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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컴퓨터를 정리하다가 잊고 있던 사진 몇 장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스위스에서 찍었던 사진들이었습니다. 몇 해 전, 홀로 스위스 배낭여행을 떠났습니다. 스위스의 수도 '베른'에 도착한 필자는 무언가 홀린 듯 무작정 길을 걸었습니다. 동네의 일상적인 생활을 눈에 새기기 위해서였습니다.

 

 

콘체르트하우스

 

걷고 또 걷다가 당도한 콘체르트하우스(Konzerthaus).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 ‘백발의 마녀’ 아티스트의 공연 포스터가 눈에 띄었습니다. 사실, 이 공연 관람은 여행 일정에 있던 것도, 필자가 꼭 보고 싶은 공연도 아니었지만 이 건물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콘체르트하우스 전경

 


먼 이국 땅을 밟았는데 그냥 지나치기엔 건물 외관이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또한, 스위스의 공연문화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이 나라 사람들의 공연 문화와 에티켓, 그리고 이 신비로운 건물 안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제 마음이 간절히 원하고 있던 것입니다.
문을 박차고 들어가면 작은 매표소가 보입니다. 필자를 발견한 매표소 직원이 직접 살갑게 안내해줬습니다. 독일어로 계속 말을 걸어서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의 친절과 배려에 감동했습니다. 이곳의 티켓팅 역시 전산화가 잘 되어있습니다. 필자는 이 공연을 보고 싶다며 손짓 발짓을 통해 의사를 표현했고, 친절한 매표소 직원은 모니터로 좌석을 보여주면서 금액을 안내해주었습니다. 5프랑(약 5천 원)부터 250프랑(약 25만 원)의 최고급 좌석까지. 꽤나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좌석도를 살펴보면 가장 저렴한 티켓도 꽤나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실, 배낭여행은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기에 5프랑의 금액도 큰 금액으로 다가왔습니다.

 

드디어 들어갑니다!

 


하지만, 직원이 추천해주는 좌석으로 큰맘 먹고 48프랑(약 5만 원)짜리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예매했을 당시 시간은 오후 4시쯤으로 기억합니다. 공연 시작은 저녁 7시 30분. 텅 빈 공연장, 공연 관람자로 보이는 사람은 필자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생겼으니 공연장 내부를 마음껏 구경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마치 <노다메 칸타빌레>처럼 내부 공간이 넓고 고풍스러웠으며 아늑했습니다. 샹들리에 조명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이 넓은 공간에 홀로 있다니! 이런 게 바로 여행의 묘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화 충격으로 다가온 콘체르트하우스

 

드디어 공연의 시간이 임박해오고, 하나 둘 제각기 멋을 부린 신사 숙녀들이 등장했습니다. 정장 차림의 관객들을 보니, 소탈한 제 옷차림이 다소 허름하게 느껴졌습니다.

 

 


  관객으로 채워져 가는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연주자들과 하얀 백발 마녀가 등장했습니다. 곳곳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터져나왔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고요한 정적이 흘렀습니다.

 

 

 


웃겼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웃음이 납니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함 속에 백발의 마녀의 정체를 알 수 없는 타악기 연주, 오케스트라와도 호흡이 맞질 않는 연주가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으나, 진중하게 경청하고 있는 관객들 때문에 그러지 못 했습니다. 제가 대중음악에 물들어져 이상해진 것일까요? 저와는 다르게 관객들은 조용하면서도 차분하게 공연을 즐겼습니다. 살아오면서 퓨전이라는 장르를 거부감 없이 접해왔습니다만, 이 공연은 뭐랄까? 아티스트의 행위예술이 독특한 연주와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같았습니다. 대단했습니다. 약 1시간 동안의 공연이 끝나자 다시 한 번 우레와 같이 박수 갈채가 터져 나왔습니다. 간혹 앙코르를 외치는 관객도 있었으나 이루어지진 않았습니다. 다만, 백발의 마녀 아티스트가 3차례 퇴장과 재입장을 통해 팬 서비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 나라, 이 도시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과 음악은 우리에게 언제나 생기와 즐거움, 그리고 휴식을 선사해 줍니다. 스위스 베른의 콘체르트하우스로 색다른 음악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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