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7.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수제도장 만들기




가끔 지인들의 요청으로 수제도장을 새기곤 하는데요. 수제도장의 가장 큰 매력은 정형화되지 않은 획을 통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볼 수 있고, 인감도장의 기능과 함께, 복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매력으로 본인만의 디자인이나 이름을 새기는 일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누구든지 할 수 있고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일인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거리의 오픈 마켓이나 인사동 거리에서 종종 만나 볼 수 있는 수제도장들입니다. 




수제 도장 만들기에 필요한 주요 재료


그럼 수제 도장 만들기에 필요한 재료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좌] 전각도 [우] 석인재



[좌] 인주   [우] 주목과 세필붓



자전


 

첫 번째 수제도장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도구인 전각도(칼)입니다. 서예 용품 전문 판매점이 있는 곳이면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입문자의 경우는 2~3만 원 이하인 것을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두 번째 석인재, 쉽게 말해 돌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것 또한 크기와 가격대가 다양합니다. 인재(돌)를 처음 구매하는 분들은 ‘비쌀 것이다.’ 짐작하는 경향이 있지만,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것을 제외하면요. 크기 별로 몇천 원에서 3만 원 이내로 추천해 드립니다. 저렴하다고 특별히 제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입문자 같은 경우에는 요녕석이라는 돌을 권합니다. 딱딱하지 않고 손질이 쉽습니다. 


세 번째 인주입니다. 도장을 새긴 후 찍고 확인하는 데 필요하겠죠? 


네 번째 주묵과 세필붓이에요. 주묵은 새길 인면을 사포질 후, 위에 바르는 용도로 쓰입니다. 인면 위에 주묵을 바르는 이유는 쉽게 말해 도화지 역할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세필붓은 내가 새길 이름을 주묵 위에 그리기 위해 쓰입니다. 


다섯 번째 자전인데요. 사진에 보이는 것은 제가 대학 시절 사용하던 한자 자전입니다. 한글을 새길 때는 한글 자전이 필요하겠죠? 글자의 규칙에 대해 배우고 싶다면 자전이 꼭 필요하겠지만, 디자인적인 문자나 로고를 새길 때는 필요하지 않겠죠?


이것들 이외에 돌의 면을 매끄럽고 잘 새겨지게 하기 위한 사포와 우리의 손을 보호하는 장갑! 새기고 나서 돌가루를 청소하는 칫솔, 거울 등이 필요합니다.




인장 새기는 방법 


[좌] 집도법   [우] 선을 밀어내며 표현하기

     


[좌] 가로획 연습 [우] 세로획 새기기



첫 번째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잡는 방법입니다. 획을 만들어 갈 때 잡는 방법으로 집도법이라고 합니다. 사실, ‘정석이다’ 라고 할 게 없으니 본인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겠죠?


두 번째 선을 밀어내면서 표현하는 방법으로 칼의 사용이 익숙해진 단계에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이 방법은 자유로운 칼질이 가능하며 시원하게 표현되지만, 손을 다치기 쉬운 단점이 있습니다. (되도록 장갑을 착용해주세요!) 


세 번째 가로획 연습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칼질하며 이때 처음의 칼 입도를 강하게 하면 획이 나가는 방향에 있어 훨씬 수월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세로획은 아래에서 위로 가볍게 그어 가는 느낌으로 올리다가 굵어진다는 느낌으로 점차 힘을 주어 칼질해야 합니다. 새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직선 긋기와 힘 조절입니다.


아래의 사진은 주로 입문할 때 가장 많이 연습하는 한자인 ‘길 영(永)’ 자입니다. 저 역시 셀 수 없이 했습니다. 나머지 칼질하는 방법은 다 비슷한 형식이고, 반복 훈련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입문과정에서 가장 많이 연습하는 길 영(永)




인장 새기는 과정


인면에 대나무 모양을 넣어 작업하는 모습입니다. 예시가 대나무 그림으로 되어있지만 다양한 밑그림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색을 넣고 싶다면,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더욱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그 후, 먹을 갈고 이름의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밑그림을 도장에 옮겨 새깁니다. 





선의 질감과 느낌으로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간판이나 로고, 티셔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할 수 있어 반갑습니다. 타입 디자이너로서, 주로 기계적인 선을 다루다 보니 이런 자연적이고 의도치 않은 선의 형태나 질감들이 반가울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도장 만들기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