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28.

‘K_이슬’체, 단아한 매력을 머금다




‘K_이슬’의 디자이너인 ‘코킨(Kokin)’씨를 처음 본 게 작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한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하셔서 ‘어려우실텐데….’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참고로 코킨씨는 일본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저의 걱정은 차분하고 단아한 매력이 물씬 풍기는 ‘K_이슬’ 서체를 보는 순간 기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자’는 첫눈에 반했다고 해야 할까요~? 한자 문화권인만큼 한자의 크기감과 조형감은 물론 개성있는 특징마저도 잘 녹아내 보는 순간 ‘아 예쁘다.’ 감탄을 했습니다. 오늘은 ‘K_이슬’체의 단아한 매력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게요.


▶독특한 제목용 서체, 일본 디자이너 코킨(Kokin)의 'K_이슬' 출시 (바로가기)

▶일본 타입디자이너 ‘코킨’ 인터뷰 (바로가기)




한 자, 한 자 일러스트로 정성을 다해 만든 서체




디자이너인 코킨은 2008년부터 약 6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K_이슬’을 작업했다고 해요. 특히, 보통 서체작업은 ‘폰트랩’이라는 폰트에 최적화된 툴을 사용하여 작업하게 되는데, ‘K_이슬’은 한 자, 한 자 일러스트로 작업한 파일을 변환하여 제작한 서체랍니다. 일러스트로 글자를 작업하면 섬세한 곡선표현이나 일정한 두께감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 그동안의 노력이 간접적으로 느껴집니다. 코킨씨는 표면적 미의 기준보다는 휴머니즘과 철학 등 보다 내적인 면을 디자인으로 연결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K_이슬은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서체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K_이슬의 서체 콘셉트




K_이슬은 꽉찬 네모틀 형태의 감성적인 제목용 서체로 개발했어요. 영문을 제외한 한글, 한자, 일본어 모두 고정폭으로 되어있습니다. 자연, 모던, 개성의 3요소를 콘셉트로 하여 차분하고 여유로운 감성을 담아내었고, 붓글씨에서 느껴지는 붓의 필압에 따른 획의 강약이 자연스럽게 서체에 녹아 들었습니다. 





한글의 ‘ㅊ’, ‘ㅎ’의 꼭지 부분과 영문 소문자 ‘i’, ‘j’, 한자의 ‘물 수(水)’변에 들어있는 동그란 점이 마치 이슬방울이 톡톡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 서체의 이름을 K_이슬이라고 붙였다고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글은 조금 더 폭을 좁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부분을 수정한다면 넉넉하고 여유로운 K_이슬만의 분위기와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폰트디자이너이자 화가인 코킨


디자이너 코킨(Kokin)



코킨씨는 폰트디자이너이자 화가이기도 한데요, 후에 코킨씨가 작업하신 그림을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서체에서도 그대로 느껴지고 있었거든요. 서체 시안 작업을 할 때 딱히 이름을 써 놓지 않아도 누가 작업했는지 알 수 있는 것처럼, 서체를 작업하다 보면 작업하는 사람의 분위기가 서체에 그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림과 서체를 통해서 느껴지는 코킨씨는 차분하면서 내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그런 멋진 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한가지 정보를 드리자면, 앞으로도 코킨씨의 한자, 일어 서체를 폰코에서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K_이슬’처럼 제 자신의 분위기가 묻어나는 서체를 개발해 보고픈 욕심도 생기네요. 아무래도 회사에서 개발되는 폰트들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 개발하다 보니 디자이너의 개성을 모두 담아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아직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K_이슬’체의 활용 사례를 많이 보지 못했지만, ‘K_이슬’서체 만의 분위기를 잘 살린 디자인을 하루 빨리 보고 싶습니다. 분명 동양적인 아름다움과 편안한 매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는 K_이슬과 어울리는 일러스트와 함께 할게요.

 


출처: 일러스트레이터 이보라 블로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