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출처: 이니스프리 페이스북 



안녕하세요. 윤디자인연구소의 서체 디자이너 최영서입니다. 최근 윤톡톡 필진으로 참여하여 이렇게 처음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앞으로 폰트 이야기나 생활 속 소소한 이야기를 서체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들려 드릴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오늘은 작년에 완료한 이니스프리 전용서체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대부분의 전용서체는 고딕만 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니스프리는 브랜드의 이미지와 특성상 감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함에 있어 고딕만 사용하기엔 아쉬운 부분을 캘리스타일의 서체 개발을 통해 보완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이니스프리 전용서체는 고딕 2종과 캘리 2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작업했던 캘리스타일인 ‘IF그린핸드’체에 관해 자세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작년부터 이니스프리는 광고와 POP, 홈페이지, SNS 등에 전용서체를 적용해 쓰고 있습니다. 다들 알고 계셨나요? 몰랐다면 지금부터 눈 크게 뜨고 이니스프리 광고를 유심히 봐주세요. 깨끗하고 싱그러운 느낌의 서체가 여러분에게 말 거는 게 보이실 거예요.


신중의 신중을 더해라!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시안 선정’


‘IF그린핸드’체는 캘리 서체인 만큼 제일 먼저 캘리 작가를 섭외해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캘리 작업을 요청 드렸답니다. 시안 단계이기 때문에 동일한 문구를 여러 가지 버전으로 써주시는데요, 작가분들이 의욕적으로 임해주셔서 시안 선정이 힘들었답니다. 이 중 브랜드에 가장 어울리는 시안을 5개 정도 선정해 클라이언트 측과 미팅을 하고 최종 시안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보통 첫 번째 미팅에서 시안을 확정하는 일은 드물어요. 브랜드를 대표하는 서체이기 때문에 브랜드의 이미지에 알맞은지, 활용성이 큰지, 굵기가 알맞은지, 광고에 적용했을 때 어떠한 느낌인지 등등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모든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 시안 선정까지 신중의 신중을 기한답니다. ‘IF그린핸드’체는 최종 시안을 선정하기까지 4번의 시안 제안이 들어갔으니, 시안 선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시겠죠?


 


위의 글씨 보이시죠. 이러한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택한 안이랍니다.



손 글씨의 자연스러움을 살려라! 서체 제작 프로세스


위의 안을 바탕으로 작가가 기본이 되는 자소를 200~300여 자 정도 써주면, 디자이너인 저는 이 자소를 가지고 나머지 2,000여 자 정도의 자소를 만듭니다. 한글, 라틴, KS 순으로 작업을 진행한 뒤 완성한 Regular를 바탕으로 Bold 작업을 같은 순서로 진행했지요. 캘리 서체 개발은 처음이라 ‘최대한 손 글씨의 자연스러움을 살려야지.’ 되뇌면서 작업했던 기억이 나네요. 통일과 규칙이 중요한 고딕 작업만 하다가 자연스러움을 표현해야 하는 캘리 작업은 어렵기도 했고, 오히려 그래서 더욱 재미있었던 프로젝트였어요. 언제나 새로운 일은 힘들지만 재미있는 법이죠! ^^





서체로서 최종 완성한 ‘IF그린핸드’체랍니다. 이니스프리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자연스러운 손 글씨 형태로 잘 녹아난 것 같나요?



서체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원도와의 비교’


캘리 작가 원도의 자소 형태와 느낌을 반영하여 특징을 잡았고, 손 글씨의 맛을 살리는 것을 기본으로 했답니다. 다만, 원도와는 다르게 받침 계열의 ‘ㄷ, ㅌ, ㅂ’ 등의 열린 공간을 닫게 해주고, ‘ㅏ, ㅓ, ㅐ’의 형태를 수정하였는데, 이는 가독성과 판독성을 높이기 위함이었습니다. 원도의 ‘ㅐ’의 형태를 유지했다면 ‘니’라고 보일 위험이 있었답니다. 이와 같이 원도를 바탕으로 하지만 서체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수정•보완하는 부분은 서체를 작업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랑스러운 감성이 묻어나는 ‘형태적 특징’


‘ㅊ, ㅎ’의 상투에서 보이는 획의 느낌은 봄에 솟아나는 싱그러운 새싹의 느낌을 표현하고 있고, ‘ㅂ, ㅈ, ㅅ’ 등에서 보이는 자연스러운 획을 통해 곰살맞고 사랑스러운 감성이 묻어나도록 했습니다. 자유로운 글줄을 통해 손 글씨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도록 했고요.


 


개발 완료 그 이후


2012년 말에 시작해서 2013년 초에 끝난 이 프로젝트 때문에 작년 2013년은 초반부터 정신없이 지나갔답니다. 항상 작업할 땐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완성도를 뽑아내자!’란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막상 서체가 완성된 후에 아쉬운 부분은 조금씩은 남는 것 같아요. 이런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실력이 늘어가는 거겠죠? 


이니스프리의 광고와 홈페이지 등엔 캘리인 ‘IF그린핸드’체보단 고딕인 ‘IF퓨어고딕’을 주로 쓰고 있답니다. ‘IF그린핸드’체는 광고나 홈페이지에선 서브 카피에 많이 쓰이고, 이니스프리 페이스북에 활발히 적용하고 있습니다. SNS는 일반 매체에 비해 고객과 더 가깝게 소통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딱딱한 고딕체보다는 친근한 캘리 서체를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서체 디자이너는 자기가 개발한 서체가 좋은 주인을 만나 제 빛을 발할 때 제일 보람을 느끼는데, 이니스프리는 고딕과 캘리 서체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적절한 곳에 잘 적용해서 쓰고 있는 것 같아 기분 좋은 프로젝트였답니다.



출처: 이니스프리 페이스북, 이니스프리 홈페이지



이상으로 이니스프리 전용서체 'IF그린핸드'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내일은 이니스프리 전용서체 중 고딕인 ‘IF퓨어고딕’을 소개합니다. 많은 관심부탁 드려요~^^








  •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