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5.

아빠와 딸, 월드비전 ‘꽃들에게 희망을’ 캠페인에 참여하다


아프리가 소녀들에게 면 생리대를 보내주는, 월드비전의 ‘꽃들에게 희망을’ 캠페인에 참여해보기로 했습니다. 

어느 토요일 아침,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와 마주 앉았습니다. 




아빠: (면생리대 DIY키트를 꺼내며) 이게 뭘~까? 

딸: 바느질하는 거야?

아빠: 혹시 엄마한테 생리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니?

딸: 피나는 거? 왜 여자들만 아픈 걸까?

아빠: 아이를 가지기 위..해..

딸: 아빠, 그건 인간의 원죄 때문에 그런 거야!

아빠: 아..그..래..


본격적인 생리 교육을 위해 그동안 딸아이가 못 보게 엄마가 숨겨두었던 학습 만화책 <Why? 사춘기와 성>을 꺼냈습니다. 생리란 그저 피를 흘리는 무서운 일이 아니라 건강한 여성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과정임을 함께 배우고, 여성의 몸에서 어떻게 새 생명이 잉태되는지도 아빠와 딸이 나란히 앉아 공부했지요. 


이제 DIY 키트의 그림 설명을 보며 면 생리대 사용법을 차근차근 알아볼 시간. 

먼저, 월드비전의 ‘꽃들에게 희망을’ 캠페인의 취지에 대해 설명해주니 딸아이는 크게 공감하며 참여 의지를 보였습니다.

가난한 아프리카 소녀들이 생리대를 구입할 수 없어 비위생적인 천을 사용하거나, 생리 기간에는 등교조차 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소개하고, 이 아이들에게 면 생리대를 보내주는 캠페인이지요.


드디어 면 생리대 만들기 시작! 

딸아이는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바느질을 했습니다. 끝까지 쉬지 않고 열심히 만들더군요.

(내 딸이지만) 참 대견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음.. 아프리카 소녀들이 사용하지 못 하면 어쩌지..



그렇다면 이제 아빠가 나설 차례다! 

옷 한 벌을 사도 바느질이 야무지지 못 한 부분을 굳이 찾아내서 직접 재봉해야만 직성이 풀렸던 중학교 시절의 나. 

다행히도 그때 그 실력이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마침내 원하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딸아이도 웬일로 ‘엄지 척’ 찬사를 보내주었지요. 아빠로서 어깨가 으쓱하기도 했습니다. 

나이 든 고래라도 칭찬을 들으면 덩실덩실 춤을 추는 법이지요. 우리 부녀는 하이파이브로 오늘의 미션을 잘 완수했습니다.


월드비전 캠페인을 통해 딸아이와 자연스러운 생리 교육, 그리고 아빠와 딸이 함께하는 유의미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참 감사했습니다.(딸아이의 엄마는 부녀만의 시간을 배려하고자, 그 시간 목욕탕에 가 있었다고 하지요.)


‘꽃들에게 희망을’ 캠페인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군요. 아프리카 소녀들에게도, 참여하는 이들에게도 행복함이 전해지기를 희망해봅니다. 


▶월드비전 ‘꽃들에게 희망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