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7.

예술을 입은 책, 출판계의 거장 슈타이들을 만나다! – 슈타이들展


너무도 추웠던 겨울 날씨 탓에 ‘여름은 언제 오려나~’하며 목 빠지게 여름 기다리던 분들 많으셨죠? 그런데 벌써 장마철! 비 안 오는 마른 장마 때문에 푹푹 찌는 한낮 더위가 매일 펼쳐지고 있어요. 6월은 이미 다 지나갔고, 숨막히는 더운 날씨를 걱정해야 할 7월이 다가오고 있네요. 날씨가 무덥거나 비가 오면 아무래도 밖으로 돌아다니기 불편하다 보니, 약속이 생기면 백화점이나 쇼핑센터 같은 실내에서 밥과 영화, 커피까지 한번에 해결 가능한 곳을 주고 찾게 되는데요. 이런 코스도 한두 번이지 매번 그렇다면 재미없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더위와 비를 피해 즐길 수 있는 멋진 데이트&나들이 코스를 소개해드릴까 하는데요. 바로 전시회 관람하기! 오늘은 2013년 하반기에 진행되는 수많은 전시들 중 폰트와 깊은 관련이 있는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 슈타이들 展’ 입니다. ^^


책을 위한 전시회, 출판계 거장 슈타이들 展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 슈타이들 展’은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대림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어요. 대림미술관은 몇 해전부터 폴 스미스, 디터 람스, 스와로브스키, 핀율 가구 등 패션과 인테리어, 그래픽을 넘나드는 전시를 진행하여 대중들이 미술관을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요. 재즈 공연 및 파티를 주최하기도 하는 등 대림미술관 특유의 전시 기획과 그래픽으로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미술관이기도 합니다. 



본격적으로 전시를 둘러보기 전에 슈타이들이 누군지 먼저 알아봐야겠죠? 세계적인 출판계의 거장 게르하르트 슈타이들(Gerhard Steidl)은 책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완벽주의 아티스트들의 히어로이자, 살아있는 아트북의 전설 슈타이들은 책과 종이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왔는데요. 패션, 사진, 회화, 문학 등의 다양한 예술 장르뿐만 아니라 상업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출판과 인쇄라는 과정을 하나의 예술의 형식으로 완성시킨 인물이랍니다.


저는 그를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로 패션계를 이끈 칼 라거펠트의 ‘리틀블랙자켓’ 전시의 도록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직접 그의 전시를 둘러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종류의 책이 있더라고요. 슈타이들의 책을 구매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전시장 1층 로비에 그의 작품을 판매하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작품을 구매하면 전시는 공짜로 볼 수 있다고 하니, 혹시 슈타이들의 책을 구매하고 싶은 분들은 미리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또 하나의 팁! 한번 구입했던 표를 전시 기간 내에 다시 가져오시면 재입장이 가능하다는 사실! 전시를 한번 둘러보고 아쉬우셨던 분들은 또 둘러봐도 공짜라는 점~ ^^


자, 그럼 이제 그의 작업실로 한번 가볼까요?



전시장 2층으로 올라가면 그의 작업실 전경이 사진으로 걸려있어요. 슈타이들은 한번 작업에 몰두하면 아틀리에에서 나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와 함께 작업하는 사진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스탭들 역시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함께 작업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그의 아틀리에에는 전담 셰프도 있다는 사실!



2층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슈타이들이 작업한 일러스트 작품들이 걸려있네요. 그 작품으로 만든 책들도 쭉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멋진 작품들을 뒤로하고 3층으로 올라가보니, 폰트 디자이너들에게 신세계 같은 공간이 펼쳐졌습니다. 



전시장 3층에는 슈타이들이 사용한 폰트들을 전시해두었는데요. 3층에 들어서자마자 ‘ab샤넬체’가 제 눈을 사로잡더군요. 대림예술관에서 진행했었던 칼 라거펠트의 전시를 둘러보면서 ‘샤넬 제품에 들어가는 서체가 헬베티카(Helvetica)체는 아닌데.. 이건 무슨 서체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겼었거든요. 그런데 샤넬체가 따로 있다는 사실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이 밖에도 아름다운 영문 서체들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길산스체부터 보도니, 바커스빌 등 다양한 영문 서체들이 걸려있었어요. 각 폰트들의 특징이 되는 알파벳은 더 크게 보여주는 센스까지 발휘하고 있네요. ^^



폰트 섹션을 지나면 슈타이들이 작업하는 종이와 컬러칩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게 전시되어 있어요. 그는 아직도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직접 작업한다고 전해지는데, 작업하는 모습을 그대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칼 라거펠트의 ‘리틀블랙자켓’ 책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1인 테이블과 조명을 함께 준비해두었는데요.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전시회를 보러 온 사람이 많지 않아서 처음부터 한 장 한 장 살펴볼 수 있었어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배우나 스포츠스타, 모델, 작가, 감독 등 셀러브리티들이 샤넬의 블랙자켓을 입고 찍은 사진이 담겨있는데요. 배우 송혜교가 우리나라 셀러브리티 중 유일하게 이 프로젝트에 참가했답니다. 


한층 더 올라가면 슈타이들과 함께 작업한 일러스트 작가들의 작품과 영상이 전시되고 있으니 잊지 말고 4층까지 꼭 다 둘러보세요. ^^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 슈타이들 展

전시 기간 : 2013년 4월 11일 (목) ~ 2013년 10월 6일 (일)

전시 장소 :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

전시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설 연휴, 추석 연휴 휴관)

관람 요금 : 성인 (만 19세 이상) 5천원 / 학생 (초, 중, 고) 3천원 / 어린이 (만 3~7세) 2천원


세기의 아티스트, 디자이너들이 열광하는 출판계의 거장 슈타이들의 전시, 꼭 한번쯤은 둘러봐야겠죠? 슈타이들전은 올해 가을까지 쭉 진행됩니다. 전시 기간도 넉넉하니 시간 날 때 들러보세요. 그가 지난 40년간 쏟아 부은 노력과 열정, 장인 정신과 실험 정신이 깃든 예술 세계를 접해볼 수 있을 거예요. 슈타이들의 모든 것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대림미술관의 문을 두들겨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