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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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커피를 마시는가', 커피 중독자가 되기까지

출근과 동시에 인스턴트 커피 한 잔, 점심 먹고 더블 샷(전문용어로 도피오 Dopio) 아메리카노 한 잔, 3~4시 사이 졸지 않기 위해서 또 한 잔. 하루에 적어도 세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 건 돈 벌이를 위해 직장 생활이란 걸 시작하면서부터 였다. 커피 때문에 속이 쓰린 줄도 모르고 괜시리 불규칙한 식습관 탓만 하며 아침 밥 대신 빵 쪼가리를 뜯으면서도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먹지 않으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그 중독성을 뿌리치지 못할 때가 더 많았다. 마시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 쓰디쓴 커피를 들이키고 있었던 것이다. 커피를 처음 마시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때부터 였는데, 이유도 참 간단하다. 명분상으로는 카페인이 졸음을 쫓아 공부를 더 오래 할 수 있다는 이유였지만 실제론 친구들한테 개뿔 아..

청사포 예찬(禮讚) - 조개구이, 시원 소주 그리고 청사포 바다

충분히 들뜨기도 전에 쏟아지는 비에 짐을 다시 풀어야 했습니다. 비 오는 날씨까지 고려하지 못한 제 탓이었지만 괜시리 여행 시작 전부터 짜증이 밀려옵니다. 여행은 비우는 것부터 시작이라고 했건만 욕심이 과했습니다. 어깨를 짓누르던 짐들을 반이나 덜어냈습니다. 덕분에 출발 시간은 30분이나 지체 되었고 기차표를 취소하고 다음 기차표가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30분 뒤에 떠나는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었습니다. 천만 다행입니다. 아침부터 비에 지치고 시간에 쫓기며 시작된 부산행이지만 기차를 타는 순간 기분 좋게 출발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급할 게 없거든요. 해질녘 청사포 앞바다가 보이는 곳에 앉아 있기만 하면 되니까요. 애초부터 다른 곳은 가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오르락내리락, 묵묵히 걷다 보면 드는 잡생각

요즘 머릿속이 막 복잡하죠? 힘든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자고 일어나니 어떤 날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의지와 용기가 불끈 솟아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도무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좌절감과 패배감에 무기력해지기도 하고. 그래서 여행을 가볼까 하면 또 마땅히 갈 데는 없고. 멀리 가기는 귀찮고. 어찌어찌해서 떠난 여행에서 생각이 정리되던가요? 삶의 방향이 명확해지던가요? 아니었을 거예요. 생각 떼러 갔다가 생각 붙여 오지 않으면 다행일걸요? 이럴 땐 생각을 정리하는 것보다 잠깐 멈추는 게 방법인 것 같습니다. 잠깐 멈추고 나면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염리동 소금길입니다. "어, 여기 전에 와본 것 같은데?" 평일 낮 염리동은 조용했습니다...

연희동 감성 공방, 디자인프리마켓 아카데미 작당(作堂)

윤고래의 사진 강의 연재가 끝난 후 원고를 작업하며 느꼈던 스트레스를 풀러 연희동에 잠깐 들렀답니다. 이곳은 올 때마다 느끼지만 참 신기한 곳입니다. 이 골목 저 골목 다니다 보면 보물 같은 가게들이 즐비해 있죠. 한눈팔다 보면 어디 있는지 모를 정도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저를 발견한답니다. 시간을 잊고 돌아다니다가 한 카페에 들렀습니다. 처음엔 그냥 평범한 카페인가보다 했어요. 디자인 소품, 커피를 파는 흔한 카페 말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더니 어느새 바글바글 시끌시끌~, 오랜만에 보는 활기찬 모습이었습니다. 결코 어린 여자분들이 모여 있어 보기 좋았다는 건 아닙니다. 넘치는 에너지에 잠깐 놀랐을 뿐이죠. 여기는 얼마 전 KBS 에서 화학제품 없이 살기 미션을 수행했던 김숙, 박은영 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