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를 아시나요? 이미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마 그를 ‘빛의 교회’라는 작품으로 기억하고 계실 텐데요. 잘 모르는 분들이라도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십자가로 유명한 빛의 교회 내부 사진을 보시면 ‘아~!’ 하실 거예요. 1941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그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는 없었지만, 여행을 통해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해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해요. 


안도 다다오의 건축은 자연과의 조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요. 그렇기 때문에 편안함과 경건한 느낌을 주고 있죠. 자연적인 빛을 이용해 어둠과 밝음을 극대화 시키고 공간을 강조하는 게 안도 다다오 작품의 특징이에요. '빛의 교회'가 그 대표적인 건축물이죠. 그는 건축 소재로 유리와 노출 콘크리트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건축물이 간결하고 단순하지만 차갑지 않은 느낌을 받게 하고, 자연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했답니다. 


그런데 이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한국에 남긴 작품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전원형 미술관, 강원 한솔뮤지엄


안도 다다오가 우리나라에서 작업한 건축물들은 여러 곳에 위치해 있어요. 제주도에만 세 개의 작품이 있고요. 강원도에 하나, 그리고 현재 서울에 지어지고 있는 작품이 있죠. 

 


그중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강원도 원주의 한솔뮤지엄에 다녀왔는데요. 이곳은 '자연 속에 녹아 든 또 하나의 자연 공간'을 주제로 2006년 설계를 시작한 후 7년여 간의 준비를 마치고 지난 5월 16일 개관했어요. 한솔뮤지엄은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과 자작나무와 패랭이 꽃의 향기가 있는 산책로, 해발 275m의 자연, 그리고 하늘과 물이 공존하는 곳이랍니다. 그냥 걷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저절로 치유될 것만 같은 곳이죠. 바쁜 도시를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공간으로 자연과 인간, 예술이 어우러진 멋진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솔뮤지엄은 사계절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 속에서 문화와 예술의 울림을 만날 수 있는 전원형 뮤지엄이기 때문에 위 사진에서 보이는 웰컴센터가 한솔뮤지엄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돼요. 플라워가든과 워터가든을 지나면 페이퍼갤러리와 청조갤러리 건물이 나오고, 그 안에 다시 스톤가든과 제임스터렐의 상설관이 있답니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한솔뮤지엄의 곳곳을 둘러보며 감상해볼까요? 



이곳은 패랭이꽃과 자작나무로 꾸며진 플라워가든이에요. 약 180그루의 하얀 자작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플라워가든은 한솔뮤지엄을 방문한 사람들을 벌써부터 기분 좋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 같아요. 플라워가든 내에는 조각가 마크 디 수베로(Mark di Suvero)의 ‘For Gerald Manley Hopkins'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작품의 선명한 색이 붉은 패랭이꽃과 잘 어울리는 듯 한데, 제가 갔을 때는 패랭이꽃이 활짝 피어있지 않아서 팜플렛에서 보여지는 사진만큼의 감동이 덜하더라고요. 개화시기를 잘 맞춰 간다면 멋진 장관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숲을 지나가면 위에 뾰족하게 솟은 녀석이 하나 보이는데요. 콘크리트를 지나면 거대한 작품이 한눈에 탁 들어와요.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탄성을 지어내는 곳 중 하나랍니다. 이 빨간색 조형물은 알렉산더 리버만(Alexander Liberman)의 'Archway'이라는 작품인데요. 워터가든의 잔잔하고 평화로운 느낌과 강렬한 빨간색의 조화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어요. 

  


플라워가든과 워터가든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았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안도 다다오 건축의 가장 큰 힘은 밖의 풍경이 제일 잘 보이는 위치에서 효과적으로 정보를 차단해 그 풍경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노출 콘크리트의 사용이나 빛의 활용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차갑게 보이는 콘크리트라는 소재를 따뜻하게 느껴지게끔 만드는 자연광의 힘에 대해 건물 안에 있는 내내 생각해보게 되었답니다. 


한솔뮤지엄을 설립한 한솔그룹이 종이를 만드는 회사로 유명한 만큼, 한솔뮤지엄내에 페이퍼갤러리를 마련해두었어요. 페이퍼갤러리는 한솔그룹의 한솔종이박물관이 전신이에요. 한솔종이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종이박물관으로, 다수의 지정 문화재와 공예품 및 전적류를 수집∙보존해왔던 곳이랍니다. 종이(紙), 가지다(持), 뜻(志), 이르다(至)의 4가지 테마로 구성된 페이퍼갤러리에서 종이의 역사부터 전파 과정, 전적 문화재 등을 관람할 수 있고, 종이 발명 이전의 기록 매체였던 파피루스를 관찰할 수 있는 ‘파피루스 온실'과 관람객들이 직접 판화를 경험해볼 수 있는 판화공방도 마련되어 있답니다.


한솔뮤지엄 내에는 20세기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전시한 청조갤러리도 있는데요. ‘청조’는 한솔그룹의 창업주인 이인희 고문의 호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해요. 갤러리 작품의 대부분은 이인희 고문이 직접 수집한 소장품들이라고 합니다.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백남준, 도상봉, 장욱진, 정상화 등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있었어요. 청조갤러리는 1, 2, 3, 4관으로 나뉘어져, 100여 점에 가까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답니다. 

 


한솔뮤지엄 뒤쪽으로는 신라의 고분을 모티브로 한 스톤가든이 자리잡고 있는데요. 9개 스톤 마운드가 주는 부드러운 돌의 곡선 느낌이 더해진 이곳의 자연은 플라워가든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요. 한반도 8도와 제주도를 합친 숫자가 아홉이기에 스톤 마운드의 개수도 9개라고 하네요.  


한솔뮤지엄 

주소 :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2길 260번지

관람 시간 : 오전 10시 30분 ~ 오후 6시 (제임스터렐관 오전 11시 ~ 오후 5시 30분)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 요금 : 대인 12,000원 / 소인(초, 중, 고) 7,000원 / 미취학아동 무료

한솔뮤지엄 홈페이지 (바로 가기)


한솔오크밸리 리조트 내에 위치한 한솔뮤지엄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갈 수 있지만, 교통편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서 자가용을 이용하면 더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하신다면 버스를 타고 원주터미널에서 내리신 다음, 한솔오크밸리 셔틀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셔틀버스는 배차간격이 2~3시간 정도고, 택시비는 편도 23,000원정도 드는데요. 저렴하게 이동하시려면 셔틀버스 시간을 한솔뮤지엄측에 문의해보시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요. (한솔뮤지엄 홈페이지에서도 셔틀버스 운행 시간을 확인하실 수 있답니다.)



한솔뮤지엄 곳곳을 살펴보면서 이곳을 충분히 둘러보기에는 한나절도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루하고 각박한 일상과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즐기는 휴식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다녀오시라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는 요즘, 휴가 또는 주말을 이용해 한솔뮤지엄에 들러 몸과 마음을 힐링해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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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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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름비 2013.08.23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도 다다오 건축물이 강원도에도 있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 it4444 2013.08.27 14: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좋으다!! 꼭 가보고 싶어요~ 입장료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__*

  3. handcart 2013.08.27 15: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도 다다오는 차가운 재료로 만든 건물에 따뜻하게 자연의 빛을 담아내는 능력자인듯..
    물과 빛이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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