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양, 너는 취미가 뭐야?”
“음, 요새는 특별히 하는 게 없긴 한데…. 가끔 주짓수 하는 정도?”
“응? 주짓수? 그게 뭐지?”
“그러니깐, 주짓수는 말이야…. 음, 이게 뭐냐면 음~.”
- Y양과 지인들의 반복되는 대화 중(中)
우리에겐 생소한 운동, ‘주짓수를 아십니까?’
“주짓수를 아십니까?” 언뜻 들으면 “도를 아십니까~?” 시리즈의 하나 같은 물음입니다. 대체 ‘주짓수’는 뭥미…? 그래서 먼저 인터넷을 통해 주짓수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주짓수란?
브라질 유술(Brazilian jiu-jitsu, 브라질 주짓수)은 관절 꺾기나 조르기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제압하는 무술이다. 브라질로 이주한 일본의 유도가 마에다 미츠요(일명 콘데코마)가 많은 실전 속에서 익힌 격투 기술과 유도의 원형인 유술(일본어: 柔術 じゅうじゅつ 주주쓰[*] 일본 기원의 무술이며, 유도의 원형이다.) 기법들을 그레이시 가문에 전수 한 뒤, 카를로스 그레이시와 엘리오 그레이시 등에 의해 브라질 고유의 발리 투도라는 무차별 격투술과 접목되어 기술의 개량, 독자적 형태의 무술이 되었다. 엘리오 그레이시의 아들 호이스 그레이시가 1회 UFC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일본의 PRIDE에서 그의 형 힉슨 그레이시가 활약한 이후 많은 격투기 대회에서 브라질 유술 수련자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되면서 미주와 일본 등에서도 각광을 받기 시작하였다. 타격계와 그라운드 모두 종합격투기에서 초강세를 보여 전 세계적으로 도장과 수련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주짓수의 공방(攻防)은 크게 가드와 가드패스, 스윕과 이스케잎을 통한 포지셔닝을 통해 일어나고, 관절기나 조르기와 같은 서브미션으로 승부를 결정 짓는다.
- 위키백과 ‘브라질 유술’ 에 대한 내용 발췌
굉장히 굉장하게 나와 있네요. @_@; 간단히 말해, ‘브라질리안 주짓수’란 브라질 유술로서 관절 꺾기나 조르기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제압하는 무술을 말합니다. ‘여자가 유일하게 남자를 이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매혹적인 문구가 따라다니는 운동이기도 해요. 그래도 요새는 여러 미디어에서 가끔 보여지곤 하니, 알아보는 사람이 예전에 비해는 꽤나 많아 진 편이지만, 당시 누군가 제일 싫어하는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운동!’ 이라고 답했던 비루한 저로써는 당최 알 수 없는 운동이었습니다. 주짓수는 호신용으로 알아두면 굉장히 좋은 운동으로, 강한 상태를 기술로 방어 및 제압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출처: 엔하위키 미러
Y양, 호주에서 ‘주짓수’를 접하다!
Y양이 처음 ‘주짓수’란 단어를 접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때는 2011년 8월의 일입니다. 당시 호주에서 어학연수를 빙자한(!) 띵가띵가 여행 중 이던 Y양은 영어 말하기 실력을 좀 더 늘려보고자 같은 학원의 ‘대니얼 오빠(순수토종한국인, ㅍㅅㅇ오빠 지금 잘 살고 계시죠? *-_-*)’와 함께 인터넷커뮤니티 사이트에 ‘영어 스피킹 그룹’ 인원을 모집했어요. 그 때 함께 공부하고 싶다며 엄청난 영어실력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온 한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만나러 갔습니다. 허나 그 또한 외국인 만큼 영어를 잘 하는 한국인이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 어쨌건, 함께 공부를 하기로 한 그와 어색함을 풀고자 ‘호주에는 왜 오셨나요?’ 라고 물었는데, 그가 한 답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영어 공부도, 돈을 벌러 온 것도 아닌,
“주짓수 하러 왔습니다.”
멀고 먼 땅 호주에 ‘주짓수’ 를 하러 왔던 ‘그’의 사진. 2011년 NSW 주짓수 챔피언!
맨 처음 그가 그렇게 말했을 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짓수가 뭐지?’
‘주판(?) 두드리는 걸 말하는 건가? 여기까지 그걸 배우러 왔다고? 굉장히 이상한 사람이네.’
‘혹시 이 사람 다단계 아냐???’
등 의혹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체구가 좀 작고 안경을 쓴, 좋게 말하면 매우 명석하게(!) 생겼던 그 남자. 그러나 그는 다행히도 주판(!)을 배우러 온 사람도(ㅋㅋ), 다단계를 판매하는 이상한 사람도 아닌 순수한 ‘주짓떼로(주짓수를 하는 남자사람)’일 뿐이었습니다. 공부만 할 것 같은 그 남자. 반전의 그는 예상하셨을지 모르지만 Y양의 ‘끄뉵남친’이며, 이 이야기는 필요 이상의 생각지 않은 Y양의 사생활이 들어있으니 불편하신 분들은, 미안합니다.
인천의 체육관에서 주짓수를 하고 있던 끄뉵남친은 보다 더 많은 가르침을 받고 새로운 세상을 접하고자 인천 사부님의 사부님(어마어마함)이 계시던 호주 시드니의 체육관으로 운동을 하러 왔던 것이었어요. 사실 남자친구의 경우 영어는 이미 잘 했기 때문에 ‘스피킹 그룹’이 필요 없었지만, 친구도 좀 사귀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기 위해 시도한 그룹에서 가장 값진 것(!)을 얻은 거죠. 바로 Y양! 후후..후후후..후후.. *-_-*
[좌] 인천 루츠체육관 조재섭 사부님의 사부님(!) ‘프로페서 파울로’와 함께
[우] MMA를 가르쳤던 롭에게 신나게 백초크를!! 쿨럭
그 날, 그렇게 끄뉵남친과의 만남으로 인해 Y양은 새로운 역사(!)를 창조 할 수 있었습니다. 골골하지만 운동하는 멋진 21세기 여성으로 탈 바꿈(여전히 바꿈 중)하게 되었으니까요. 아무튼 Y양이 처음부터 끄뉵남친을 따라서 주짓수를 시작했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 호주에서 함께 체육관을 다닐 때는 ‘무예타이’ 클래스와 ‘MMA 컨디셔닝’ 을 다녔어요. 그 때 남친의 경우 체육관 한 켠에서 주짓수 수업에 참여하는 중이었는데, 땀을 흠뻑 흘리고, 연방 엎치락뒤치락 매트 위를 구르는 남자들의 운동이 그리 멋져 보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생기발랄 대학생들과 함께 시작한 주짓수
그 후,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끄뉵남친을 따라 남친의 학교인 서강대학교 주짓수 동아리 ‘T.A.P(Technique .Against. Power –기술로 힘을 제압하다.)’에서 처음 주짓수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주짓수에 재미를 느껴 어엿한 동아리회원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나서기 좋아하고, ‘오지라퍼’인 Y양은 ‘T.A.P’동아리의 티셔츠 제작 전문 ‘티셔츠 장’ 및 정답고 즐거운 동아리 생활을 위한 ‘동아리 엠티 추진위원장’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서강대학교에서는 매년 전국 대학생 주짓수대회를 개최하는데, 직장인의 신분이지만 스텝으로 꼬박꼬박 참여 하고 있어요. 대학생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그 생기발랄함에 동화되어 정말 좋아요.
1. 제 4회 전국 대학생 주짓수대회를 개최한 서강대학교 주짓수동아리.
단체복으로 입고 있는 저 옷은 Y양의 부탁을 받은 영업2본부 병호씨가 써 준 캘리그라피로 디자인 한 옷입니다!
2. 동아리에서 운동하고 있는 Y양의 설정 샷, 3. 직장생활 중에도 틈틈히
Y양이 말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주짓수의 장점
그렇다면 주짓수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Y양이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장점을 정리해봤습니다. 함께 살펴볼까요~?
Y양이 말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주짓수의 장점
1. 우선 재미있다. 기술로 덩치 큰 사람과 붙어도 승산이 있기에 흥미진진하다.
2. 주짓수는 호신용으로 알아두면 굉장히 좋은 운동이다.
3. 다른 운동은 쉽게 질리는 편이지만, 주짓수는 중독성이 강하다.
(한번 빠지면 쉽게 나올 수 없으니 마음 단단히 먹고 시작하심이 좋습니다.)
4.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온 몸의 근육들을 많이 쓰는 운동이 주짓수이기 때문에
전신에 죽어있는 근육을 몸을 탄탄하게 만들고 다이어트(!)의 효과도 있다.
5. 무도에서 배울 수 있는 ‘예의’ 란 것을 몸소 실천하게 한다.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주짓수를 가르치면 좋을 것 같다.
6. 연애를 하는 사람이라면 사랑이 돈독해 질 것이다. 함께 운동하는 데이트 얼마나 좋은가.
Y양식 데이트.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운동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빵빵 풀린다.
좀 더 많은 기술을 알고 싶고, 본격 주짓수에 빠져보고자 작년에는 집 주변에 있는 도장에도 등록하여 시간나는 대로 열심히 운동했고, 채사부님(국내 최연소 주짓수 블랙벨트 소유자. 짱짱맨)에게 흰 띠 한 그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모르실 거에요. 몸도 약한 편이고, 체력도 저질인 제게 저 한줄은 블루벨트보다 값진 한 줄이었으니까요. 주짓수는 타 운동과 달리,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승급 해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 실력이 늘면 사부가 지켜보다가 승급을 시켜준답니다. 지금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쉬고 있지만 언젠간 돌아갈게요 사부님.. 쿨럭.
첫 한 줄 승급 기념샷
도전하는 당신이 아름답다!!
천정명, 윤형빈 등 연예인들의 주짓수
출처: http://www.chunjungmyung.com/, 존프랭클 주짓수
제 주위에는 주짓수를 하는 사람이 매우 많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지만 윤디자인 내부에서만 봐도 Y양이 주짓수란 운동을 한다고 하면 모두 한결 같이 무서워하며 물어보았지요.
“그거 위험한 거 아니야?”
물론, 운동이란 것이 어느 정도 위험부담이 있긴 하겠지만 기본적인 룰을 지키고 즐겁고 행복하게 임한다면 전혀 위험 할 것이 없습니다. 스스로 룰을 지키고 자기 신체적인 능력과 컨디션에 맞춰 운동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운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짓수의 가장 기본적인 룰은 1:1로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것인데요, 누가 그 싸움에 끼어들 수도, 함께 싸워줄 수도 없습니다. 국어사전에서 ‘도전’ 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정면으로 맞서 싸움을 걺’ 이라고 나오네요. ‘주짓수’와 ‘도전’ 이란 단어는 썩 어울리는 조합인 것 같지 않나요?
‘도전하는 자는 아름답다.’ 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그녀.
주짓수계의 꽃미녀 주짓떼라 ‘맥킨지 던(Mackenzie Dern)’
인생은 여러번의 도전과 그 도전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로 이루어집니다. 한 번 도전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한 번하고 나면 별거 없어요. 선천적으로 건강한 편이 아닌 Y양도 이것저것 하나씩 해보고 있어요. 그러니 여러분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하고는 싶은데 뭐가 걸려요, 하려고는 했는데 시간이 등등 힘 쭉 빠지는 얘기 하지 말고 어깨 쭉 펴고 딱!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냥 지금 도전하세요.
과거 Y양이 ‘당신의 취미는?’ 이라는 글을 쓸 때 부터 마구마구 자랑하고 싶던 ‘브라질리안 주짓수’ 에 대해 알려보는 시간이였습니다. ‘스파르탄 레이스’ 에 이은 Y양의 도전 이야기 ‘주짓수’ ! 무한도전보다 더 익사이팅한 Y양의 취미 어떻게 보셨나요? 주짓수 이야기라고 해서 암바, 초크, 기무라, 오모플라타 등 여러 기술을 보고자 오신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기술이야, 전국 각지의 고수님들께서 일목정연하게 알려 주실거고 저는 일상 속에서 주짓수를 시작하게 된 25살 여자의 소소한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