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9.

집밥이 그리운 당신, 연남동 맛집 ‘OU’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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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쯤, 대학교 동문인 시 쓰는 형과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습니다. 졸업 후 처음으로 목소리를 듣는 터라 그간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궁금했더랬습니다. 형이 2013년 한 문예지를 통해 등단했다는 소식은 신문 기사를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시 쓰기 이면의 생활들은 전혀 전해 들은 바가 없었거든요. 수화기 너머의 형은 학생 때와 별 차이 없는 (20대 시절의) 목소리로 조만간 한식당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형과는 교류가 전무했으므로 저로서는 꽤 빅뉴스였습니다. 게다가 식당 위치가 윤디자인연구소 건물과 한 동네인 마포구라는 점 역시 놀라웠고, 또한 반가웠습니다. 


개업을 일주일쯤 앞둔 어느 평일 저녁에 형네 가게를 찾아갔습니다. 퇴근하고 부랴부랴 식당이 있는 연남동까지 걸어갔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20분쯤 걸렸습니다. 추운 날에는 조금 무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봄가을에는 발밤발밤 걷기에 괜찮은 거리인 듯합니다. 




From Mother Nature


일단 거두절미, 음식점의 본질은 ‘음식’이어야 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아무리 친한 지인이 식당을 열든 책을 내든 했더라도 음식 맛이 별로이거나 글이 가볍다면 남들에게 섣불리 추천하지 않는 신중한 쪽입니다. 이쯤에서 여러분은 짐작하실 겁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다는 것은 제가 이 글을 ‘썼다’는 뜻이며, 굳이 이 글을 썼다는 것은 분명한 ‘추천’의 의미라는 점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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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이름이 ‘OU’입니다. ‘오우’라고 읽으시면 됩니다. 네이밍에 담긴 속뜻은 직접 가게를 방문한 뒤 시 쓰는 사장님께 물어보시면 문학적인 설명을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이 글에서는 안 알랴드림.) 


문학에서 종종 지구(Earth)는 모성(Mother Nature)으로 비유되곤 합니다. 대지모(Mother Earth) 사상이라는 것도 있지요. 지구의 바다는 모성성의 상징으로서, 태아를 보듬는 양수와도 같은 가치이자 한 존재가 마지막 순간에 그리워하는 회귀의 장소로 묘사되기도 합니다.(영화나 드라마에서 죽음을 앞둔 주인공들이 바다를 보러 가는 것이 그래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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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당 ‘OU’의 슬로건이 바로 ‘모성’입니다. From Mother Nature. 모든 메뉴의 레시피는 형의 어머니께서 평생 만드셨던 음식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요. 전라도 군산 분인 어머니가 아들에게 차려주었던 따듯한 밥상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이 ‘OU’의 콘셉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전라도 군산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각종 밑반찬들을 비롯하여, 도시에서는 맛보기 힘든 제철음식들이 계절별로 마련된다고 하는군요. “어머니의 음식으로, 어머니가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는 형의 마음도 포근포근한 감자처럼 아주 먹음직스럽지요. (아직 솔로이니, 여성 손님들께서는 콕 찔러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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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ly but Surely


느리되 제대로 된 음식을 내놓겠다는 고집 또한 ‘OU’가 추구하는 바입니다. 제대로 된 음식이 나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정석이겠지요. 비단 음식 맛에 관한 고집만은 아닙니다. 이곳은 편안하게 쉬면서 먹다 가는 곳, 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테이블들은 빼곡히 들어차 있지 않고 서로 충분히 이격되어 놓여 있습니다. 나의 식탁과 내가 먹는 음식들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한 배려이지요. 점심 때 회사 주변 식당들에 가서 밥을 먹다 보면, 대기 중인 손님들 때문에 세 번 씹을 밥알을 한 번만 삼켜 넘겨버리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철학자 강신주 씨가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식사’와 ‘사료’의 차이점을 지적하기도 했지요. 밥이란 것은 자고로 느리게 먹어야 합니다. 그래야 오롯이 식사라 할 수 있겠지요. 후딱 먹고 허기만 채우는 밥이란 식사보다는 사료에 가까울 테고요. Slowly but surely, 느리지만 제대로, 편안하게 꼭꼭 씹으면서, 먹는 시간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공간. ‘OU’는 그런 밥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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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기 전에 확실하게 느려질 준비를 하시기를 권합니다. 빨리 먹고 빠져나가야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곳이므로, 마음 놓으셔도 좋습니다. 이틀에 한 번 ‘오늘의 메뉴’가 바뀌는데, 페이스북 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화를 걸어 물어보셔도 되고요. 



연남동 ‘OU’


영업시간 

AM 11:00 ~ PM 03:00 / PM 05:00 ~ PM 10:00

(Break Time PM 03:00 ~ PM05:00 / 일요일은 휴무입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203-56 1F / 문의: 02-322-9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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