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화폐를 보면 그 나라의 모든 것이 집약적으로 담겨있습니다. 지갑 속의 돈을 꺼내 살펴보세요. 우리나라의 중요한 인물, 문화재, 동물, 식물, 건축물까지 중요한 상징물을 담고 있죠. 더불어 화폐에는 금액이 얼마인지 알려주는 글자와 숫자들도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지금부터 화폐 속 글자들의 신비함과 숨겨진 역할을 소개해드릴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직접 화폐박물관을 다녀왔답니다.
이미지 출처: 개인 촬영 사진
화폐박물관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정말 재미있답니다. 처음엔 사진만 찍고 얼른 오려고 했는데 어느새 2시간 가까이 전시에 열중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지요. 전 세계 다양한 화폐, 체험학습실, 화폐의 일생을 보여주는 공간과 신기한 기증 화폐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한 화폐박물관, 아직 안 가보셨다면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미지 출처: 개인 촬영 사진
화폐 속 한글의 변천사
1950년 한국은행 창립 이후 대한민국 화폐 / 모든 이미지 출처: 화폐박물관 자료
처음 한글이 등장한 화폐는 1952년 10월에 발행된 화폐입니다. 거의 모든 문자가 한문으로 되어있지만 모서리 양 끝 부분에 ‘천원’이라고 적힌 한글을 볼 수 있죠. 그 후로는 적극적인 한글 사용을 볼 수 있답니다. 이어 화폐 속 한글의 변천사를 보여드릴게요.
1953.3.17 발행 <십 환>
십 환의 뒷부분은 단위를 나타내는 글자 ‘환’이 화려한 르네상스 시대를 연상시키는 무늬와 패턴으로 표기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953.2.17 발행 <천 원>
캘리그라피 스타일의 한글 ‘천 원’이 화려한 영문과 함께 화폐 뒷부분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1960.8.15 발행 <천 환>
드디어 지폐 속에 모든 글자가 한글로 표기됐습니다! 반갑네요. 지금과는 다른 세종대왕의 모습과 독특한 글씨가 돋보입니다.
1962.2.10 발행 <오백 원>
1962.12.1 발행 <오십 전>
1962년 같은 해에 발행된 두 지폐임에도 각각 글씨 형태가 모두 다르답니다. 오백 원의 ‘오’ 모양 세 개, 오십 전의 ‘오’ 모양 두 개가 모두 다르죠?
1975.8.14 발행 <천 원>
지금까지 본 화폐 중에 가장 익숙한 천 원이네요. 모서리의 ‘천’의 모습은 아직도 손으로 제도한 느낌을 주네요.
2006.10.2 발행 <오천 원>
2006년에 이르러 화폐는 처음으로 문자와 숫자의 도안을 현대적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화폐의 변천사 자료에는 문자 도안 디자인은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지만, 새로 발행될 때마다 한글은 조금씩 변화했고 아직도 변화 중인 것 같습니다.
현재 화폐의 모습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이 있답니다. 현재 사용되는 화폐를 자세히 보면 글씨가 서로 다릅니다. 오만 원권과 천 원권의 ‘원’을 비교해보시면 이음보의 형태나 ‘ㅇ’의 크기가 다른 서체를 사용하는 게 보이죠? 너무 심하게 관찰했나요? 폰트디자이너들의 직업병이랍니다.
숨어있는 타이포그래피로 위조지폐 판별하기!?
1. 세종대왕 용포의 동정 밑부분에 한글 자음이 있습니다. 깜짝 놀랐어요!
2. 뒷면 배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결무늬 사이에 10000이라는 숫자가 적혀있습니다.
3. 하단 라인에 아주 작은 10000WON이 나열돼있습니다.
화폐 속 글씨들이 주는 깨알 같은 재미! 너무 신기하죠?
다음에는 다른 나라의 화폐 속 글자들을 소개할게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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