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9.

청춘의, 청춘에 의한, 청춘을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 ‘대학의 정석’


아침 6시 30분 알람 소리에 눈을 뜬 여자 직딩 1호 B양. 잠에서 깨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것은 화장실이 아닌 머리 맡에 놓인 스마트폰. 굵은 소금 가득 얹은 프라이팬 위 새우처럼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옆으로 누워 스마트폰 액정을 본다. 손가락으로 스크롤을 한참이나 내려다 올렸다 반복하더니 실성한 사람처럼 “키킼키키” 하고 웃는다. 가늘게 뜬 실눈으로 무얼 그리 보고 웃는지 원. 그렇게 5분을 누워 밍기적거리던 B양, 보고 있던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화장실로 향한다. 그녀의 스마트폰 액정에 띄워져 있는 화면은… 다름 아닌 페.이.스.북.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요? 네, 제 아침 일상 이야기랍니다. 매일 아침, 저는 잠에서 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을 확인합니다. 이렇게 잠을 확실히 깨우고 출근 준비를 시작하죠. ‘페이스북=하루의 시작’ 공식이 성립되는 사람은 저 뿐만이 아닐 텐데요. 출근길 지하철에서, 길을 걷는 도중에도,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있는 그 순간 마저 페이스북에 올라온 누군가들의 이야기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답니다. 



전세계의 페이스북 실제 사용자는 이미 10억 명을 넘어섰고, 이 중 모바일로 접속해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는 6억 8천만 명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1,100만 명 이상의 실제 사용자를 기록했죠.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1명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인데요. 과거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위엄 돋는 자리를 당당히 꿰찬 국민(페이스북의 출신지는 미국이라 국민이라는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으나) SNS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페이스북은 개인이 꾸밀 수 있는 공간인 ‘타임라인’과 기업 및 기관의 홍보용 또는 커뮤니티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 ‘페이지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운영 공간을 나눌 수 있는데요. 오늘은 개인의 ‘타임라인’이 아닌 커뮤니티용으로 활용되는 ‘페이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해요. 


기업&브랜드의 페이지보다 더 인기 많은 커뮤니티 페이지


그동안 국내에서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기업과 유명인들의 공간처럼 보였어요. 각종 이벤트로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고, 재미와 소통, 진정성이라는 단어보다는 홍보,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것 같은 페이지들이 많았죠. 엄청나게 빠르고 큰 확산 효과 때문에 기업들이 앞다투어 자사를 홍보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을 즈음, 기존 페이스북 페이지의 운영 행태에서 벗어나 좀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의 페이지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기업이나 브랜드, 제품을 홍보하는 페이지가 아닌 유머나 정보, 일상 및 감정을 공유하는 페이지가 바로 그것이죠. 가장 쉬운 예를 들자면,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솔로대첩’을 주최한 ‘님연시(님이 연애를 시작하셨습니다)’이 있겠군요. 


<’님이 연애를 시작하셨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솔로대첩 공지

/ 출처 : ‘님이 연애를 시작하셨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스북 페이지는 이제 더 이상 단체나 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에요. 일반 개인도 ‘님연시’ 페이지처럼 특정 주제로 커뮤니티 성향을 띄는 페이지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운영되고 있는 페이지들이 기업 페이스북 페이지 보다 더 많은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기업 페이스북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저로써는 참으로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ㅠㅠ)


요즘 이래저래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들 중 대한민국의 파릇한 청춘인 대학생들에게 격한 애정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페이지가 있는데요. 청춘의, 청춘에 의한, 청춘을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 ‘대학의 정석’을 소개합니다!



캠퍼스의 찌질템 대정횽이 전하는 꿀팁 페이지 ‘대학의 정석’


<간지 돋는 대정횽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 출처 : ‘대학의 정석’ 페이스북>


영어=성문영어, 수학=수학의 정석, 대학=대학의 정석이라는 말도 안 되는 공식도 나름 설득 있게 느껴지는 유용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다루고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 ‘대학의 정석’. 웃음으로 치자면 인터넷 뉴스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보다 큰 재미를 주고, 내용으로 치자면 유명 포털 사이트의 ‘지식사람’보다 더 알찬 정보가 가득한 페이지랍니다. 이 페이지는 페이지 이름 그대로 대학생들에게 유용한 팁들을 모아 소개해주고 있는데요. 여기서 올라오는 팁들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모든 직장인들에게도 쓸모 있게 적용되는 것들이 참 많답니다. 


대학의 정석 페이지는 2012년 11월 5일 시작된, 만 6개월도 안된 따끈따끈한 신생 페이스북 페이지에요. 하지만 시작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만 개 이상의 좋아요와 12만 명의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을 확보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인 페이지죠. 현재까지 약 71,000여 명의 팬과 함께하고 있네요. 이 페이지의 팬들은 주로 18~24세의 대학 입시생, 신입생, 재학생, 휴학생, 취업 준비생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요. 20대뿐만 아니라 30대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답니다. 과연 무엇이 대학의 정석 페이지를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마성의 커뮤니티로 만든 걸까요?


<출처 : ‘대학의 정석’ 페이스북>


대학의 정석 페이지의 인기비결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재미와 정보 때문일 텐데요. 페이지의 운영자인 ‘대정횽’은 본인이 복학생임을 밝히며, 복학생인 본인이 아는 범위 내에서 대학생들에게 유용한 대학 생활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페이지를 개설했다고 해요. 많은 수의 대학생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으며 보다 객관적으로 도움을 주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자는 것이 이 페이지의 목적이 아닐까 싶어요.


대학의 정석 페이지는 매일 아침 학점과 취업, 연애 문제 등등으로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웠을 아픈 청춘들을 위해 공감되는 글귀와 명언을 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올라오는 콘텐츠마다 1천 명이 넘는 좋아요 수를 보면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청춘들의 마음을 잘 파악했다고 볼 수 있죠. 


<출처 : ‘대학의 정석’ 페이스북>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콘텐츠가 대학의 정석 페이지의 가장 큰 매력인데요. 영어공부나 효과적으로 구글링(?)하는 방법, 포토샵∙PPT 활용법 등 과제나 시험 공부에 유용하게 쓰일만한 팁이 가득합니다. 특히 대학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PPT에 쓰이는 템플릿이나 이미지, 도형이나 통계차트, 포토샵 툴에 대한 소스를 공유하고 있어요. 


<출처 : ‘대학의 정석’ 페이스북>


또한 과제를 하다 쉽사리 풀리지 않는 문제를 고민하는 팬들이 대학의 정석 페이지로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리곤 하는데요. 전공을 불문하고 성심 성의껏 답변을 해주고, 그렇게 찾아낸 정보를 다시 페이지에서 공유하는 방법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운영자 외에도 질문을 본 다른 팬이 도움을 요청한 팬에게 답을 해주는 경우도 있고요. 다양한 전공의 대학생들이 활발하게 피드백을 이루고 있죠. 페이지 운영자와 팬이 서로 도우며 커가는 진정한 페이스북 페이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운영자 대정횽의 센스 넘치는 글빨이 페이지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팬들의 댓글 또한 만만치 않아요. 운영자의 콘텐츠를 본 팬들이 더 유용한 팁이나 또 다른 정보를 댓글로 적어 관련 정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죠. 많은 사람들이 대학의 정석 페이지에 관심을 기울일수록 페이지가 더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팬들의 센스 있고 유머 터지는 댓글 덕도 어느 정도는 있겠네요~ 대부분의 팬들이 친구가 쓴 재미있는 댓글을 통해 대학의 정석 페이지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출처 : ‘대학의 정석’ 페이스북>


대학의 정석 페이지에는 이벤트 따윈 없다? 아니요, 연애에 한참 목말라있을 뜨거운 청춘들을 위해 소규모 부킹(?) 이벤트 ‘Facebook-ing’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남매 페이지인 ‘여대생의 정석’과 함께 남자와 여자 참여인원을 받아 ‘웨이터 대정횽’이 자체 물관리(?)를 하고, 선발된 인원이 이벤트에 참여하는 형태의 미팅 이벤트랍니다. 지난 2월 두 번째로 진행된 Facebook-ing’에 80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렸다고 하니, 웬만한 이벤트 저리 가라 할 정도죠?


전체적으로 대학생들의 관심사에 딱 맞춘 콘텐츠 구성이 눈에 띄는데요. 그저 딱딱하게 정보만 제공하는 페이지였다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었던 취업전문 카페나 포털 사이트와 차별되지 못했을 거예요. 대정횽이라는 운영자를 내세워 친근하고 재미있는 글투로 대학생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에 많은 수의 대학생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정치와 종교 같은 예민한 주제는 다루지 않는 대신, 낮은 정치 참여율과 불성실한 수업 및 과제 참여도, 비윤리적인 행태 등을 지적하며 건강한 대학생 문화를 권장하고 있죠. 대한민국 청춘이 가져야 할 올바른 의식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이 페이지 안에서 스스로 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출처 : ‘여대생의 정석’ 페이스북 페이지>


‘대학의 정석’ 페이지는 남매 페이지가 있는데요. 여대생들을 위한 ‘여대생의 정석’ 페이지가 바로 그것입니다. 대학생활 팁보다는 여대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의 콘텐츠들이 주로 올라오고 있어요. 다이어트나 화장품, 패션, 남자 연예인 이야기, 연애 이야기나 대놓고 말하기 힘든 여성 전용(?) 팁들을 다루고 있죠. 현재 ‘여대생의 정석’ 페이지의 팬 수는 12만여 명으로 ‘대학의 정석’ 페이지보다 더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데요. 여대생만을 위한 꿀팁으로 여성 사용자들에게 격한 애정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대학의 정석’ 페이지를 소개하고 있는 중에도 여전히 페이지에는 대학생들에게 빛과 소금처럼 다가오는 꿀팁과 빵 터지는 콘텐츠들이 올라오고 있군요. 이렇게 매력적이고 재미난 페이지, ‘좋아요’ 안 누르시고 뭐하시나요? ㅋㅋㅋ 좀 더 많은 대학생들과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대학의 정석’ 페이지에서 매일매일 유용한 팁 얻어갈 수 있길 바라며, 이상 저는 또다시 페북질하러 가보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