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1.

시(詩)가 있는 민박, 지리산 둘레길 ‘창원마을’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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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이 버티고 선 경상남도 함양에, 시(詩) 잘 쓰는 형이 살고 있습니다. 대학교 때 한 학년 선배였던 형으로서, 졸업 후 도시에서 얼마간 회사 생활(출판사)을 하다가, 무슨 계기였는지 어느 날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부모님이 계신 고향 함양으로 아주 내려가버린 인물입니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한 번쯤은 지나가게 되는 창원마을이라는 곳에, 이 형의 집이 놓여 있습니다. 여행객들이 이따금 묵어가는 민박집이기도 해서, 저 역시 나그네 흉내를 내며 종종 놀러 가곤 합니다. 그래봤자 일 년에 한두 번 겨우 다녀오는 식이지요. 그런데 그 한두 번이, 나머지 364일쯤을 (도시에서) 살아내게 해주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줍니다. 


나만의 보물 장소를 남들에게 공개해버리는 것 같아 저어되기도 합니다만, 많은 사람이 묵고 놀고 또 와서 묵고 놀고 해야 형네 집이 오래도록 지금 그 자리에 있어줄 것이고, 그래야 제가 계속 놀러 갈 수 있겠지요. 오늘의 이 소개 글은, 결과적으로 제 자신을 위해 쓰는 것이 되겠네요. 


자, 출발합니다


‘꽃별길새’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창원리 625

(민박 문의: 055-963-6201)


고속버스 타고 '함양'역에서 내림 

→ 함양역에서 내려 길 건너편에 있는 마을버스 역으로 감

→ '창원마을' 가는 버스 표 구매 후, 승차시간 확인하여 탑승 

→ 창원마을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림

→ 창원마을에서 내리면, 민박집에 전화를 걸어 가는 길을 물어보시기 바람. (설명 불가..)


주소 및 가는 방법입니다. 저는 서울에서밖에 출발을 안 해본 터라, 편의상 출발지는 서울로 정하겠습니다. 동서울터미널이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함양행’ 버스를 잡아 타시면 되겠습니다. 자가용으로 움직이실 분들은 위 주소지로 곧장 찾아가시면 되고요. 




구경해봅시다


시 잘 쓰고 좋아하는 형이라, 가옥에도 대형 현수막으로 시 한 수를 걸어놓았습니다. 신경림 시인의 ‘그 길은 아름답다’라는 시입니다. (아래 붙임) 시가 걸린 집 대문을 찾아 들어간다, 라는 점만 기억하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산벚꽃이 하얀 길을 보며 내 꿈은 자랐다.

언젠가는 저 길을 걸어 넓은 세상으로 나가

많은 것을 얻고 많은 것을 가지리라.

착해서 못난 이웃들이 죽도록 미워서.

고샅의 두엄더미 냄새가 꿈에서도 싫어서.


그리고는 뉘우쳤다 바깥으로 나와서는.

갈대가 우거진 고갯길을 떠올리며 다짐했다

이제 거꾸로 저 길로 해서 돌아가리라.

도시의 잡답에 눈을 감고서.

잘난 사람들의 고함소리에 귀를 막고서.


그러다가 내 눈에서 지워버리지만.

벚꽃이 하얀 길을. 갈대가 우거진 그 고갯길을.

내 손이 비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내 마음은 더 가난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면서.

거리를 날아다니는 비닐 봉지가 되어서

잊어버리지만, 아윽고 내 눈앞에 되살아나는


그 길은 아름답다.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길이 아니어서, 내 고장으로 가는 길이 아니어서

아름답다, 길 따라 가면 새도 꽃도 없는

황량한 땅에 이를 것만 같아서.

길 끝에서 험준한 벼랑이 날 기다릴 것만 같아서.

내 눈앞에 되살아나는 그 길은 아름답다.



지금부터는 말(글)을 줄이고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찬찬히 구경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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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오후 두 시쯤의 나른한 함양역 풍경입니다

[우] 정갈한 손글씨가 인상적인 버스 운행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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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에서 내려서 이 간판이 보인다면 제대로 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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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시인의 시 보이시죠? 이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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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이름이 ‘꽃별길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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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1~2인용 방이에요.

대인실은 이보다 훨씬 깔끔하고 현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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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별길새’ 마당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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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용 방에서 내려다보이는 경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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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동물들이 많습니다.

주인 아저씨, 아주머님, 그리고 시 쓰는 형이

길거리의 개, 고양이, 거위 등등을 데리고 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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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별길새’ 대문을 나서면 바로 둘레길입니다.

둘레길 걸으면서 몇 장씩 찍어놓은 사진들입니다.




책과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있어요


창원‘마을’이고, 지리산 부근이다 보니, 뭔가 즐길 만한 게 없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자연 속에 들어온 것이긴 해도, 도시 사람들이라면 온.전.히 자연에 녹아들기는 어렵겠죠. 그럴 때, 도시의 북카페처럼 책과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어딘가에 있어준다면 참 좋을 겁니다. 다행히, 있습니다.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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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콘테이너 박스를 개조해 만든 카페입니다.

사장님이 인도 여행가라서 그런지 카페에 계속 인도 음악이 나옵니다.

[우] 인도 좋아하는 사장님이 손수 만들어주시는 더치 맥주 

라거에다가 커피액을 섞어 만듭니다. 



여기는 또 다른 카페.

원래 홍대 쪽에서 카페를 운영하다가 함양으로 내려와

새 카페를 차렸다는 사장님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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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안에서.

시 잘 쓰는 형(왼쪽)과 저의 친구(우)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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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카페입니다. 카페 이름이 ‘빈둥’입니다.

마음껏 빈둥거려도 안심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밥 걱정, 세면(+화장실) 걱정은 하지 말기


‘꽃별길새’에 민박하시면, 밥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하루 세 끼를 다 차려주십니다. 직접 재배하신 각종 채소며 고기며 과일 등등이 부엌 식탁에 잔뜩 올려져 있습니다. 투숙객들은 뷔페처럼 접시를 들고 알아서 먹을 만큼 양껏 가져가면 됩니다. 여름에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삼계탕 요리도 맛볼 수 있습니다. 


씻는 일과 화장실 걱정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현대식 세면장이 갖춰져 있습니다. 세면장 안에 변기가 있습니다. 문도 잘 잠깁니다. 타일이 깔려 있는 스탠딩 샤워 시설이며, 물론, 양변기입니다. 집 마당에 고양이들이 많아서 화장실로 뱀이 기어 들어온다든가 쥐가 출몰한다든가 하는 일은 없습니다.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2014년에는 늦은 겨울에 꽃별길새를 다시 찾아갈 생각입니다. 혹시 윤톡톡 독자 여러분과 만나게 되면 제가 더치맥주 한 잔 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