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9.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의 사이, 비주얼 아티스트 솔 르윗(Sol LeWi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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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 Drawing 631 / 출처: Yale University Art Gallery, Gift of the artist.


이번 기사에서는 현대 개념미술에 영향을 끼친 비주얼 아티스트 솔 르윗(Sol LeWitt)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생소하신 분도 있지만 이미 잘 알고 계신 분도 많으시겠죠? 추상적인 작품이 아닌 개념주의 성향이 강한 솔 르윗에 대해 알려 드릴게요.



추상표현주의 시대, 미니멀리즘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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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 르윗 (Sol Lewitt) / 출처: 위키피디아



1950년대 당시 뉴욕에서 맹위를 떨치던 추상표현주의는 서서히 기울어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메인스트림으로 군림하고 있었습니다. 추상표현주의 시절에 화가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독특한 터치를 갖고 있어야 했지만, 르윗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르윗은 뉴욕 화단에서 인정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1960년에서 1965년까지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일하면서 미니멀리즘의 대표적 작가들과 교류를 하게 되면서 추상표현주의를 멀리하고 인식과 언어, 반복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추상표현주의와 미니멀리즘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시작된 추상표현주의는 전통적인 표현 수단 대신 다양한 방법과 재료를 탐구하였습니다. 반면 미니멀리즘은 1960년대와 1979년대에 걸쳐 일어난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여 최소한의 수단을 통해 그림이나 조각으로 표현했습니다.



개념의 규칙과 논리에 의한 시각적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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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Incomplete Open Cube No. 5-6 / 출처: www.lissongallery.com

[우] Modular / 출처: www.pacegallery.com



그는 큐브에서 출발한 모듈 구조와 수학적 규칙에 의한 반복과 대칭으로 나타난 시각적 질서를 탐구하였습니다. 1965년 개방된 격자 구조물을 처음 선보였고, 일체의 군더더기를 제거한 가장 본질적인 골격만으로 이루어진 입방체 구조물은 최소의 단위가 개념의 규칙과 논리에 의해 무한의 형태로 확산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르윗은 “물리적인 물질들을 갖고서 작업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발생시키는 개념 자체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작품 외부에서 발생하는 시각적인 요소보다 작품 내부로부터 전달하는 개념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개념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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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Open Cube Structure / 출처: www.pacegallery.com

[우] Progressive Structure / 출처: http://www.theartwolf.com



단순함을 넘어 화려함으로, 벽 그림(Wall Drawing)


르윗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쉽고도 단순한 규칙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1968년부터 시작한 ‘벽 그림 (Wall Drawing)’ 연작은 개념주의 작품 성향을 더욱 크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선 위주의 작업으로 시작한 초기에서 점점 분석적이고 실험적인 면과 색채로 진화하였고, 다양한 기하학 도형으로 변주하였습니다. 1990년대부터는 딱딱한 선 위에 유연함을 불어넣고 색을 통해 화려하게 변모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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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Wall Drawing 356 / 출처: www.artbook.com

[우] Wall Drawing 880 / 출처: Addison Gallery of American Art, Andover, Massachuset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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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 Drawings 1136 / 출처: www.tate.org.uk



개념을 강조했던 그가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게 된 것은 아무리 개념을 기반하여 만들어진 형태일지라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 본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르윗이 독일 출신 미국의 여성 작가 에바 헤세(Eva Hesse)에게 한 말을 전해드리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세상을 향해 가끔 ‘엿 먹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해.”


“넌 그럴 권리가 있어. 생각하고 걱정하고 뒤돌아보고 망설이고 의심하고 두려워하고 상처받고 쉬운 방법을 찾고 몸부림치고 헐떡거리고 혼란스러워 하고 가려워하고 긁고 더듬거리고 버벅거리고 투덜거리고 초라해하고 비틀거리고 덜거덕거리고 헤매고 걸고 넘어지고 지우고 서두르고 비틀고 꾸미고 불평하고 신음하고 끙끙대고 갈고 닦고 발라내고 허튼소리를 하고 따지고 트집 잡고 간섭하고 남에게 몹쓸 짓 하고 남 탓 하고 어슬렁대며 훔쳐보고 오래 기다리고 조금씩 하고 나쁘게 보고 남의 등이나 긁어주고 탐색하고 폼 재고 앉아 있고 명예를 더럽히고 자신을 갉고 갉고 또 갉아 먹지 말라고. 다 멈추고 무조건 ‘하라’고.”


“멋있는 걸 만들 생각은 버려. 너만의 고유한 ‘볼품 없음’을 창조 하라고. 너만의, 너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라고.”


- 마이클 키델만, <우연한 걸작> p.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