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4.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허물다, '살아있는 전설'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



 

자유로운 전시를 즐길 수 있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이곳에서는 지금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줄 애니 레보비츠(Annie Leibovitz) 사진전이 열리고 있답니다.살아있는 전설과 만나다라는 주제로 기획된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은 그녀를 기다린 수많은 팬을 위한 196점의 작품과 작업실에 고이 간직했던 개인적인 사진이 전시돼 있습니다. 미국 국회도서관 선정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여류 사진 작가 애니 레보비츠의 삶을 고스란히 담은 소중한 작품들, 함께 만나보실래요?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를 묻는다면, 그 벽 따위는 부수고 싶습니다. 나는 두 가지의 삶을 살고 있지 않습니다. 전 사진작가이고 상업적 사진도 개인적 사진도 그건 모두 제 삶의 일부분입니다.

- 애니 레보비츠

 





롤링스톤의 천재 수석 사진사


그녀의 뮤즈, 수전 손택이 찍은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

Annie Leibovitz, as photographed by Susan Sontag, Hotel Gritti Palace, Venice, December 1994

© Annie Leibovitz from A Photographer’s Life 1990–2005


애니 레보비츠는 1949년 미국 코네티컷 주 워터베리에서 태어나 미국 공군 장교인 아버지를 따라 군사기지에서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그녀는 자동차 창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피사체를 보는 눈을 키웠고, 현대무용 교사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인체의 아름다움으로 보는 예술적 기질을 이어받게 됩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 롤링스톤(Rolling Stone, 대중문화 특히 대중 음악 분야로 널리 알려진 미국 잡지)보조 사진사일하게 된 그녀는 첫 과제로 존 레논의 촬영을 맡게 된 뒤 3년 만에 롤링스톤의 수석 사진사로 발령받게 됩니다. 이어 13년간 롤링스톤의 표지를 142회나 장식하는 등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게 되죠. 더불어 엘리자베스 여왕과 백악관의 대통령들, 내각인사들의 사진, Vanity Fair, Vogue 화보 등을 촬영하며 명성을 얻습니다.

 


롤링스톤 표지, 존 레논과 오노 요코


검은 스웨터 차림의 오노 요코와 벌거벗은 채로 그녀를 끌어안고 있는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의 사진, 한 번쯤은 보셨을 거예요. 이 사진이 존 레논의 마지막 모습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980 12월 이 사진을 촬영한 후 그는 어느 정신병자의 총격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비운의 사건과 함께 전 세계로 퍼져나간 이 사진은 미국 잡지편집인협회 선정 과거 40년 동안 가장 유명한 40컷의 커버 사진’ 1로 선정됩니다.

 


영혼의 친구, 수전 손택



Annie Leibovitz (American, b. 1949). Susan at the House on Hedges Lane, 1988. Photograph © Annie Leibovitz. From Annie Leibovitz: A Photographer's Life, 1990–2005  이미지 출처: brooklynmuseum

 

 

그녀의 사진을 살펴보면 다수의 작품에서 수전 손택(Susan Sontag)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데요, 미국의 작가이자 예술평론가, 사회운동가였던 수전 손택은 애니 레보비츠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정신적 스승이었다고 해요. 애니 레보비츠는 손택과의 여행기부터 그녀의 죽는 순간까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사진 속에는 두 여인이 만나 돌아다닌 곳들이 펼쳐집니다. 손택이 선택한 여행지, 손택의 옆에서 같은 눈높이로 바라본 풍경들. 이들은 함께 다녀온 곳에 관한 책을 내기로 했지만 손택의 사망과 함께 중단되고 말았답니다. 전시용으로 골라낸 사진들은 미처 세상에 내지 못한 책의 일부이자 일란성 쌍둥이 같은 사람이 함께 시간의 기록인 셈이죠.

 

더불어 이번 전시회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니콜 키드먼, 브래드 피트, 1996년 올림픽을 준비했던 국가대표, 백악관에서 찍은 조지 W. 부시 등 우리에게 알려진 수많은 사람의 모습, 유명하지만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리차드 아베돈, 브라이스 말던, 필립 존슨, 신디 서먼과 같은 사진작가, 아티스트, 건축가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답니다.



June Omura, Rhinebeck, New York City, 1999, 출처 바로 가기

 


Karen Finley, 1992, 출처 바로가기


Brad Pitt, Las Vegas, 1994, 출처 바로가기


Scarlett Johansson, 2004, 출처 바로가기

 

저 개인적으로는 화려한 셀레브리티의 모습을 담은 사진보다 소소한 그녀의 어린 시절의 가족 사진과 순수한 흑백 사진들이 더 마음에 듭니다. 전시를 보는 내내 저의 인생 또한 파노라마같이 지나가며 왠지 모를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답니다. 관객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흐뭇하게, 슬프게 혹은 씁쓸하게 하는 그녀의 작품들. 이것이 그녀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요?

 

전시 정보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 살아있는 전설과 만나다

기간: 2013 12 7()~2014 3 4()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

관람 시간: 11:00~19:00(입장 마감 18:00)

관람 요금: 성인 15,000, 초중고학생 10,000(미취학 아동 무료 입장)

홈페이지: http://www.annieleibovit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