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19.

단언컨대 윤고딕700은 혁신적인 활자 시스템입니다. – 윤고딕의 변화, 윤고딕700 시리즈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사랑 받고 있는 한글 폰트는 과연 무엇일까요? 단언컨대 윤고딕이 아닐까 싶어요. (윤디자인연구소 공식 블로그 윤톡톡이라 이런 말씀 드리는 것만은 아닙니다! ㅎㅎ) 영문 폰트에 헬베티카가 있다면, 한글 폰트에는 윤고딕이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죠. 이렇게 윤고딕은 출시 이후 계속해서 윤디자인연구소의 베스트셀러 서체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윤고딕 100 시리즈부터 500 시리즈까지,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윤고딕으로 쓰여진 글씨를 흔히 발견할 수 있죠. 


그런데 윤고딕의 새로운 시리즈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윤고딕700 시리즈인데요. 작년 가을에 출시되어 이미 많은 분들께서 윤고딕700 시리즈를 사용하고 있을 테지만, 윤톡톡 블로그에서 정식으로 소개해드린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준비해보았답니다! 이전 윤고딕시리즈에서 업그레이드되어 탄생한 윤고딕700 시리즈! 좋은 활자를 갈망하는 디자이너들을 위한 선물, 윤고딕700 시리즈에 대해 낱낱이 소개해드릴게요. ^^



디자이너들을 위한 선물, 윤고딕700 시리즈 



윤고딕700 시리즈는 윤디자인연구소의 폰트 디자이너들이 거의 다 투입되다시피 하며, 기획부터 출시까지 꼬박 2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어요. 그만큼 윤고딕700 시리즈에 많은 노력을 들였다는 이야기죠. 인쇄 환경은 물론 디스플레이 환경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한, 디자이너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윤고딕700 시리즈랍니다. 그럼 윤고딕700 시리즈의 특징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1. 다양한 굵기 단위 및 글자폭

이전의 윤고딕시리즈는 6개까지의 굵기 단위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국내 고딕계열 폰트 중에는 유일하답니다. 폰트의 두께가 다양할수록 디자인을 할 때 선택의 폭이 커지기 마련인데요. 그래서 지금까지 윤고딕시리즈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윤고딕700 시리즈의 굵기 단위는 무려 9개라는 사실! 윤고딕710부터 790까지의 굵기 단위를 보유하고 있답니다. 여러 단위의 굵기가 존재하는 윤고딕인 만큼 새로운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강점을 살려볼 취지로 9종에 도전했답니다. 아마도 폰트 굵기 단계 폭은 윤고딕700이 최고일거예요. 굵기를 놓고 보면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없을 정도로요. 


<출처 : 타이포그래피 서울>


또한 윤고딕700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는 굵기에 따라 자간이 변한다는 것인데요. 각각의 굵기에 따라 여백 정도를 고려해 글자와의 간격(자폭)을 다르게 적용했답니다. 같은 줄 수의 단락일 때 폰트의 굵기가 가늘수록 지면에서 차지하는 글줄 수가 줄어드는데, 윤고딕100 시리즈에서는 폰트의 굵기와 상관없이 글줄의 수는 일정했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굵은 글자를 쓰면 굵은 글자가 더 커 보여야 하는데, 글자와 여백이 좁아지면서 같은 크기의 가는 글자가 더욱 커 보이는 아이러니한 부분이 있었답니다. 하지만 윤고딕700 시리즈는 굵기 별로 글자 폭을 다르게 적용해 시원한 속공간을 부여해 가독성을 높이면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했어요. 윤고딕일지라도 같은 크기, 같은 행간일 경우 700 시리즈가 좀 더 가볍고 부드러운 인상을 심어줍니다.


2. 윤고딕710과 윤고딕790만의 특징 

그동안의 윤고딕시리즈는 불필요한 세리프나 돌기를 없애 다른 고딕보다 더 크고 선명해 보이는 효과가 있었지만, 너무 똑 떨어지는 직선 때문에 기계적인 느낌이 드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기존 윤고딕에 따뜻함이라는 조미료를 첨가해 지금의 윤고딕700 시리즈를 만들어냈어요. 


<출처 : 타이포그래피 서울>


윤고딕700 시리즈 중 윤고딕710과 윤고딕790에는 해당 굵기에만 적용되는 특징이 있는데요. 윤고딕710은 좀 더 간결한 특성을 살렸답니다. 예를 들어 ‘도’자를 보면 720부터 790까지는 ‘ㄷ’와 ‘ㅗ’ 사이를 떨어뜨렸는데, 오직 710에서만 붙였어요. 미세한 차이가 오히려 군더더기가 될 것 같아 더 단순하게 제작했답니다. 일반 사용자들이 이런 부분까지 섬세하게 알아채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딱 봐서 ‘왠지 좋다!’라는 느낌이 들면 좋겠더라는 제작에 참여한 폰트 디자이너의 말도 있었답니다. 

윤고딕700 시리즈 중 가장 굵은 굵기를 가지고 있는 790은 굵고 더 강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요. 가장 두꺼운 폰트이기 때문에 폰트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작은 포인트로 쓸 것 같진 않아서 과감하게 굵기를 대폭 넓혔죠. 현재 서체 중 가장 굵을 거라 생각합니다. 790도 710처럼 이 폰트에만 있는 특징이 있는데요. 획일적이지 않게 변경했답니다. 대신 너무 부담스러울까봐 따뜻한 터치를 넣었죠. 예를 들자면 ‘ㅆ’과 ‘ㅉ’ 겹자음의 대칭 형태를 탈피한 것이랍니다.


3. 영문, 특수문자


<출처 : 타이포그래피 서울>


이전의 윤고딕시리즈의 특수문자는 한가지 굵기만 있었다면, 윤고딕700 시리즈의 특수문자는 굵기 별로 디자인이 다르게 되어있다는 사실! 710부터 790까지 고유 번호에 따라 개별적으로 굵기를 맞췄답니다. 그동안 한글 폰트 제작에는 노하우가 많이 쌓였지만, 특수문자는 한글만큼 자신 있게 내놓지는 못했기 때문에 윤고딕700 특수문자 제작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해요. 


또한 영문 대문자 ‘C’, ‘S’, 소문자 ‘a’, ‘c’, ‘e’, ‘s’처럼 둥근 형태의 글자와 숫자 ‘2’, ‘3’, ‘5’, ‘8’의 속공간을 시원하게 만들었어요. 대문자의 폭이 일정하지 않은 ‘B’, ‘E’, ‘F’, ‘L’, ‘S’는 다른 글자들에 비해 폭을 좁게 디자인해 특별한 특징을 부여했답니다. 



많은 시간과 폰트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더해져 탄생한 윤고딕700 시리즈는 이전 윤고딕에서 더욱 더 진화된 모습으로 여러분께 선보이게 되었어요. 가독성이 뛰어난 폰트인 만큼 인쇄물뿐만 아니라 그 어디에든 사용이 가능해 ‘스마트고딕’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죠. 영화∙방송 자막이나 CF 자막, 모바일 어플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지정서체로 사용하고 있는 윤고딕700 시리즈. 요목조목 살펴보니 정말 ‘단언컨대 윤고딕700은 혁신적인 활자 시스템’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죠?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쳐 탄생한 폰트인 만큼 많은 분들께서 큰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