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9.

'맛집탐방러'의 방콕 추천 맛집, 사와디카 타이 푸드!



이미 많이 지났지만, 여름 휴가 이야기를 꺼내보려 합니다. 요즘처럼 쌀쌀한 날이면 햇빛 쨍쨍한 여름을 떠올리며 그리워하곤 하거든요. 지난 8월, 친구와 함께 방콕을 다녀왔습니다. 한여름에 동남아라니 더워서 돌아다니지도 못하는 거 아니냐, 라고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타 죽는 것 아니냐, 는 주위의 우려와 달리저는 가기 전부터 기대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좋아하는 타이 푸드를 오리지널로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싸랑해요 팟타이’


향채로 쌈도 싸먹는 입맛의 소유자로 거부감도 제로 퍼센트! 대신 매운 음식을 잘 못 먹어서 똠얌꿍은 아직 '완똠' 해본적은 없고 맛만 보는 수준이었는데요, 방콕에 도착하면 맵더라도 무조건 오리지널 똠얌꿍의 맛을 보겠노라 선언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것도 태국 음식을 잘 못 먹어서 도전 의식은 불타지만 한껏 겁먹은 친구와 함께 말이지요.





'놀고먹자'가 여행의 모토였던 저와 제 친구. 숙소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편의점에 들러 처음보는 디저트 상품들을 사서 체크인을 했습니다. 저렴하고 다양한 디저트의 향연. 시작부터 즐거운 여행이 예상되었죠. 오늘은 방콕에서 먹었던 음식 중 맛있었던 것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실패를 모르는 ‘맛집 추천러’의 실력 뽐내며 추천 들어가겠습니다.



람부뜨리, 치킨X계란 팟타이

(50바트 = 약 1,650원)


아주 저렴한 가격의 길거리 팟타이. 가격으로 이미 이겼습니다. 방콕의 길거리 어느 곳에서나 팟타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곳 중에서 무난해 보이는 곳을 한 곳 골라 팟타이를 주문했습니다. 제 방콕 첫 팟타이는 람부뜨리 로드 근처에 있는 노점상이었습니다. 처음 가본 가게에서도 '내가 시키는 건 맛있다'는 진리를 방콕에서도 느끼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실 어디에서 먹어도 맛있었어요. 거기다가 이렇게나 저렴하다니! 





허기가 반찬인건지, 그냥 맛있는 건지 진짜 맛있었습니다. 한국에서 팟타이 먹으면 거의 만원 안팎인데 2,000원도 안하는 50바트였고요. 정말 맛있었습니다. 후식으로는 팟타이만큼 여기저기 널려있는 망고로 마무리하고 길거리를 방황했습니다.






'진리의 단짠' 풀빵, 카놈크록 

(30바트 = 약 1,000원)


카놈크록은 라오스 여행을 다루던 모 프로그램에서 보고 먹고 싶다고 생각했던 음식인데, 방콕 가기 전에 살펴보려고 봤던 길거리 음식을 소개하는 책에 보니 방콕에서도 팔고 있더라고요.


가기 전부터 ‘먹어 볼 것’ 목록에 올려놓은 음식이었습니다. 코코넛으로 만든 풀빵답게 단순한 맛이었지요. ‘맛있는 맛!’ 코코넛 풀빵에서 오는 단짠의 조화. 진리의 단짠. 입안에서 퍼지는 달달하고 짭짤한 맛이 순간의 행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가볍게 간식으로 먹기 좋았습니다. 






‘땡모반’이라 불리는 수박 주스

(30바트 = 약 1,000원)


방콕의 뜨거운 날씨에 길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다 보면 팟타이 가게만큼이나 과일 주스 가게를 자주 만날 수 있었는데요, 겪어본 과일 주스 가게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과일 주스 가게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람부뜨리 로드 사거리, 한 할머니께서 운영하시는 과일 주스 가게인데요, 이 땡모반을 기억해주세요.





쿨한 칼질과 거침없는 손길로 수박을 ‘후드리챱챱’ 손질해서 주시는데, 더운 여름, 동남아의 햇빛아래에서 마시는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주스는 단연 최고였습니다. 한 입 먹자마자 입안 가득 퍼지는 황홀함. 방콕에 갈 때 먹어볼 것 리스트 상위권에 위치한 땡모반을 수시로 사먹었는데, 그 전까지는 느껴본적 없는 맛있는 수박 주스였어요. 이 전이나 이후의 땡모반은 모두 이 땡모반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할머니의 비법은 연유였는데요, 같은 가격, 차원이 다른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곳은 방콕을 가는 친구마다 추천하고 다녔어요. 노점이라 구글맵에서 사진과 길거리를 검색해서 저곳이라며 손수 링크까지 따서 보내줬던 곳이에요. 더운 방콕을 여행하게 되실 분이 있다면 할머니의 땡모반으로 더위를 달래보시길 바랍니다.



길 가장 마지막 노점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펩X 파라솔 왼쪽의 노점이에요.






참 예쁜 카페 <오드리(Audrey)>의 색다른 맛, 똠얌꿍 피자

(피자 220바트 = 약 7,300원)




방콕의 '핫'한 동네'Thong Lo [tʰɔːŋlɔ̀ː]'. 통로, 통러, 텅러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곳이에요. 저는 '통로'라고 불렀습니다. 통로에는 다양한 가게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참 예쁜 카페 <오드리(Audrey)>에 갔습니다. 바로 똠얌꿍 피자를 먹기 위해서입니다. 예쁜 것과 맛있는 것을 함께하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매운 걸 잘 못먹는 저한테는 살짝 매콤한 피자였어요. 하지만 너무 맛있어서 그만둘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 방콕에 가서 똠얌꿍 피자 드세요. 두 번 드세요. 



왼쪽부터 똠얌꿍 피자와 미도리샤워 맛이 나는 새콤한 음료


‘Must order’를 보고 '오~' 마셔보자면서 시킨 음료. 음료의 맛은 '미도리샤워'라는 칵테일과 비슷한 맛이었어요. 새콤한 맛을 좋아하시면 추천해드립니다. 음료는 익숙한 맛이라 똠얌꿍 피자에 집중했습니다.

(공식 사이트: http://audreygroup.com/)






너도나도 추천하는 국숫집, 나이쏘이(NaiSoi)

(80바트 = 약 2,700원)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베이스캠프'라는 별칭이 붙은 ‘카오산 로드’의 밤은 화려하더라고요. 카오산 로드에서 맥주와 함께하는 밤을 보내고, 과음으로 인해 이미 지불한 조식도 먹지 못한채 정신 못차리던 저와 친구. 부랴부랴 체크아웃 전에 뭐라도 먹자며 근처 국숫집을 찾았습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방콕 맛집'을 검색하면서 자주 마주쳤던 너도나도 추천하던 ‘나이쏘이’를 갔습니다. 





와 이건 추천을 안 할 수 없는 맛이에요, 여러분. 제가 다녀온 후 방콕으로 떠나는 친구에게 할머니 땡모반과 함께 추천해 줬습니다. 그 친구 다음으로 또 방콕으로 떠나는 친구에게도 추천했습니다. 친구들의 후기는 '엄지척'이었습니다. 추천이 난무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조금 허름한 느낌의 국숫집. 한국말로 ‘나이쏘이’라고 쓰여 있었던 한국인에게 인증된 맛집. 람부뜨리로드, 카오산로드 근처에 가신다면 그곳을 떠나기 전까지 나이쏘이를 드시라고 하고 싶어요. 저는 람부뜨리에서 며칠 머물렀는데 왜 저걸 마지막날 먹었을까, 돌아오는 날까지 후회했습니다. 아니 돌아와서도 후회했죠. 첫날 갔으면 아마 람부뜨리에 있는 내내 나이쏘이를 먹지 않았을까 합니다. 특히 한 그릇에 3,000원도 하지 않는 가격이라니요. 하…. 방콕 만세.






쉬어가는 타임, 도널드 아저씨의 콘 파이

(26바트 = 약 900원)





낯선 환경에 던져진 사람이 안정을 찾기 위해 익숙한 곳을 찾아가듯, 방콕에서 돌아다니다가 조금 지쳤을 때 익숙한 그곳에 갔습니다. 쉬어가는 곳으로 택한 글로벌 프렌차이즈. 더울 때 들어가면 시원해서 최고였어요. 거기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콘 파이도 있고요. 콘 파이 외에 파인애플 파이도 있었습니다. ‘1일 1콘 파이, 1일 1마사지’를 외치며 갔던 저는 맛있지만 계속 먹기에는 고소함이 조금 부담스러워서 2일 1콘파이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가끔가다 파인애플 파이도 먹고요. 방콕에 간다면 먹어봐야 한다는 콘 파이도 꼭 드시고 오세요. 놓치지마세요.




대망의 똠얌꿍과 푸팟퐁커리

(메인 메뉴 2개, 사이드 포함 총 1,078바트 = 약 35,500원)





너무 맛있어서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할지 모르게 맛있었던 똠얌꿍과 푸팟퐁커리입니다. 제 입에는 똠얌꿍이 조금 맵기는 했지만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매워도 계속 손이 가는 맛이었어요. 잘못해서 밥을 너무 많이 시키는 사태가 있었지만, 똠얌꿍은 정말 맛있었고 푸팟퐁커리는 맛과 푸짐한 양이 자랑이었습니다. 저는 방콕의 유명 쇼핑몰 시암 파라곤, 시암 센터를 갔던 차에 급하게 검색해서 갔지만 참 맛있었어요~. 그리고 어디를 가나 주문했던 땡모반. 땡모반은 역시 할머니네가 최고였습니다.





현지인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는 ‘딸랏롯빠이 야시장’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딸랏롯빠이 야시장'입니다. 저와 친구는 방콕 거주민들이 많이 찾을 것 같은 곳에 가는 것을 좋아했는데요, 검색을 계속 이어가는 중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야시장을 발견했습니다. 


타이랜드 컬쳐럴 센터(Thailand Cultural Center) 3번 출구로 나와 왼쪽에 있는 에스프라나다(Esplanade) 쇼핑몰 로비를 가로질러서 나가면 딸랏롯빠이 야시장 2호 점에 갈 수 있습니다. 길마다 판매 종류를 달리하고 있었는데요, 대부분의 라인은 음식을 팔고, 끝에서 2~3개의 라인은 의류와 인테리어 소품을 판매하거나 미용실이나 네일아트 등 업종까지 다양한 상점들이 포진되어 있었습니다. 





음식의 종류가 너무 많아서 조금씩 사서 많이 맛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집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돌아다니면서 먹고, 자리를 잡고 먹어야 하는 음식들은 골목을 기억해두었다가 구경을 끝낸 뒤 포장해서 다른 곳에 가서 먹었습니다. 야시장 골목에서 산 음식은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 상점에서는 바로 먹을 수 있고, 아닌 곳은 포장한 뒤 골목 바깥쪽에 있는 펍에 가서 주문한 음료와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저와 친구는 맘에 드는 가게 2층의 야외 테이블에서 먹었는데요, 색색의 예쁜 야시장 풍경과 맛있는 음식, 또한 빠질 수 없는 맥주! 분위기가 맛을 책임져주었습니다.  



카야잼 재료가 되는 판단(Pandan)으로 만든 풀빵 30바트(약 1,000원)


야시장 제일 안 쪽 루프탑 바(rooftop-bar)에서 먹은 것들






몬놈솟(Mont nom sod)의 코코넛 커스터드 토스트

(토스트, 우유, 푸딩 총85바트 = 약 2,800원)


몬놈솟은 두꺼운 토스트 위에 크림을 얹어주는 곳인데요, 토스트가 유명하지만 빵 가게가 아니라 ‘우유 가게’라는 사실. 원래는 우유 판매로 시작한 브랜드인데, 함께 판매하는 토스트도 유명해진 것 같았어요. 1964년에 문을 연 전통 깊은 가게랍니다. 방콕의 음식을 소개하는 책에서 만난 다양한 색의 크림이 얹어진 사진과 맛있다는 말, 달콤하다는 말 모두 저를 유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찾아갔습니다. 어떤 블로그에서 마분콩(MBK) 3층에 있다고 해서 한참을 헤매면서 찾았는데 3층에는 없었어요. 제 옆에는 친구도 함께 있었기 때문에 빵 하나 먹자고 힘들게 돌아다니게 하고 싶지는 않아서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려고 층을 내려간 찰나 2층에서 발견했습니다. ‘몬렐루야!!!’



마분콩(MBK)


몬놈솟의 오리지널 코코넛 커스터드 토스트



블로그 포스팅에 최적화되지 못해 메뉴판이나 가게 외관 사진은 없고 위에 있는 음식 사진 하나 찍어왔네요. 하하. 설탕부터 시작해서 연유, 초콜릿, 코코넛 커스터드(녹색), 타로 크림(월요일만 판매) 등 빵 위에 얹는 크림 종류가 매우 많았는데요, 제가 갔을 때는 목표였던 녹색 커스터드 크림은 이미 매진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오리지널 코코넛 커스터드와 푸딩, 우유를 주문했습니다. 더 시키고 싶었지만, 점심으로 똠얌꿍과 푸팟퐁커리를 푸짐하게 먹었던 터라 저녁이었는데도 더 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우유는 빵과 먹기 좋은 신선한 우유였고요. 중요한 것은 토스트! 내가 이걸 먹기 위해 방콕에 왔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심지어 단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친구도 맛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녹색 커스터드와 다른 커스터드를 먹어보기 위해서라도 방콕에 또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몬놈솟의 다양한 크림들, 출처: 공식 사이트(바로가기)





여기까지 방콕 여행 중 먹었던 음식 중 제가 다시 먹고 싶어서 추천하는 음식이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음식 말고도 코코넛 아이스크림이나 한국에서 먹을 땐 맛 없었는데 가서 먹었더니 꿀맛이 된 맥주 등 방콕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참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별로 먹은 것이 없는 것 같아서 다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못먹은 ‘로띠(달달 길거리 간식)’도 먹어야 하고, 나이쏘이도 두 그릇은 더 먹어야 하고 몬놈솟의 다른 커스터드도 종류별로 먹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본 후에 방콕 여행을 가시는 분들은 위의 맛집 중 하나라도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사와디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