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6.

사소하고 주관적인 영화 타이틀 시퀀스 Best 5!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되기 전, 코스 요리를 먹을 때 입맛을 돋우기 위한 애피타이저처럼, 우리는 영화의 오프닝 타이틀을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의 내용을 함축하고 암시하면서 흥미를 돋우는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는 그 영화의 세계를 여는 입구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다양한 연출과 표현기법으로 강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혼자서 영화보기도 주저하지 않을 만큼 영화를 좋아하는 저는 이따금 영화 타이틀 시퀀스만 따로 모아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한 강좌를 통해서 제가 가끔 상상만 하던 것을 모아둔 웹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보다 보니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의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도 있고 디자이너와 스튜디오별로 타이틀 시퀀스를 볼 수 있는 점이 참 좋더군요.

 

이미지 출처: artofthetitle

 
비록 영어로 작성된 소개 글을 읽어볼 수는 없었지만요~ㅎㅎ 최신 트랜드와도 상관없고, 작품의 평점 따윈 전혀 모르는 ‘사소하고 주관적인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 Best 5’입니다!



흑백 화면 위 타이포그래피의 멋 <The Man With The Golden Arm>


첫 번째 타이틀 시퀀스는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 솔 바스(Saul Bass)의 <The Man With The Golden Arm>입니다. 디자이너별로 작품을 찾아볼 수 있어서 첫 번째로 '솔 바스'를 검색했는데요. 사실 제가 좋아하긴 했지만 본 작품은 단 몇 가지뿐이었어요. 그가 이렇게 많은 타이틀 시퀀스를 만들었는지는 몰랐습니다.

 


그중에서 비교적 초기에 만들어진 <The Man With The Golden Arm>의 타이틀은 1955년도 작품이라서 특별한 효과가 들어 있지 않지만, 단순한 흑백 화면에서 긴 직사각형과 타이포그래피만으로 보여주는 화면의 레이아웃이 멋진 작품입니다.

이미지 출처: artofthetitle

 

그 외에도 솔 바스의 다양한 작업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데요, 몇 가지 소개하고 싶지만, 그것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겠습니다. ㅎㅎ

 

타이포그래피의 매력을 들여다보다 <Hollow man>


두 번째는 투명인간을 다룬 영화 <Hollow man>의 타이틀 시퀀스입니다. 아무래도 폰트를 다루는 일을 하다 보니 타이포그래피가 중심인 타이틀 시퀀스가 더 눈에 들어오네요.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이미지의 느낌에서 알파벳이 둥둥 떠다니며 조합되는 영상이 영화의 콘셉트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artofthetitle

 


실사와 드로잉의 절묘한 결합 <The Pacific>


세 번째는 <The Pacific>입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이은 HBO의 대작 미국 드라마죠. 개인적으로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만큼 재미있게 보지는 않았지만, 웅장하고 비장한 음악과 목탄으로 그려진 그림이 실사와 교차하면서 전장에서 포탄이 터지는 파편의 느낌을 묘하게 매치한 멋진 오프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색감과 드로잉 느낌의 이미지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고요. 

 

이미지 출처: artofthetitle

 

비슷한 방식으로는 영화 <셜록 홈즈>의 오프닝이 있는데요, 빛바랜 종이에 연필로 그린 그림과 오래된 인쇄물 이미지가 멋진 필기체와 함께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artofthetitle

 

중의적인 영상과 디테일한 소리의 미학 <Dexter>


네 번째는 역시 미국 드라마인 <Dexter>입니다. ‘연쇄 살인범을 잡는 연쇄 살인범’이라는 독특한 콘셉트의 미국 드라마인데요, 좀 끔찍한 부분도 있고, 시즌이 지날수록 반복되는 느낌도 있어서 저는 중간에 보다가 말았지만, 오프닝만큼은 인상 깊었습니다. 깊게 클로즈업한 요리하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음식에 대한 드라마 같지만, '살인마'라는 주제를 생각하면서 다시 보면 그 디테일한 소리와 함께 섬뜩하게 다가오는 오프닝입니다.

 

이미지 출처: artofthetitle


증강현실로 보는 평범한 일상 <Stranger Than Fiction>


마지막 다섯 번째는 <Stranger Than Fiction>입니다. 평범한 한 남자의 일상을 내레이션과 함께 보여주면서 그 상황을 타이포그래피와 함께 '증강현실'처럼 묘사한 오프닝입니다. 구글 글라스 같은 것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날이 온다면 우리의 하루도 이렇게 보이지 않을까요? 안타깝게도 평점도 높은 이 영화를 아직 보지 못했는데요, 돌아오는 주말에는 꼭 한번 봐야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artofthetitle


전문가가 아닌 일반 관객의 입장에서 사소하고도 주관적인 관점으로 뽑아본 타이틀 시퀀스였습니다.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만 떼어놓고 모아 보니 영화의 전반적인 인상과는 또 다른 인상을 주는 것도 많고 정말 다양한 기법과 연출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색다른 재미가 있는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 여러분은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 댓글로 제가 발견하지 못한 멋진 타이틀 시퀀스를 추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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