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큰 사과, 이 비정상적인 느낌은 인식을 흐릿하게 합니다. 사과이거나 아니거나. 또한, 비슷한 듯 보이나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그림의 퍼레이드는 보면 볼수록 집요해지지요. 일상의 평범한 것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기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2 4()부터 2 15()까지 윤디자인연구소 갤러리뚱에서 서양화가 고진한 작가의 <지근풍경(close landscape)> 전이 바로 그것인데요, 이 전시는 작가의 작업 주제이기도 한 ‘보는 것과 인식의 관계’를 회화 작품으로 보여주는 자리랍니다. 작업의 소재인 사과만을 대상으로 한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명확하고 고정된 실체를 벗어나 불분명하고 흐릿한 형상을 통해 보는 것이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회화과 교수인 고진한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 전공을 마쳤습니다. 그는 2001 <빠른–그림>을 시작으로 <흐린–그림>, <깊은–그림>, <무거운-그림>, <곡선적인-그림>, <더듬은–그림> 등 형용사를 포함한 제목을 사용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도 그 연장 선상의 <흐린-그림> 시리즈를 만날 수 있습니다. <흐린-그림> 시리즈는 작가가 지속적인 작업의 화두(話頭)로 삼고 있는 사람의 생각하는 과정에 관한 질문임과 동시에 일상의 세계와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는 ‘인식(認識, cognition)’에 대한 ‘물음(question)이기도 하지요.

 

전시 작품들은 유화의 스푸마토(sfumato) 기법을 이용해 뚜렷한 형태를 누그러뜨리고 연기처럼 경계가 흐려지는 방법과 신체적 조건이나 경험적 시야를 벗어날 만큼 확대된 크기로 그려진 그림들이 주를 이룹니다. 흐리게 표현하는 기법은 작가가 대상을 처음 보며 느낀 감성과 정서의 미묘한 변화를 표현하는 장치인데요, 몽환적 분위기를 담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작가의 주관적 시각에 의하여 표현된 사과라는 정물은 때론 추상적으로 때론 풍경적으로 보이며 시각적 변주를 통해 특별함을 자아내지요.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이 보게 될 신체보다 커다란 사과 이미지는 흥미로움 이상으로 사물과 인식에 관한 낯선 경험을 전달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좌]흐린-그림, 2007, 100x100cm, Oil on Canvas [우]흐린-그림, 2008, 150x150cm, oil on canvas


[좌]흐린-그림, 2010, 60x60cm, oil on canvas [우]흐린-그림, 2014, 150x150cm, oil on canvas


[좌]흐린-그림, 2014, 70x70cm, oil on canvas [우]흐린-그림, 2011, 80x80cm, Oil on canvas 


전시 정보

서양화가 고진한 개인전 <지근풍경>

기간: 201424()~215()

장소: 윤디자인연구소 갤러리뚱(찾아가는 길)

관람 시간: 평일 10:00~18:00, 주말·공휴일 11:00~17:00

관람 요금: 무료

후원: 윤디자인연구소, 타이포그래피 서울

 



Posted by 윤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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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차차차 2014.02.06 15: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회사에서 가까워요! 가봐야겠어요 좋은전시 많이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