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15.

유럽과 낭만의 중심, 프라하




덥지도 춥지도 않은 4월의 끝 무렵. 5월의 황금 휴가와 연차를 더해 긴박한 동유럽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처음으로 혼자 떠나는 해외여행! 무섭고, 떨리기도 했지만 서른이 되기 전에 한번은 꼭 해보고 싶었던 터라 큰 맘 먹고 떠나보았습니다. 여행의 출발지는 체코의 프라하입니다. 프라하 공항에 내려, 예약한 택시를 타고 새벽 한 시경 도착했는데요. 도착하자마자 잠이 들어서 아침부터 일정을 시작했어요.




프라하 여행의 중심 바츨라프 광장



성 바츨라프 기마상과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비




바츨라프 광장(Wenceslas Square)


여행의 중심. 바츨라프 광장! 체코의 역사적 사건이 벌어진 무대이자, 최대 번화가입니다. 상업, 교통, 문화의 중심이라고 해요. 위쪽으로 국립박물관이 있고, 성 바츨라프 기마상과, 공산주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명동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명동보다 비교적 쾌적하고 큰 도시입니다. 



프라하 성으로 가는 길


프라하 성으로 가는 길이에요. 페트리진 전망대를 지나면, 프라하 시내가 한눈에 들어와 아주 멋있는데 날씨가 흐려 조금 아쉬웠답니다.

 


성 비투스 성당 입구




프라하 성(Prague Castle)


프라하 성은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큰 성으로 등재되어 있다고 하네요. 성안에는 여러 명소가 있는데요. 성 비투스 성당, 대통령 궁, 구 왕궁, 성 조지 교회, 카프카 박물관, 황금소로 등 여러 건물이 있습니다. 저는 성 비투스 성당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너무 웅장하고 멋지답니다. 곳곳에서 마음에 드는 뷰를 담기 위해, 다들 집중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특히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민박집 아저씨가 알려주셨습니다.

 


성당 내부와 스테인드글라스



내부입니다.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무려 천 년에 걸쳐 만들어졌어요. 빛이 스며드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아주 멋있습니다. 



미래의 남편과 함께 나누고 싶은 프라하 야경




까를교(Charles Bridge)


아름다움으로 명성 높은 까를! ‘프라하’하면 까를교! 다리는 아기자기한 물품을 파는 사람들과 곡을 연주하는 악사들, 관광객들로 붐볐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구시가지와 프라하 성을 연결해주는데요. 볼타바 강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라고 해요! 신혼부부가 엄청나게 많았어요. (저도 결혼하고 남편과 꼭!) 매우 아름다워요. 야경을 봤는데 낮에 보는 것보다 훨씬 멋지답니다. 까를교 위에는 미술관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다운 조각상들이 존재하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얀 네포모츠키’ 신부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얀 네포모츠키 신부는 체코에서 모든 이의 존경을 받는 가톨릭 성인이에요. 그는 왕비의 고해성사 내용을 바츨라프 4세가 계속 추궁함에도 끝까지 함구하여 혀가 잘리고 볼타바 강으로 내던져졌어요. 그의 조각상은 카를교에서 유일하게 청동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조각상의 하부에는 신부가 다리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는데요, 이 부조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 때문에 수많은 사람의 손길이 닿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묘사된 부분이 집중적으로 반질반질하게 닳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캄파섬 존 레논의 ‘벽’과 존 레논 ‘펍’

  


벽 위의 낙서들




캄파섬(Kampa)


 까를교 옆으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가면, 인공섬인 캄파(Kampa)로 갈 수 있답니다. 어떤 이들은 캄파섬을 두고 ‘프라하의 베니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해요. 대부분의 동유럽 국가들이 그러하듯, 체코도 공산주의를 거쳤어요. 프라하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스탈린 동상이 있었지만 철거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좌우로 반복해 움직이는 초침형태의 철 구조물과 줄에 매달린 수많은 신발을 볼 수 있답니다. 전 그것들이 사람들의 희생과 자유를 상징하는 차원에서 설치됐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초침은 ‘시간’의 영속성을 의미하고, ‘신발’은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방향성을 나타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원한 시간 속에 자유’를 부여한다는, 일종의 치유개념이 아닐까요? 제가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요, 캄파섬에도 자유를 상징하는 구조물이 있거든요. 바로 ‘존 레논의 벽’입니다. 80년대, 뜨겁게 자유를 열망하던 프라하의 젊은이들은 비틀즈와 존 레논의 음악에 영향을 받아 이 작은 벽에 체코인의 자유를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체코를 넘어 전 세계인의 낙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한글 낙서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죠?

   





구시가광장(천문시계시청사)


 세계에서 3번째로 가장 오래된 천문시계이며, 여전히 작동하는 천문시계로서는 가장 오래된 프라하의 천문시계! 시계는 해와 달의 위치, 달력 눈금판까지 확인할 수가 있답니다. 정각이 되면, 열두 제자 조각상들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이곳에서 한국사람을 제일 많이 본 것 같아요. 구시가 광장에는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들이 많던데 꼭 들어가서 구경해 보세요!





 더 많은 곳을 둘러봤는데,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해서 아쉬워요. 비가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우비까지 들고 다녔습니다. 무엇보다 프라하는 길바닥이 예쁘더군요. 그런데 도로가 울퉁불퉁해서, 차를 타면 멀미가 났어요. 캐리어 바퀴가 고장 날까 조심해서 다녔답니다. 아무튼! 너무 아름다웠던 도시 프라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