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일(금)~12월 10일(토)까지 사진작가 오세견 개인전 <결정적 순간: 파리 블루>가 윤디자인 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사진작가 오세견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와 프랑스 국립고등사회과학원(EHESS)에서 공부했으며 현재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인 이상, 보들레르 등의 시에 등장하는 ‘시적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작업을 했으며 최근에는 ‘결정적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장자(莊子)가 품고 있는 ‘철학적 이미지’를 구현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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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견 작가의 대표적인 사진 연작이자 전시 제목인 ‘결정적 순간’은 그를 사진의 세계로 이끈 현대사진의 거장 앙리 카르티에-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에 대한 오마주라고 해요. 프랑스의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은 1932년에 선보인 그의 사진집 서문에 ‘결정적 순간(L’instant décisif)’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어떤 상황이나 인물의 구성이 조화에 도달한 순간을 직관적으로 포착하는 것을 의미하는 이 개념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사진 예술론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며 이후, 그와 그의 예술관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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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세견 작가의 ‘결정적 순간’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그것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고 해요. 상대적 가치 판단의 무의미함을 말하는 장자 2편 제물론(齊物論)에서 영감을 얻은 ‘결정적 순간’ 연작을 통해 작가는 시간의 정의와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순간’들은 보편적인 카메라 셔터 속도인 1/60초 혹은 1/125초로 촬영되었을 것이고 그것은 정지된 화면의 기록이 아닌 1/60초 혹은 1/125초 동안 흐르는 시간 속에서 연속적으로 중첩되는 이미지의 기록입니다. 


그렇다면 ‘순간’의 정의와 경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시간 속의 존재는 어떻게 인식되어야 하는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풍경 속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려 했다면 오세견은 공간을 누리는 시간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사진 속에 담아냅니다. 2~3분 동안의 장노출(순간의 연장 혹은 다른 개념의 순간)로 촬영된 사진 속에서 사물의 존재 사실과 경계는 모호해지고 풍경은 고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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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결정적 순간: 파리 블루>에서는 최근 파리에서 촬영한 도시 풍경 20여 점이 선보입니다. 2~3분 동안의 장시간 노출로 촬영된 도시의 풍경 가운데는 이름 모를 풀과 꽃들에 잠식당한 파리 순환 철도의 풍경과 2016년 홍수에 잠긴 세느강 하상 도로의 풍경 등 마치 자연이 도시의 권리를 되찾은 듯한 느낌을 주는 사진들입니다.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는 전시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전시 정보


오세견 사진전 <결정적 순간: 파리 블루>

일자: 2016년 12월 2일(금)~12월 10일(토)

장소: 윤디자인 갤러리(찾아가는 길)

관람 시간: 10:00~18:00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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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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