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29.

[인터뷰 시리즈: 글자-마음 보기집] #7 하나투어 전용서체 만든 김주희

 

[꼴] 겉으로 보이는 사물의 모양

[결] 성품의 바탕이나 상태

 

글자(typeface)는 주로 ‘꼴’에 관하여 이야기됩니다. 글자가 품평의 대상이 될 때 그 근거는 대개 꼴의 완성도입니다. 인격이 피지컬과 멘탈의 총합으로 구성되듯, 어쩌면 글자도 그러한 겉과 안의 본연한 아름다움이 있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사람의 신체와 글자꼴(글자의 모양)이 조응한다면, 사람의 멘탈에 해당하는 글자의 요소는 무얼까, 또 상상하다가 이렇게 답을 내리기로 합니다. 글자를 그리는 디자이너의 태도.

 

그러고 보니, 그동안 『윤디자인 M』은 윤디자인그룹 디자이너들의 산출물에만 주목했던 것 같습니다. 글자의 꼴, 그래픽의 꼴, 타이포그래피의 꼴 등등. 문득 이러한 디자인 작업들의 좀더 깊은 측면을 바라본 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글자-마음 보기집]이라는 이름은 ‘글자 보기집(type specimen)’에 ‘마음’을 살짝 얹은 제목입니다. 글자의 [꼴]에만 향해 있던 시선을 글자 디자이너의 [결]로 확장해본다는 의미입니다. 윤디자인그룹 디자이너들이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소개하고, 그와 함께 그들의 ‘마음’도 펼쳐보려 합니다.

 

시리즈명이 [글자-마음 보기집]이고 ‘디자이너 인터뷰’를 표방하지만, 디자인 직종 외의 직원들도 이 시리즈에 (자주는 아니겠지만) 등장할 예정입니다. 윤디자인그룹이 글자를 근간으로 하는 기업인 만큼, 디자이너가 아닌 많은 직원들도 결국은 글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각자의 직무를 수행합니다. 즉, 그들의 마음과 결 또한 [글자-마음 보기집]에 수록되어야겠지요.

 

윤디자인그룹 직원들은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구나, 기계적으로 글자를 생산하는 인적자원이 아니라 저마다의 사고와 방향을 지닌 인격체들이구나, 하고 느껴주신다면 좋겠습니다.

 

 


 

 

[글자-마음 보기집] 일곱 번째 인터뷰이

폰트 디자이너 김주희가 ‘안 가본 길’로 퇴근하는 이유

 

 

 #부산바다에서_서울로 #타이포그래피소모임에서_폰트디자인으로 

 

“안녕하세요, ‘물의 디자이너’ 김주희입니다”

 안녕하세요. 물을 좋아하는 폰트 디자이너 김주희입니다. 저는 물이 있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답니다. 이십 몇 년을 살면서 물의 소중함을 모르고 있다가, 윤디자인그룹 입사와 동시에 서울로 오면서 그제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네요. ‘어? 나 물 좋아하네?’

 

 태어났을 때부터 부산 바다 앞에서 살았어요. 그래서인지 물만 보이면 마음이 편해져요. 꼭 바다가 아니더라도 작은 연못이라도 좋아요. 큰 파도를 보며 멋있다고 감탄을 하든, 한강 물 움직이는 걸 멍하니 쳐다보든, 물과 함께할 때 제 자신이 가장 나다워지는 느낌입니다.

 

 출퇴근길 지하철을 타면 언제나 한강을 건너요. 일렁이는 강물을 바라보는 그 몇 초가 하루의 시작을 열기도, 하루의 셔터를 내려주기도 합니다. 그 순간 저는 세상 편안한 ‘물의 디자이너(?!)’입니다.

 

“대학 시절 타이포그래피 소모임 활동이 이끈 ‘폰트 디자인’의 세계”

 저는 그저 타이포그래피에 관심을 조금 가지고 있던 시각디자인 전공 학생이었어요. 타이포그래피보다는 그래픽 디자인이나 다른 종류의 디자인을 더 많이 공부하고 익혔었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타이포그래피라는 것이 정말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디자인의 맥락과 분위기를 좌우하는 요소이자 디자인의 근본 중 근본이니,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교내 타이포그래피 소모임 부회장을 맡기도 하고, 대학생 타이포그래피 소모임 연합 ‘한울’에 참여해 운 좋게 『글짜씨 16: 타입 디자인』(2018, 안그라픽스)이라는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책에도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답니다. 그렇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굉장히 얕은 정도의 지식만 있을 뿐, 앞으로의 직업으로 선택해볼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죠. 사실 ‘폰트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있다는 생각조차 못해봤답니다.(웃음)

 

 타이포그래피 공부를 하다가 폰트 디자인의 매력에 빠져버렸고 폰트 디자이너로 입사 지원까지 하게 됐는데요. 그래픽 디자인 할 때 ‘이런 폰트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폰트들을 내가 직접 만들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감 하나로 지원했던 것 같아요. 제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거대한(?) 포부 덕인지(웃음) 감사하게도 입사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렇게 지금의 제가 되었네요. 물론 입사 당시의 생각처럼 ‘언제든 내가 원하는 폰트를 만들 수 있는’ 정도의 자유도는 아직 쟁취하지 못했습니다. 하하.

 

한울 활동 당시 참여했던 [Hangul.zip] 프로젝트

 

·  ·  · 

 글자를 만들다 보면 살면서 한 번이라도 쓸까 말까 한 글자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 글자를 바라보면 기분이 굉장히 오묘해요. 가령 ‘’이라는 글자를 우리가 언제 한 번 써볼까요? 가끔은 ‘이게 글자가 맞나? 우와 그림 같다’라는 생각도 들어요. 카톡에서 친구를 부를 때도 느낍니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친한 친구들끼리 이름 줄여 부르는 거. 유빈을 ‘’으로, 주혜를 ‘’로, 혜린을 ‘’로 말이죠. 이런 글자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정이 가서 더 열심히 만들게 되는 것 같아요.(웃음)

 

 학생 시절 ‘한울’ 활동을 할 때 소규모 팀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Hangul.zip]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한글의 조형성을 이용한 인터랙션 캠페인이었어요. 예를 들어 ‘돌돔’을 ‘’이라고 표현한다거나, ‘부부’를 ‘’로 표현한 압축된 글자들을 아트워크 형식으로 디자인하고, 그것들을 모아 전단지 형식의 포스터를 만들어 교내에 붙여 소통했었죠. 한글이 한 글자마다 덩어리를 이룰 수 있다는 점, 초성·중성·종성이 합해져 한 음절이 되는 점, 또 그를 통해 두 글자 이상의 단어를 한 덩어리로 압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서 스토리를 꾸몄습니다. 그런 종류의 글자들을 찾다 보니 ‘’(꿀처럼 단 귤), ‘’(도달), ‘’(존좋) 등 정말 재미있는 글자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이렇게 새롭고 낯선 대상에게 확 끌리는 성향을 가진 사람인 것 같습니다.(웃음)

 

입사 후 처음 만든 폰트(플립폰트): [YD바른네임펜체]와 [YD청춘고딕]
― 폰트명의 ‘YD’는 윤디자인그룹 이니셜 ―

 

“입사 후 첫 작업은 플립폰트였습니다”

 입사 후 첫 작업은 모바일 기기 전용 글꼴인 ‘플립폰트(Flip Font)’ 개발이었어요. 비교적 호흡이 짧은 프로젝트라서 실무와 학습을 동시에 할 수 있었어요. 열심히 배우면서 글자를 그렸습니다. 갓 입사했을 때의 그 말랑말랑한 뇌로 아이디어를 뿜어내며 작업할 수 있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기에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영어권 국가에 납품할 라틴 알파벳과 국내 시장용 한글 등 총 6종을 디자인했어요. 그중에서도 제가 작업했던 한글 플립폰트를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YD바른네임펜체]와 [YD청춘고딕]이에요.

 

 [YD바른네임펜체]는 이름처럼 네임펜으로 또박또박 써내려간 손글씨 느낌을 낸 글자예요. 제 필기체를 원도로 삼았답니다. 가독성을 위해 다소 다듬기는 했지만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살리려고 했어요. 제 손글씨다 보니 더 애착이 가네요.

 

 [YD청춘고딕]은 단단한 고딕 스타일에 풋풋함 한 스푼을 넣은 글자인데요. 구매 리뷰 하나가 기억에 남습니다. “자기 전에 휴대폰 밝기를 낮추고 긴 글을 읽을 때 좋아요”라는 내용이었죠. 플립폰트는 특성상 피드백이 빠르고,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이 잘 구축돼 있거든요. 그런 리뷰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입사 초반 풋내기였던 저는 신나게 작업을 했답니다.

 

플립폰트 [YD청춘고딕]과 [YDCodingpage]을 활용한 타이포그래피 포스터
― 월간 《the T》 2022년 4월호 수록 ―

 

 

 

“코로나19와 싸우며 만든 [하나투어 전용서체]”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뿌듯한 순간을 꼽아보라 하면, 아마 많은 분들이 이렇게 대답할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내 디자인이 걸려있을 때”라고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하나투어’라는 여행사의 전용서체 개발에 참여했는데요. 이 기간 동안 하나투어가 전면적으로 리뉴얼을 진행했는데, 전용서체 개발은 그 일환이었어요.

 

 새 BI의 콘셉트와 스타일에 맞추어 서체를 개발했어요. ‘직진’과 ‘상승’이라는 브랜드 키워드를 디자인 콘셉트로 잡고, BI의 사선 획과 라운드 형태를 디자인 모티프로 삼았습니다. 힌팅(hinting)까지 적용해 다양한 웹 해상도에서 글자의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에요. ···그리고 이 서체에는 눈물겨운 사연이 있는데요. 제가 이 서체를 작업할 때 코로나19 확진이 됐었거든요. 병마와 싸우며 레귤러(Regular)를 파생했습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고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예요.

 

하나투어 전용서체 패밀리 3종(Light/Regular/Bold)과 목업 이미지

 

 

 

 #현직_폰트디자이너의 #추천 #인턴시절 #꿈 

 

“폰트 조합 프로그램 ‘드리거’ 공부 추천!”

 폰트 디자인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제게 자주 물었던 게, 폰트를 어떤 프로그램으로 만드냐는 거였어요. 더 많은 분들이 알아 가실 수 있도록 이번 인터뷰 때도 관련 내용을 꼭 언급하고 싶어요.

 

 전문적인 폰트 작업을 할 때 쓰는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예요. 윈도(Window)용 ‘폰트랩(Fontlab)’과 맥(Mac)용 ‘글립스(Glyphs)’입니다. 학생 시절에는 주로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을 했었어요. 그래픽 작업(컬러, 텍스쳐, 이펙트 등)과 동시에 자유롭게 글자를 디자인할 수 있는 레터링에는 용이하지만, 본격적으로 폰트를 만들 때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요. 폰트 한 벌에 통용되는 규칙에 맞추어 글자들을 그려 나가야 하는데, 이런 작업에는 역시 폰트 개발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합니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폰트 한 벌의 스펙을 선정한 후, 폰트 프로그램 내에서 글립의 크기(width)나 전체적인 파일 설정값(metric)을 한번에 설정해야만 통일성 있는 폰트 한 벌을 만들 수 있어요.

 

 또 ‘드리거(Driger)’라는 조합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폰트 프로그램 자체에 글자를 조합하여 만들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기도 한데, 이전에는 ‘드리거’를 이용해 글자 한 벌을 만드는 조합을 짰답니다. 이쯤에서 이제 ‘조합’이라는 것이 궁금하실 텐데요. 만약 한글 11,172자 폰트 한 벌을 만든다고 가정해봅시다. [가]부터 [각], [간], [갇], [갈], ··· 이렇게 하나씩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만들 글자의 형태와 구조에 따라 나만의 조합을 짜면 편해져요. [감]에 들어가는 [ㄱ]과 [ㅏ], [갇]에 들어가는 [ㄱ]과 [ㅏ]를 동일하게 쓸 거야, 라고 정하면 둘을 짝지어주면 됩니다.

 

 이런 과정을 초성·중성·종성 각각에 맞게 조합하면 되는 거예요. 폰트 만들 때 ‘조합’이라는 것은 계속 쓰이기 때문에 ‘드리거’ 프로그램으로 공부하고 익혀두면 실제 작업에서의 미감이나 속도가 향상될 수 있을 거예요.

 

“윤디자인그룹 신입 디자이너들의 관문 ‘인턴 과제’ 후기”

 윤디자인그룹에 입사하면 인턴 과제라는 걸 합니다. 저희 기수에서는 ‘라틴의 한글화’가 주제였어요. 저는 당시 굉장히 빠져 있었던 (오죽하면 포트폴리오에도 이 폰트를 썼다죠..?) [Chiswick Sans(치즈윅 산스)]라는 라틴 알파벳 서체를 한글로 표현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많은 글자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아 한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었어요.

 

 [Chiswick Sans]는 획 대비가 크고 간결한 산세리프 뼈대에, 전통적 아름다움이 있는 세리프 요소가 가미된 ‘화려하면서도 모던한(?)’ 서체예요.(저도 제가 이 애매한 말을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이런 서체를 한글로 표현하는 과정이 여간 재미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인턴 과제 발표 현장

 

 저는 우선, 한글화를 할 때 표현의 한계에 봉착하는 획, 그리고 [ㅅ] [ㅈ] [ㅊ]처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요소들을 파악했어요. 그다음 라틴 알파벳 [K]의 레그(leg), [y]의 테일(tail) 같은 요소들을 추가·삭제·변형했습니다. 이런 과정이 저에게는 큰 기회였어요. 한글 서체를 제대로 파고들게 된 계기이기도 했네요.

 

 제 인턴 과제였던 만큼 저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자 ‘마, 이게 내다!’라는 당돌한 콘셉트로 프로젝트를 끝 마쳤습니다만, 폰트의 매력에 퐁당 빠져 연구하는 자세로 임했던 작업이라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이후에는 거꾸로, 기존의 한글 폰트를 가지고 라틴 알파벳을 제작하는 작업도 진행했는데요. 한글에서 라틴으로만 바뀔 뿐 변별성 없이 똑같은 룩이 재현되는 건 아닐까 싶었지만 걱정이 무색하게도 전혀 다른 느낌이 나오더라고요. 무궁무진한 글자의 세계로 마침내 입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Chiswick Sans] Poster Bold | 출처: ComemrcialType.com

 

인턴 과제 결과물: [Chiswick Sans] 한글화 서체를 활용한 작업들

 

“프라이탁 같은 폰트를 만들고 싶다”

 기업 전용서체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저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되더라고요. 브랜드의 충성 고객 또는 마니아 층을 만들려면 뭐가 필요할까? 제 나름대로 찾은 답은 ‘one-of-a-kind, 즉 세상에 하나뿐인’입니다.

 

 제 경우는 ‘나를 위한’ 제품, ‘나를 위한’ 브랜드라는 걸 느끼면 그 브랜드의 마니아가 돼요. 제가 프라이탁(Freitag)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프라이탁 본사를 구경하려고 스위스 취리히까지 가봤을 정도예요. 많이들 아시다시피, 업사이클링 가방 브랜드죠. 트럭의 폐 방수포(tarpaulin, tarp)를 잘라 가방의 겉감·안감 재료로 쓰고, 차량 안전벨트를 가방 스트랩으로 활용하니까 그 어떤 제품도 같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나만을 위한 제품’이라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고요.

 

 이런 ‘one-of-a-kind’ 포인트는 폰트 디자인에도 존재해요. 전용서체 개발을 할 때면,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말씀해주시는 게 있습니다. “우리 서체가 어디서든 눈에 확 띄었으면 좋겠어요” “돈 들인 티가 났으면 좋겠어요” “국내에서 본 적 없는 스타일이었으면 좋겠어요” 같은 요청이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유일무이하고 희소성 있는 무언가에 끌릴 수밖에 없고, 그런 대상을 특별하게 여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누군가에게 ‘나만을 위한 글자’로 인식될 만한 글자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글자의 속성을 이용한 스텝(Step)을 통해 글자가 디자인된다거나, 어떠한 특수 기능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글자를 추천 또는 제작한다거 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어요. 아직은 추상적인 단계인데 계속 연구를 하다 보면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학생 시절 작업: Freitag Experimental Editorial Design

 

 

 #가끔은_가보지않은길로_퇴근합니다 

 

“디자인은 타협하는 예술”

 굉장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만, 저는 디자인을 ‘타협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타협이 좋지 않은 것만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타협을 잘하는 디자이너가 진짜 잘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이 순간에도 타협의 가장자리에서 씨름하고 있는 모든 디자이너를 응원합니다.

 

 그럼에도 결코 타협하지 않는 점 하나를 꼽자면··· 바로 ‘경험’입니다. 배움의 경험, 오감으로 겪은 경험, 무언가를 깨달은 경험 등 많은 종류의 경험이 있습니다. 개개인마다의 그 경험이라는 게 천차만별이라 디자인도 콘셉트도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거죠.

 

 경험은 영감의 원천이기도 해요. 무언가를 끄집어내기 위해 뇌의 아래, 더 아래, 또 그 아래까지 파고들다 보면 경험의 한 모먼트를 가져오고 있더라고요. 그걸 발견한 이후로 저는 최대한 매일매일 새로운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합니다. 안 가본 길로 퇴근해보기, 재미없어 보이는 책 사기 등등 정말 사소한 것에서부터요. 그래서 저는 각자의 고유한 경험만큼은 타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2022년 10월 커밍쑨 폰트 예고!”

 혹시 대한민국 최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Rozy)’라고 아시나요? TV 광고에서 몇 번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윤디자인그룹이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와 함께 로지의 브랜드 폰트 및 디지털 콘텐츠 개발을 시작했답니다. 로지만의 시크하고 독특한 매력이 묻어난 폰트 개발에 저도 참여하게 됐어요. 폰트 속에 (속닥) 숨어 있는 로지와 관련한 (속닥) 딩벳이나 특수기호 같은 요소들도 있을 예정이니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참고로 로지 브랜드 폰트는 10월 출시 예정입니다. 많관부!

 


경험은 영감의 원천이기도 해요.
무언가를 끄집어내기 위해 뇌의 아래, 더 아래,

또 그 아래까지 파고들다 보면
경험의 한 모먼트를 가져오고 있더라고요.
그걸 발견한 이후로 저는 최대한 매일매일

새로운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합니다.
안 가본 길로 퇴근해보기, 재미없어 보이는 책 사기 등등

정말 사소한 것에서부터요.

― 폰트 디자이너 김주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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