로 제품에 적용된 걸 처음으로 경험시켜 준 고마운 프로젝트이기도 했습니다. 저의 첫 작품인 ‘정관장’ 전용서체에 관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려드릴게요.

서체구성

정관장 전용서체는 Bold와 Regular, 총 2종으로 구성됩니다. 임의의 장을 적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형태 변형을 막을 수 있도록 가로획과 세로획의 비례차이를 주어 훨씬 미려하고 완성된 굵기 비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관장 전용서체 Regular와 Bold

타 전용서체와 비교했을 때 특이점이라면, 한글과 동일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한자 100자를 추가로 개발했다는 점인데요. (보편적으로 현재 개발되는 전용서체는 따로 한자를 개발하지 않고, 일반적인 한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관장은 브랜드의 특성상 한자의 사용이 많아 사용빈도가 많은 100자만 추려 개발했습니다. 

디자인 특징

홍삼이미지 / 출처: 한국인삼공사 홈페이지

곡선과 직선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탄탄한 구조의 서체이며, ‘ㅅ’, ‘ㅈ’, ‘ㅊ’ 등의 자소에 정관장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하여 세계로 뻗어 나가는 정관장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ㅅ’ 형태는 홍삼의 형상을 떠올리며 작업했는데, 홍삼의 느낌이 잘 담긴 것 같나요? ㅎㅎㅎ

자간과 시각중심

 

정관장 전용서체는 문장 작성시 글자간의 균일한 간격과 단어와 단어간의 인지가 쉽도록, 적정 자간과 적정 띄어쓰기를 설정하여 디자인했습니다. 시각중심은 상단에 두어 시선의 이동, 정렬이 편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한글 영문 한자의 조화

   

[우] 개발된 한자와 영문이 적용된 제품 / 출처: 롯데인터넷면세점 홈페이지

한글에서 보여지는 절제된 직선과 곡선을 영문과 한자에도 통일감있게 적용했습니다. 동그란 ‘ㅇ’의 형태로 시원한 속공간을 지니며, ‘ㅅ’, ‘ㅈ’, ‘ㅊ’에서 보여지는 특징 있는 곡선의 형태를 그대로 적용하여 한글, 영문, 한자의 혼용조판 시 일관된 느낌이 들도록 하였습니다. 

개발 완료 그 이후

기존 일반서체 적용 VS 정관장 전용서체 적용 / 출처: 한국인삼공사 홈페이지, 블로그

기존의 일반적인 고딕을 적용한 상품과 정관장 전용서체를 통해 리뉴얼 한 상품입니다. 현재, 정관장 전용서체는 정관장 제품 패키지에 적용되고 있어요. 개인적으론 정관장 전용서체를 적용한 상품이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에요. (물론 서체개발을 한 입장이다 보니 더 좋게 보이는 거겠지만요. ^^)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 건, 서체가 바뀐 것 하나만으로도 제품의 인상이 달라진다는 거예요. 제품 패키지에 적용되는 서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겠죠?

출처: 한국인삼공사 홈페이지, 블로그

저에겐 첫 전용서체 프로젝트라 더욱더 특별한 정관장 전용서체의 제작후기였습니다. 조만간 또 다른 전용서체 후기로 찾아 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