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the TS》
윤디자인그룹이 만든 서체를 매달 하나씩,
월간 《the TS》라는 ‘타입플레이(Type Play) 룩북’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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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the TS》 2023년 2월호
― TS 파트너즈가 만든 2023년 그리팅 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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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서울』(TS)과 함께하는 2030 크리에이터 그룹 ‘TS 파트너즈’에게는 매달 과제가 주어집니다. 대체로 그래픽 디자인 작업인데요. 매해 12월 과제는 이듬해를 위한 ‘새해 연하장 디자인’이에요. TS 파트너즈는 2021·2022년과 올해, 이렇게 활동 기간마다 새해 연하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 작업 과제는 말 그대로 과제인 만큼 TS 편집팀의 심사를 받게 되고 우수자 혜택도 있습니다. 우수작들은 월간 《the TS》처럼 TS 콘텐츠로 소개되죠. 이렇다 보니 매달 ‘가려지는’ 작업들, 작업자들이 생겨납니다. 가려졌다, 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심사 결과의 관점을 반영한 표현이에요. 일시적·임시적 현상입니다. 그런데 진짜로 영영 가려져버리기도 해요. 공모전 심사 결과에 응모자 스스로 절대성과 영원성을 부여하는 순간, 그렇게 되어버리죠.
이렇게 ‘자책’(역시 난 안 되나 보다, 나 빼고 다 능력자들, 나만 없어 재능, ···)하지 않아야 앞으로 계속 나아갈 힘을 잃지 않게 될 텐데요. 이 대목에서 읽어볼 만한 글 한 토막을 가져와 봤습니다.
연극을 계속할 핑계를 얻고자 신춘문예에 응모를 시작했다. (···) 아닌 줄 알면서도 크리스마스 즈음이 되면 터무니없이 이상한 번호도 날름 받으며 애를 태운다. (···) 1월 1일자 신문에서 안타깝게 탈락한 작품에 내 것이 있을까 그 작은 심사평을 읽고 또 읽는다. 이제는 자위용 연례행사가 된 이것도 5년이 되었다. 낙선에 있어 낙심은 없지만 올해 또 다음해 또 도전할 동력을 얻기 위해 떨어진 작품들을 받아 엮어보기로 했다. 단지 그 당시 그 신문사의 그 심사위원들의 취향에 들어맞지 않았을 뿐이라 자신하며. 희곡은 무대 위에 올랐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무엇보다도 이를 계기로 이 작품들이 공연되기를 꿈꿔본다.
― 전혜지, 『신춘문예 낙선집』, 2018
도전, 자신, 꿈이라는 세 단어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필수 요소들이죠.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가고, 사회 생활의 이러저러한 관습과 인습을 익혀 가다 보면 어느 틈엔가 ‘주책’으로 비칠지 모를 가치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책보다 차라리 주책이 낫죠. 자책하며 낙심하기보다는 주책을 내서라도 도전하고 자신하고 꿈꾸다 낙오하는 편이 ‘주인공’의 행동 양식과 부합하니까요.
‘주책’은 야누스(Janus)처럼 두 얼굴을 가진 단어입니다. ‘일정하게 자리잡힌 주장이나 판단력’, ‘일정한 줏대가 없이 되는대로 하는 짓’. 완전히 상반된 의미가 양립하는 기묘한 낱말이죠. ‘Janus’는 ‘January’의 어원이기도 해요. 한 해의 첫달은 이렇듯 두 얼굴로 시작하는 겁니다. 모든 분들의 2023년이 모쪼록 밝은 주책으로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 캡션 표기: TS 파트너즈 이름 / [사용 서체 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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