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7.

서민의 입장에서 본 ‘ISA 허와 실’

서민의 입장에서 본 ISA 허와 실


올해 2월 말부터 지금까지, 지인 또는 금융사 직원으로부터 ISA 가입 관련 이야기 많이 들으셨죠? 아예 일면식도 없는 이의 권유라면 “관심 없어요” 하고 매몰차게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지인의 부탁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그래서 어정쩡하게 가입만 해둔 상태이거나, 본인 자산 규모로서는 퍽 거금인 금액을 ‘투자’라는 명분으로 매달 빠져나가게 해놓았거나, 가입 시 일정 금액을 한번에 투자한 분들도 계실 듯합니다. 


그런데 정작 ISA가 어떤 유형의 계좌인지 정확히 인지한 분들은 몇 안 되시는 것 같아요. 

도대체 ISA는 무엇일까요? ^^; 궁금하신 분들만 따라오세요! 



ISA는 과연 어떤 계좌인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의미하는 ISA(Individual Savings Account)는 한 계좌에 예금, 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계좌입니다. 일명 ‘만능통장’이라 불리기도 하는데요. 


ISA의 장점으로 부각되는 점은, 그동안 은행과 증권사에 뿔뿔히 흩어져 있던 다양한 금융상품들을 한 계좌로 모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것이 정말 장점일까요?


금융상품을 그리 여러 개 보유하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서민인 저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존의 세제혜택이 적용되던 재형저축이나 소장펀드가 2015년 판매 종료됨에 따라 그 대안으로 직장인과 사업자에게 제공되기 시작한 것이 ISA인 듯 보입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간단히 ISA 가입 전 체크 사항을 안내해드릴게요. 


ISA 가입전 체크사항



ISA의 가장 큰 장점은 세제 혜택입니다. 기존 상품들은 이익과 손실 중 이익 발생 부분에 대해 전부 세금을 차감했었는데요. ISA는 계좌 여러 상품의 이익과 손실이 상쇄되어 순이익 내에서만 세금을 낸답니다. 


예를 들어 A펀드 300만 원 이익, B펀드 200만 원 손실, C적금 100만 원 이익일 때, 기존에는 이익은 모두 15.4% 원천세 분리과세하여 총 61만 6천 원의 세금을 납부하였으나, ISA에서는 손익이 상쇄되어 200만 원까지 비과세, 총 급여액 5천만 원 이하 직장인 및 청년은 25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고 해요. 그리고, 그럴 일은 없겠지만, 250만 원 이상 이익이 발생할 경우 기존 15.4%가 아니라 9.9% 세금만 납부하면 됩니다. 


납입 한도는 연간 2천만 원으로 제한하고 있는데요. 기존 세금 혜택을 받고 있는 재형저축과 펀드금액을 포함하여 계산하시면 됩니다. 1년에 재형저축과 펀드를 5백만 원 납부하시는 경우 ISA 한도는 1,500만 원이 되겠네요. 



ISA 가입이 조심스러운 이유 두 가지


모든 금융 상품엔 장단점이 있지요. 제가 보는 ISA의 단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연봉 5,000만 원 이하 근로자의 경우 최소 3년의 의무 가입 기간입니다. 기존 상품인 재형저축이 7년, 세제 혜택 펀드가 퇴사 시까지 보유해야 하는 것에 비하면 짧은 기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3년 동안 목돈을 묶어둬야 하다니,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지요? 만약, 중도 해지 또는 인출 시 기존 일반 세율(15.4%)이 적용됨을 꼭, 꼭, 기억해주세요! 따라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정말 여유 자금으로만 욕심내지 않고 3년간 꾸준히 투자하세요. 과유불급 아시죠?


두 번째는 ISA 최대 단점이라 할 수 있겠는데, 금융상품별로 다르다는 수수료입니다. 개인이 선택하는 상품의 위험도에 따라 0.1~1.0%까지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신탁보수 = 상품별 신탁원본 평균잔액 x 연()% x 일수/1년



위 수식은 ISA 상품 안내 페이지도 아니고 11페이지나 되는 약관의 작은 글씨 중에서 찾은 내용입니다. 금융권에서는 보여주기 싫은, 또는 알려주기 싫은 내용은 약관에 아주 깊숙히 숨겨져 있지요.^^;


금융상품별로 수수료가 다르지만 복잡한 것을 거부하는 일반 시민인 우리는 대개, 그냥 금융사 직원이 추천하는 것을 가입합니다. 금융사는 우리의 통장 잔고보다 그들의 실적을 우선시하므로, 고객 입장에서는 심한 경우 비과세 혜택보다 수수료를 더 많이 내게 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세제 혜택은 만기 시점 3년(5년)에 받지만, ISA 수수료는 금융회사가 연간 평균 잔액에 비례하여 매년 가져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0.3% 수수료를 지급한다고 가정할 경우, 3년 기준으로 약 0.9% 수수료가 발생하지요. 그러나 매년 평균 잔액이 증가하므로 금융권에서 가져가는 수수료 비용은 무시하지 못 할 금액입니다. 혹시나 만기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면 수수료에 이자까지 차감되는데, 최악의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겠네요.


ISA 출시 초반의 긍정적인 과다 광고에 비하여 요즘 언론은 아래와 같이 부정적인 내용을 다뤄주고 있습니다.  


금융사들의 과다 경쟁으로 빈계좌가 늘어나 ISA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

ISA 수익률 공개하라는데 ‘마이너스’에 속타는 증권사

“마땅히 투자할 게 없다” 만능통장 ISA ‘속빈강정’ 

“ISA 불완전 판매” 후폭풍에 은행권 “덜덜”∙∙∙ 직원들만 죄인?


금융소비자원 공지사항 ‘ISA 제대로 알고 가입합시다’

출처: http://goo.gl/iMkY3r



금융권에서 재테크 만능통장이라 강조해온 ISA 계좌는 사전 예약부터 4월15일까지 150만 5천 개, 가입 금액 1조 원 이상의 실적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가입 금액 1만 원 이하 깡통 계좌가 70%를 넘는다는 사실. 새로 나온 금융상품을 직원들에게 실적을 채우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금융권의 부정적인 관습이 여실히 드러나는 내용입니다.  


어떠신가요? '만능통장'이라는 얘기만 듣고 무조건 가입하시겠습니까?

지금 가입하지 않았다고 해서 당장 손해보는 것은 아닙니다. 시중 은행 세전 적금 이율 1.8~2.2%, 예금 이율 1.6~1.8%, CMA RP형 이율 2.5%인 현재시점에 5.0% 특판 RP 및 해외 여행을 포함한 다향한 경품 이벤트는 무시하지 못 할 미끼입니다. 그러나 특판 상품 가입 시 수익률 5%만 보지 마시고 가입 한도 및 조건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해요. 


ISA는 2018년까지 가입 가능하므로 지인의 부탁 또는 금융회사 직원의 추천보다는 자신의 투자 성향, 자금 흐름 등을 파악하고 금융사 상품별 수수료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결정하는 것을 권하고 싶네요. 왜냐하면 투자와 선택에 대한 결과는 모두 개인의 몫이니까요.


한 번의 투자로 모두가 원하는 부~자가 되진 않겠지만, 이런 신중함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투자의 달인이 되어있지 않을까요투자의 달인이 되는 그날까지 모두 파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