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19.

아티스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 홍대 프리마켓!


4월인데 날씨가 왜 이럴까요? 때늦은 눈이 오질 않나, 잘 정리해둔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게 하질 않나, 산에 사는 전투모기처럼 외투 속까지 찬 기운이 스며들질 않나. 이런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주 토요일,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홍대의 핫 플레이스가 있는데요. 바로 홍대 놀이터의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입니다. 비가 오는 날만 빼고 매주 토요일 홍대 놀이터에서 프리마켓을 만나볼 수 있죠. 4월 첫 번째 토요일엔 비 때문에 문을 열지 못했지만 둘째 주 토요일인 13일에는 오랜만에 따뜻한 햇살이 구름 사이로 새어 나왔죠. 그 틈을 타 아티스트들이 자리를 펴고 앉아 자신의 창작물을 내놓았답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홍대 프리마켓은 3월부터 11월까지만 운영이 돼요. 야외에서 하는 행사들이 대부분 그렇듯 집 앞 마트에 가는 것 마저 망설여지는 추운 겨울엔 쉽니다. ^^ ㅎㅎ


무엇을 보든 상상 그 이상이 될지어다!



창작으로 밥을 벌어 먹는다는 건 참 힘듭니다. 아이디어는 점점 고갈되어가고, 그 와중에도 머리를 쥐어 짜서 어떻게든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이디어죠. 참고로 전 기업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생각의 정체기에 프리마켓은 아이디어를 팍팍 샘솟게 도와주는 아이디어 뱅크가 되죠. 여러분이 생활 속에서 보는 모든 것들이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들의 작품만큼 독특한 폰트 훔쳐보기!



보통 가게에는 간판을 달죠. 그래야 사람들이 '아~ 여기는 이런 걸 팔겠구나!' 하고 찾아오잖아요. 홍대 프리마켓의 아티스트들은 큰 간판 대신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작은 네임 보드를 테이블 위에 놓아둡니다. 물론 폰트 또한 작품스타일에 맞게 제작을 하죠. 은공예품을 만드는 ‘가시버시’는 동판에 반짝이는 스틸로 멋을 냈고, ‘밀짚모자’는 나뭇가지 모양의 캐릭터를 만들기에 네임보드 한쪽에 나무를 배치하고 폰트도 나뭇가지 모양으로 만들었네요. 명함 그림을 그리는 ‘시무고다카시무’는 브랜드명 대신 명함 그림이라는 글자를 시원하게 그려 넣었고요. 수공예품을 만드는 ‘장인소인’은 도자기의 스타일을 살린 폰트를 완성했습니다. 


흔히 폰트를 종합 예술이라고 하죠. 개인적으로 모든 일에 화룡점정을 찍는 것이 바로 이 폰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홍대 프리마켓의 아티스트들은 네임보드의 폰트에서 그들의 작품에 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 캔버스를 채우는 사람들



이 날은 다른 때보다 유난히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보였어요. 날이 따뜻해진 탓이겠죠. 홍대 놀이터 화장실 앞 쪽으로 주~욱 자리를 잡았더군요. 그런데 제 눈에 띈 건 아티스트들보다 이들 앞에선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신의 초상화를 기대하며 아티스트의 손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남자, 전신 크로키를 위해 불편한 자세를 참고 견디는 사람.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이 그림 그리는 아티스트들보다 더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도 그림은 잘 나옵디다.



이번엔 10초 초상화의 주인공 장재민 작가가 자리 하셨더군요. 오늘도 열심히 10초 초상화를 단돈 10원에 그려주고 있었습니다. 저 통 안에는 10원짜리만 있을 줄 알았는데, 1,000원짜리도 보이더라고요.



3월에 갔을 땐 이 자리를 낯낯이 초상화의 주인공 유정정 작가가 지키고 있었는데요. 두 분이 이 화장실 앞 자리를 서로 사이 좋게 나눠 쓰는 사이인가 봅니다. ^^ 한쪽 눈을 살짝 찡그리는 모습이 매력적인 유정정 작가도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당신이 홍대 프리마켓에서 발휘해야 할 다섯 가지 센스


많은 아티스트들과 그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홍대 프리마켓에서는 여러분이 발휘해야 할 다섯 가지 센스 덕목(?)이 있어요. 그 덕목들은 무언지, 소개해드릴게요~



1. 사진 촬영은 미리 허락을 받으세요.

자신의 프라이드만큼 지키고 싶은 게 디자인입니다. 무턱대고 사진을 찍는 것은 디자이너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죠? 그러니 사진을 찍고 싶다면 친한 척 다가가서 칭찬의 말 한마디와 함께 물어보세요. 


   "완전 제 스타일이에요. 이런 건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 


라고요. 그럼 대부분 웃으면서 찍어도 된다고 하며 자기 블로그 이야기를 꺼낼 수도 있어요. 잘 들어주세요. 명함도 한 장 가져오시고요. 언제 어디서 마주칠 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랍니다. ㅎㅎ


2. 관심은 과하게 던지세요.

멀뚱멀뚱 구경만 하다가 그냥 지나가지 말고 친한 척, 작품이 놀라운 척, 표현을 해주세요. 물건을 사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티스트에게는 관심 하나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3. 되도록 일찍 가세요.

1시부터 시작이니까 늦어도 2시까지는 오세요. 그럼 조금 더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훌쩍 시계 바늘이 6시를 가리키고 있을 거예요.


4. 손잡고 다니지 말아요.

프리마켓을 찾는 커플들 주목! 서로 같은 걸 좋아할 수도 있지만 프리마켓에서는 서로 손을 놓고, 가고 싶은 데로, 발길 가는 데로 가서 즐기세요. 당신 옆에 딱 붙어있는 그 분도 가끔은 떨어져서 혼자를 즐길 권리가 있으니까요. 잃어버리면 어떡하냐고요? 그럼 전화하면 되죠! 스마트폰은 두었다 국 끓여 드시려고요? 뭐가 걱정인가요!! ㅎㅎ


5. 꼭 한 가지는 사거나 경험해보세요.

디자인이 가미된 작품들이라서 가격이 조금 부담되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게 더 많아요. 꼭 한 가지는 사오거나 경험해보세요. 홍대 프리마켓에서의 추억이 하나 둘 쌓이게 될 거예요. 


프리마켓에 참가하고 싶거나,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다면?

웹사이트 : http://www.freemarket.or.kr

트위터 : @ArtFreeMarket(바로가기)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공연 페이스북 : afternoon stage(바로가기)


내일이 벌써 토요일이네요. 비만 오지 않는다면, 내일도 어김없이 홍대 놀이터에서 프리마켓이 열리겠죠. 아직 프리마켓을 한번도 구경해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강력추천합니다! 날씨 좋은 봄날,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에 꼭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