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에게 중국음식은 어떤 의미인가요? 누군가에게는 이사 날에 시켜먹는 음식, 누군가에게는 주말 점심(이라 쓰고 아점이라 읽는다.), 또 다른 누군가에겐 어머님이 싫다고 한 음식... 흔히 중국 음식 하면 짜장면, 혹은 짬뽕, 혹은 볶음밥을 떠올립니다.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해 예산이 허용하는 상황이라면, 탕수육을 떠올리겠죠. 군만두는요? 보통은 4인 이상일 때 주는 서비스 음식이죠? ㅎㅎ
<어머님이 싫어하는 음식은? 짜장면... (feat.GOD)>
하지만 중국음식의 세계는 넓고도 깊습니다. 땅덩어리가 넓은 만큼 음식 세계의 덩어리도 그만큼 넓고 깊겠죠? 우리가 알고 있는 짜장면, 짬뽕, 볶음밥, 탕수육들 말고도요. 사실 제 인생의 목표 중 하나는 모든 중국음식을 먹어보는 것인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생애 안에는 어려울 것 같아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중국음식의 세계는 넓고도 오묘합니다. 당장 기억을 더듬어 동네 중국집의 메뉴판을 떠올려보아도 얼핏 메뉴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름마저도 생소한 음식들도 많죠. 그렇다고 아무 중국집이나 가서 냅다 이거 저거 되는 대로 시켜먹을 수는 없는 법이죠? 기왕 내 입에 들어가는 음식, 좀 더 맛있고 좀 더 독특한 것들로 골라 먹어봐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홍대 앞, 매력 빵빵 터지는 중국집 세 곳! 제 주관적인 의견이 다수 포함되어있긴 할 테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께 맛집이라 정평이 난 중국집들로만 엄선해서 소개해드릴게요!
※ 아래에서 소개해드릴 세 군데의 중국집은 맛의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3회 이상 방문하여 검증한 곳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지만요.
대만식 돈가스와 우육탕면이 일품! 연남동 ‘향미’
‘향미’는 홍대 앞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연남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하지만 여유를 갖고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10분, 혹은 20분 정도 걸어가면 도착한답니다. 향미는 다른 중국집보다 훨씬 더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지만, 제가 추천할 것은 딱 두 가지입니다. 바로 돈가스와 우육탕면이지요.
<향미의 우육탕면과 돈가스, 비주얼 자체로도 대.단.하.다!>
이 두 가지 메뉴는 모두 대만식 중국요리인데요. 우육탕면은 짙은 갈색의 국물에 소고기 건더기가 들어간 면 요리입니다. 중국 음식 특유의 향신료 향이 약간 나긴 하지만 그리 심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누구든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얼큰한 국물이 일품이기 때문에 숟가락으로 떠먹는 것보다는 그릇 양쪽을 감싸 입 속으로 가차없이 콸콸콸~ 부어주는 것을 권합니다. 한 번 맛을 들이게 되면, 비가 올 때마다 생각이 나는 메뉴랍니다.
또 하나는 돈가스 입니다. 중국집에서 돈가스라니... 으아니, 이게 무슨 소린가! 할 수 있겠지만, 향미의 대만식 돈가스는 경양식집의 돈가스나 일본식 돈가스와 다른 맛을 보여줍니다. 맛의 포인트는 바로 얇은 고기를 감싸고 있는 튀김옷인데요. 쫀득한 식감으로 고기의 맛을 배로 높여준답니다. 돈가스를 찍어먹을 소스가 없는 대신 고기에 살짝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씹는 맛에 집중하면 심심하지 않은 식사가 될 수 있습니다. 앞의 우육탕면이 입 속에서 국물을 혀로 굴리면서 즐기는 요리라면, 돈가스는 치아로 즐기는 요리라고 할 수 있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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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를 이어온 짬뽕의 명가, ‘초마’
‘초마’는 오늘 소개할 중국집 중 홍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입니다. 상상마당 근처에 있는데요. 앞서 소개해드린 ‘향미’가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곳이라면, 이곳은 몇 가지 메뉴에만 집중하는 곳이지요. 바로 누구에게나 익숙한 메뉴인 짬뽕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짬뽕으로 유명한 송탄 영빈루의 후계자가 운영하는 곳이라는 사실! 영빈루의 사장님이 2대째라고 하니 초마의 짬뽕은 3대를 이어온 짬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중국집에서는 짬뽕국물을 미리 한꺼번에 만들어놓고, 주문이 들어왔을 때 그때그때 데워서 내온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볶음밥 같은 밥 계열의 음식을 주문할 때 곁들임으로 같이 나올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만큼 맛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런 이유로 어떤 이들은 짬뽕 국물이 아닌 계란국이 나오는 중국집의 음식 맛이 좋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초마의 짬뽕은 다른 중국집과는 다르게, 주문과 동시에 즉석에서 만들어집니다. 그 덕분에 높은 수준의 국물을 맛볼 수 있죠. 그리고 또 하나의 포인트가 있다면 짬뽕 안에 들어가는 건더기입니다. ‘불맛’이라고 표현되는, 살짝 불에 그슬린 맛이 나기 때문에 젓가락질을 쉽사리 멈출 수 없죠.
<저는 탕수육을 찍어먹는 타입입니다. 간장에요...>
초마는 대표 메뉴인 짬뽕도 맛있지만, 또 다른 메뉴인 탕수육 또한 뛰어난 맛을 자랑합니다. 딱딱한 튀김옷이 아닌 살짝 폭신한 느낌의 튀김옷과 두툼한 고기가 ‘어쩌면 나는 다른 중국집에 속고 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그리고 탕수육 소스를 찍어 먹을지 부어 먹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스는 다른 그릇에 담아 내주는 세심한 배려로 고객감동을 실천하고 있죠. 실로 우수한 중국집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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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는 애들은 가라! 중국음식주점 ‘곰네집’
‘곰네집’은 앞서 말씀 드린 두 곳과는 조금 다른 곳입니다. 앞의 두 곳이 식사를 위한 중국집이었다면, 이곳은 음주를 위한 중국집이죠. 그러니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미성년이라면 창을 닫...지는 마시고요. 스크롤을 재빠르게 내리거나 올리는 것을 권합니다.
<위 사진은 팔보채와 라조기입니다만, 딱히 특별한 추천 메뉴가 있는 건 아닙니다. 전부 다 맛있거든요...☞☜>
중국 음식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짜장면과 짬뽕 같은 식사보다는 탕수육이나 깐풍기 같은 요리에 관심을 둔 적이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 음식 값이 2만원은 훌쩍 넘기에 왠지 선뜻 주문하기가 꺼려졌을 텐데요. 바로 이 곰네집은 1만원 중후반대의 가격으로 팔보채와 라조기, 누룽지탕과 유린기 같은 중국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죠. 하루를 마감하고 맥주 한잔과 함께 즐기는 중국요리의 향연, 그것은 치맥을 능가하는 맛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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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 앉아 턱괴고 무심코 스크롤을 내리다가 입에 침이 한 가득 고였을 분들, 많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오늘 점심, 또는 저녁 메뉴를 중국 음식으로 결정하신 분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것만큼은 자신할 수 있어요. 제가 소개해드린 세 군데의 중국 음식점, 가히 최고라는 점을요. 한번 맛보면 절대 멈출 수 없는 맛의 향연을 여러분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지금 뭐하세요? 어서 빨리 지갑 챙기시고, 홍대 앞으로 중식 기행 떠나셔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