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9.

다양한 만화 속 더 다양한 폰트 이야기!


아이언맨, 어벤져스 등 최근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진 만화원작의 영화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원작의 탄탄한 캐릭터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CG기술이 만들어낸 결과이면서, 만화라는 콘텐츠가 문화산업에서 다양한 장르로 파생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만화가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상상력이 아닐까 싶은데요. 물론 현실에 기반을 둔 상상력이 설득력은 있겠지만, 만화는 기본적으로 현재 불가능한 능력이나 기술을 가진 혹은 비상한 두뇌를 가진 인물을 통해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곤 하죠. 두 번째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꼽을 수 있겠네요. 일반 회화나 상업용 그래픽과는 차별화 된 캐릭터 중심의 그림들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만화에 충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죠. 여기서 정보나 감정전달을 위해 말풍선을 사용하게 되는데, 만화를 보는 독자들은 다양한 작품 속에서 그보다 더 다양한 서체를 만나본 경험이 있었을 거예요. 여러 만화 작품에서 사용되는 서체는 단순한 서체이상의 의미를 가지는데, 작품의 성격과 분위기를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는 것이죠.


<출처 : dafont.com>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만화책 출판사인 마블코믹스의 BI는 ‘Benton Sans Extra Comp Black’ 서체를 사용했는데요. 강렬하고 극명한 이미지를 나타내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만화, 그 속에 담긴 서체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해외 만화 작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서체는?


<아이언맨(위)과 브라이티스트 데이(아래)에 쓰인 서체 / 출처 : 블리딩쿨닷컴>


‘아이언맨’‘브라이티스트데이’ 만화의 한 장면들입니다. 각 만화 속 말풍선에 쓰인 서체는 ‘SILVER AGE’라는 서체로 아래와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출처 : BLAMBOT comic fonts & lettering>


아래의 이미지는 사운드나 효과음에 주로 사용되는 서체 ‘PIEKOS FX’인데요. PIEKOS FX 서체의 구성도 함께 살펴 보시죠. 


<외국의 만화에서 자주 보던 글씨체들이죠? ‘PIEKOS FX’ 서체입니다. / 출처 : graphicriver>


<사운드나 효과음의 느낌을 아주 잘 살려내었네요. / 출처 : BLAMBOT comic fonts & lettering>


위 두 가지 서체는 북미권 만화작품에 많이 쓰이는 서체인데요.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서체가 다양한 만화 작품 속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만화대국 일본 역시 만화 속에 다양한 서체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미지와 함께 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네이버 책>


위 작품은 ‘아즈망가 대왕’으로 유명한 만화 작가 아즈마 키요히코의 코믹 만화 ‘요츠바랑’이라는 작품인데요. 일본판 만화 표지에 제목을 NIT 주식회사에서 만든 ‘JTCじゃんけんU(JTC 가위바위보 U)’라는 서체를 사용하여 만화의 밝음, 재미, 자연스러움, 소박함 등을 아주 잘 표현했습니다. 


<출처 : NIT 주식회사>


이 서체는 ‘아즈망가 대왕’의 제목 서체이기도 한데요. 귀엽고 밝은 두 만화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지 않나요?


국내 만화 작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서체는?


국내 역시 다양한 만화 작품들이 분위기 혹은 주제에 따라 다양한 서체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특별히 웹툰을 중심으로 만화에 사용된 서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 다음 만화속세상>


2012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은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준 작품이며, 현재까지도 연재 중인 작품입니다. ‘미생’ 첫 회부터 다양한 서체를 사용해 연재하고 있는데, 최근 회에서는 ‘서울남산체’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전용 서체인 서울남산체와 서울한강체가 윤디자인연구소의 손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


<출처 : 네이버 웹툰>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중인 ‘노블레스’에는 ‘나눔고딕’이 사용되고 있어요. 만화의 분위기에 맞게 서체를 사용하면서 만화의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죠. 



지금까지 만화에 사용된 서체의 사례를 알아보았는데요. 서체 사용에 있어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만화라는 콘텐츠에 있어서 서체의 역할은 이미지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분위기나 감정전달에 있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요소라는 점이죠. 완성도 있는 서체를 사용하지 않으면 눈높이가 높아진 독자들의 만족도를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작품 자체의 시각적 완성도를 충족시킬 수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서체 이야기, 알면 알수록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