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5.

영화의 느낌을 살려주는 폰트, 장르별로 살펴보는 영화 타이틀 로고 열전!



천만 관객을 목표로 제작된 많은 영화들이 화려한 그래픽과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성을 통해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국내 역대 박스오피스를 살펴보면, 2009년에 개봉한 ‘아바타’가 1,400만 명에 가까운 관객 수 동원으로 현재까지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화려한 3D 입체영상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재미있는 스토리의 영향이 클 거예요. 우리나라 영화 역시 여기에 뒤지지 않고, 한국적인 감성이 잘 스며든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들로 좋은 성과를 내 한국 영화의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크린쿼터제로 힘든 시절을 보내기도 했던 한국 영화의 힘은 강했어요. 


1999년 5,820,000명의 관객 기록을 세운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 ‘쉬리’를 전환점으로, 2003년 ‘실미도’와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가 천만 관객 영화의 시대를 열었어요. 할리우드 영화보다 먼저였죠. 거대한 자본과 기술력이 있는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게 큰 흥행 돌풍을 이끌었던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발전은 우리나라 영화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할 수 있게 만들었고, 작품성을 갖춘 스타 감독들을 배출하기도 했어요. 국내 영화의 해외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해주기도 했죠. 


한 학위 논문에서 영화 ‘쉬리’의 흥행 성공 요인에 대한 분석을 하였는데요. 영화제작과정에 대한 홍보와 흥행시즌을 겨냥한 개봉시기의 적절성, 관객의 재미에 집중한 시나리오 구성, 중앙일간지나 영화관련 잡지, 방송매체들의 긍정적인 보도가 ‘쉬리’의 흥행성공 요소로 작용했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 논문에서 관객의 영화 정보 획득 경로에 있어 영화 예고편과 포스터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포스터는 영화 홍보를 담당하는 아주 작은 일부분의 마케팅 요소이지만, 흥행에 있어 그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죠.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마케팅 요소, 포스터 


광고의 한 영역이기도 하면서 그래픽 디자인 분야의 한 영역인 영화 포스터는 이제 우리 문화 속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대중 예술인 영화와 영화를 보는 관객간의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고 있어요. 영화 산업에서 광고 매체로서의 기능도 담당하고 있죠. 영화 포스터는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영화의 주제나 이미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고,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거나 흥미를 유발시켜 영화를 감상하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요. 영화 포스터는 일반 포스터와 달리 수명이 짧기 때문에, 단기간에 관객의 호기심을 유발해야 하는 중요한 매체이기도 하죠. 


영화 포스터의 메인 비주얼 다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 영화 타이틀은 영화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폰트로 표현되고 있는데요. 많은 영화 포스터들이 등장인물 중심의 단조롭고 엇비슷한 컨셉으로 메인 비주얼을 잡는다면, 영화 타이틀로 영화의 개성을 살리면서 관객에게 호기심과 호응을 얻으려 하고 있어요. 영화 포스터의 타이틀은 영화의 내용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명시성과 가독성이 높으면서도 영화의 성격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서체를 사용해 디자인함으로써 시각적으로 영화의 성격을 극대화하고 있죠. 


영화의 성격은 장르별로 나누어지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영화 타이틀의 모습도 장르별로 나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영화 포스터에 나타나는 타이틀이 장르별로 어떤 형태로 표현되고 있는지, 이미지맵을 통해 한눈에 보기 좋게 설명해드릴까 합니다. 판타지, SF, 액션, 스릴러, 전쟁, 공포, 로드무비, 멜로, 드라마, 코미디, 다큐멘터리 등 여러 장르의 영화 중 올해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둔 영화들에서 비슷한 장르끼리 분류하여 총 5가지로 분석해보았답니다.



SF 영화의 포스터 타이틀 디자인



SF영화는 인간과 과학 기술의 상호 작용으로 만들어진 상상 속 공간과 배경, 그리고 그 속에서 등장하는 최첨단의 주변 사물들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며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어요. 화려하고 격한 액션이 등장해 관객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는데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강력한 히어로가 악당과 싸우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SF영화의 타이틀 이미지맵>


야성적인 히어로와 무한한 상상 속의 공간이 등장하는 SF 영화의 타이틀 디자인에는 주로 직선적인 고딕체를 사용하는데요. 문자의 선이 한결같이 굵고, 같은 공간 안에서 최대한의 공간을 이용하는 고딕체는 다른 글씨와 구분되어 보입니다. 이 때문에 시각적으로 강한 자극을 주어 남성적인 힘을 느낄 수 있죠. 고딕의 차갑고 단단한 직선적인 느낌이 미래 세계를 느끼게 해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단단한 고딕 스타일의 서체에 거친 질감을 표현해 영화의 성격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액션 영화의 포스터 타이틀 디자인



액션영화는 인간과 과학의 상호작용으로 탄생한 SF영화와는 달리 등장인물의 육체적인 활약을 보여주는 영화로, 정의가 악을 무찔러 사건을 해결한다는 권선징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시간에 쫓기는 전개를 보이며 많은 악당과 폭력이 등장하고, 총 같은 무기를 사용한 액션은 이런 영화 장르의 단골 소재입니다. 


<액션 영화의 타이틀 이미지맵>


거칠고 강한 소재의 형태를 대변하는 듯, 액션 영화 타이틀 디자인 역시 직선적인 고딕 스타일로 강하고 차가운 느낌을 주고 있어요. 영화 타이틀에 오른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모양의 글자체인 사체를 사용해 영화의 속도감과 긴장감을 표현해내기도 하고, 글자에 거친 질감을 넣어 영화의 무게감을 증폭시키기도 합니다. 



드라마∙코미디 영화의 포스터 타이틀 디자인



드라마∙코미디 영화는 우리가 흔히 겪고 있는 일상생활의 사소한 일에서 큰 사건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로 구성되는데요. 그 이야기 속에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고, 그 캐릭터들이 끊임없이 사건을 만들며 갈등을 일으켜 영화의 재미를 더하고 있어요. 여러 상황에서 나오는 다양한 감정의 표현에 대리만족을 느끼고, 해피엔딩을 기대하며 마지막 장면까지 지켜보게 되는 마력이 있는 장르인 것 같아요. 


<드라마∙코미디 영화의 타이틀 이미지맵>


인간의 감정변화에 중심을 두고 있는 드라마∙코미디 장르의 영화 타이틀 디자인은 고딕과 명조 스타일을 폭넓게 사용하고 있으며, 부드러운 질감이나 곡선의 표현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캘리그래피도 타이틀 디자인에 종종 사용하기도 합니다. 



멜로∙애정∙로맨스 영화의 포스터 타이틀 디자인



주로 연애 감정을 이야기 축으로 삼는 장르인 멜로∙애정∙로맨스 영화는 SF나 액션 장르와는 반대로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드라마나 코미디 장르의 영화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애정 관계 이야기를 다루며, 연인이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의 갈등이나 우리 사회 환경에 영향을 받는 대중적인 연애 이야기를 주로 다루며 인간의 감정에 중심을 두고 있어요. 


<멜로∙애정∙로맨스 영화의 타이틀 이미지맵>


멜로∙애정∙로맨스 영화 장르의 타이틀 디자인은 드라마∙코미디 장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통통 튀는 로맨틱 코미디나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 영화 타이틀에는 밝은 느낌을 표현해줘야 하기 때문에 부드러운 질감의 효과를 넣은 고딕이나 명조 스타일의 서체를 폭넓게 사용하고 있고요. 깊은 사랑의 갈등을 무겁게 표현한 영화에는 거친 필력이 느껴지는 캘리그래피나 고딕 스타일의 서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공포∙스릴러 영화의 포스터 타이틀 디자인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장르는 여름의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공포∙스릴러 영화인데요. 관객에게 불안과 공포를 느끼도록 의도한 이 장르에는 유령이나 요괴, 괴물이 등장하기도 하고, 살인이나 범죄를 주제로 충격적인 공포를 선사하고 있죠. 공포∙스릴러 영화를 보면서 온갖 종류의 무서운 사건들을 접하게 되고 영화 속 주인공들과 같은 두려움을 느끼지만, 동시에 관객 자신은 안전한 관객석에 앉아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아무런 해가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서움을 재미와 흥미로 받아들여 즐길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공포, 스릴러 영화의 타이틀 이미지맵>


영화 타이틀도 공포스러운 영화의 특징을 살려 디자인되는데요. 거친 질감의 느낌과 유동적인 형태의 곡선이 많이 쓰인 서체로 타이틀을 제작해 마치 피가 흐르는 듯한 형태로 공포감을 극대화하고 있어요. 날카로운 끝 획 처리로 찔리면 아플 것 같은 심리적인 불안감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영화 장르별로 알아본 타이틀 디자인! 장르에 따라 타이틀 디자인도 일정한 틀 안에서 자유롭게 표현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같은 장르이지만 영화의 스토리나 분위기에 따라 일정한 틀에서 벗어나 다르게 표현 된 타이틀 디자인도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전문적으로 분석한 내용이 아니라서 부족한 부분도 많이 있지만, 이번 포스팅을 통해 어느 정도 영화 장르에 따른 타이틀 디자인 형태의 흐름을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어요. 또한 다양한 표정을 가진 한글 타이틀 디자인을 보며, 문자로서의 정보 전달의 기능보다는 이미지로서의 재미와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매력에 푹 빠졌답니다. 이제 영화를 보게 되면 가장 먼저 포스터를 찾고, 그 속에서도 타이틀 디자인을 잘 살펴볼 것 같네요. 여러분에게도 재미있고 유익했던 포스트가 되었길 바라면서, 앞으로 영화 타이틀 디자인에, 그리고 한글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