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플리커, David Haberthür, CC BY-NC(바로 가기)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저녁 먹고 땡, 창문을 바라보니 비가 내리ㄴ…." 


어릴 적 '해골바가지'라는 그림을 그리면서 흥얼거리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그 단순한 가사가 딱 요즈음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았던 어느 날.


따르릉~

"Y양아, 일본 아키타 완전 싸게 나왔는데 갈래?"

"으응… 음… 나는 일본은 별로… 방사능도 있고… 또 돈도 없고…(블라블라 볼멘소리)."

"고모가 돈 내줄ㄱ…."

"콜."

-가난한 Y양과 구세주 고모님의 메신저 대화 중


그래서 떠났습니다~


2박 3일간 여행 일정은 짧았지만, 쳇바퀴처럼 돌고 돌던 3년 차 슬픈 직딩의 마음에 숨통을(!) 트이게 해주었던 일본 아키타의 추억~ 지금 공개 합니다.






듀근듀근~ 여행의 설렘이 느껴지는 Y양의 여권 




가쿠노다테 사무라이 마을


외국 가는 기분으로 한껏 무장한 채 비행기를 탔으나…. 내 고향 전주를 가는 것보다도 더 빠르게 도착한 비행기에 머쓱해진 것도 잠시, 일본 '아키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큰 공항들만 다녀봤던 것은 아니었지만, 세상에! 그렇게 작은 공항은 처음이었습니다. 과장을 보태서 그 옛날 갔던 경북 영주의 시외버스 터미널이 생각날 정도로요.


그러고 나서 이동한 곳은 '가쿠노다테 사무라이 마을'이란 곳이었습니다. 이 마을은 동북의 작은 교토로 불리는 에도 시대의 무사들의 집성촌으로 전통 일본 가옥의 구조와 정원 양식 및 박물관 등을 견학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한옥 마을처럼 옛날 일본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사무라이 마을이라고 하니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아! 이곳에 살았던 사람 중 몇 명의 사무라이가 우리나라를 침략하는데 동원됐을까?'였어요. 일본인들이 한옥 마을을 관광할 때 저처럼 그들도 식민지배했던 조선이라는 나라를 떠올리게 될까요? 새삼 가슴이 알싸해졌습니다.



그야말로 흐드러지게 핀 벚꽃



가쿠노다테 사무라이 마을 길



한국의 벚꽃은 이미 질 대로 져서 푸른 잎이 돋는 4월 말, 가쿠노다테의 '봄'은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흐드러지게 피다.'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300년 이상 된 수양벚나무에 예쁘게 핀 꽃들과 깨끗한 마을의 풍경이 기분을 들뜨게 했어요. 겨울이 한 해의 반을 지배하는 이곳은 다른 지역보다 항상 늦게 찾아오는 벚꽃이지만, 그 벚꽃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벚꽃축제 또한 4월 말~5월 초에 한다고 하니 바빠서 봄이 오는지도 모르고 지나갔던 분들도 이곳에 오시면 봄을 만끽하실 수 있을 거예요~




'다자와 호수'와 '다츠코 히메 동상'


어마어마한 깊이와 넓이의 다자와 호수



다츠코 히메 동상과 Y양


다자와 호수는 최대 수심이 423.4m로 세계에서 17번째로 깊은 호수라고 합니다. 이러한 깊이 때문에 한겨울에도 호수가 얼지 않는다고 해요. 깊이뿐만 아니라 호수라고 보기엔 그 넓이도 어마어마해서 버스를 타고 가면서 조금 졸다가 일어나도 보이고, 또 눈감았다가 떠도 에메랄드빛 잔물결 치는 이 호수가 제 눈에 보여서 이것은 바다가 아닐까, 의심까지 했다니까요. ㅎㅎ 


또한, 이곳은 우리나라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지로 유명한 '다츠코 히메 동상'이 있는 곳입니다. 영원한 아름다움과 젊음을 추구하며 늙기를 거부했던 여인이 결국 용이 되어 호수의 수호신이 되었다는 '다츠코 히메'. 이 동상 앞에서 드라마 <아이리스>의 김태희, 이병헌 씨가 애틋한 포옹을 했었지요…. 그리고 그 유명한 '사탕 키스 씬'을 찍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드라마 <아이리스> 중 이병헌, 김태희 포옹 씬, 출처: KBS 2TV




'타마가마 분기공'과 온천



일본 하면 온천, 온천 하면 일본 아닌가요? 출발 전부터 온천물에서 불어 터질 때까지 나오지 않겠다 다짐을 하고 온 여행입니다. 그에 걸맞게 온천을 무려 3번이나 즐기고 돌아왔답니다. 그 중 '타마가마 분기공'의 '타마가마 온천'은 지하 1,700m의 고생 층에서 섭씨 98도의 뜨거운 물이 분출되는 유황온천으로, 옅게 달걀 썩는 냄새가 나고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곳이었습니다.



타마가마 온천의 모습



타마가마 온천에서 Y양




눈 덮인 '하치만타이 전망대'와 '눈의 회랑'


일본의 100대 명산 중 하나로 손꼽히는 '하치만타이(Hachimantai)'를 종주하는 26.7km의 드라이브 길 '아스피테 라인'. 한겨울엔 엄청난 적설량으로 통제되다가 이른 봄에 개통이 되면 길 양쪽 가에 5~10m 정도의 눈 벽을 남기고 뚫리게 된다고 해요. 굽이 굽이진 길을 버스를 타고 가다 보니 눈앞에 보이는 말도 안 되는 설벽이 보였습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많이 쌓인 눈은 처음이었어요. 4월 말에 그런 설벽을 볼 수 있다니…. 생각이나 해봤겠어요?



하치만타이 설벽, 아오모리 지역의 봄에만 볼 수 있는 이 설벽은 그 규모와 길이가 엄청나서 '눈의 회랑'으로 불리고 있다. / 출처: 플리커, David Haberthür, CC BY-NC(바로 가기)



사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Y양으로서는 왠지 마음 한편이 편치 않았습니다. 아직도 일본에 대한 앙금이 강하게 남아있어 왠지 일본을 여행하고 그러면 조상님들께 죄를 짓는 기분(ㅜㅜ)이었다고 할까요.


하지만 무조건 나쁜 점만 보려고 하는 편협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저는, 짧은 여행이었지만 우리가 본받았으면 하는 것들을 몇 가지 발견했습니다. 작은 시골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하나 찾아볼 수 없었던 깨끗한 시민의식과 질서의식, 줄이 긴 교통체증에도 경적 한번 울리지 않던 일본의 경차들과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싹싹한 상점 점원들 등 왜 일본이 현재 선진국으로 불리는 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적(!)을 알아야 나를 안다, 고 하죠. 전쟁 이후 빈털터리가 된 황폐한 나라에서 어엿한 경제 성장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나려면, 아무리 우리와 좋지 못한 관계의 일본이지만 본받을 점은 확실하게 받아야 더욱더 강력한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Y양이 먹고 자고 즐겼던 일본 여행 사진 



각설하고, 봄과 겨울이 함께 공존하는 4월의 일본 '아키타 여행기' 어떻게 잘 보셨나요? 사실 여행기라고 하기엔 너무 제 자랑만 하다 끝난 듯하지만(잘 먹고, 잘 자고, 잘 씻고, 잘 놀고 왔음을 알려드립니다~*-_-*V) 평범한 직장인 Y양이 다녀온 여행 중에 제일 편안하고 휴양할 수 있었던 곳을 추천 해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썼습니다.


재충전하고 돌아온 Y양이 말합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이여~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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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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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 2015.06.11 1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Y양 포즈에서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ㅋ 그나저나 설벽이 참 멋있네요!!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 Y양 2015.06.11 15: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Y양이 직접댓글 답니다!! *-_-* 저는 '김치' 를 잘 하지 않아요. 온몸으로 표현함을 좋아합니다ㅋㅋ 눈과 꽃이 공존하는 낭만의 지역이었습니다. 밤문화(!)는 따로 없는 곳이니, 휴양을 원하는 부모님들 모시고 가면 괜찮은 곳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