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1.

연말 공연 전 필독! 참 쉬운 클래식 공연 관람 팁

여러분은 음악 좋아하시나요? 저는 k-pop부터 제 3세계 음악까지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인데요, 그래도 제일 많이 듣는 음악은 클래식이지요.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 클래식을 좋아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라 그런지 소개팅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과 만나 대화 주제를 이어가다 보면 한 번쯤은 이런 대화가 오가곤 합니다.

A: 혹시…음악 좋아하세요?
B: 네
A: 어떤 음악 좋아하세요?
B: 장르는 안 가리고 듣는 편인데, 클래식을 제일 많이 들어요”
A: 클래식이요?!!!
B: 네…………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 아마도 클래식이 어렵다고 생각되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어릴 적에 감상문을 쓰기 위해 억지로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갔다면 이미 클래식에 대해 호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서 어른이 되고 난 후 다시 좋아지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무척 안타까운데요, 그래서 평소에 클래식을 잘 모르던 지인 분들과 공연을 보러 갔을 때 받아왔던 질문들을 Q&A 형식으로 답해 드릴게요. 이름하여 '참 쉬운 클래식 관람 팁 3가지'입니다!


어떻게 입고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꼭 정장 입어야 하나요?

클래식 공연마다 성격이 조금 다른데요. 실내악이나 작은 리사이틀은 그냥 편안하게 입고 가셔도 상관없고요. (편하게 입어도 된다고 트레이닝복 입고 가시진 않으실 거죠?^^) 오케스트라 공연도 편안한 티셔츠, 청바지에 재킷 정도 걸치고 간대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답니다. 굳이 꼭 정장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지만 클래식 공연이 오페라나 발레공연일 경우에는 살짝 드레스 업 해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도 저도 생각하기 힘들 땐 검은색 의상을 입어주는 게 제일 좋더라고요. 그렇다고 클럽 의상처럼 번쩍번쩍한 검은색 의상은 연주자들이 연주할 때 눈부심이 일어날 수 있어서 입지 않는 게 관객의 예의겠죠?

결론입니다. 클래식 공연, 굳이 정장하지 않아도 단정하게 교회 가는 복장이면 충분합니다~^^
 



박수는 언제 쳐야 하나요?

클래식 공연에서 아마 제일 어려운 부분이 박수를 언제 치느냐입니다. 곡마다 3악장인 경우도 있고 4악장인 경우도 있고 끝나는 것 같은데 조금 있으니 또다시 연주되고…. 언제 끝나는지도 모르니 잠이 솔솔 오게 되죠. 먼저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박수는 '남들 칠 때' 치면 됩니다.

보통 연주회에 가면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공연을 보러 가는 사람들은 유명 연주가가 어떤 프로그램으로 연주하는지를 보고 공연을 예매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은 미리 공개한답니다. 물론 연주자 사정에 따라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프로그램대로 연주됩니다. 그래서 좀 더 공연을 즐기고 싶다면 미리 곡을 들어보고 가는 편이 좋죠. 클래식도 언어공부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계속 듣다 보면 귀가 열리거든요~

클래식 공연은 보통 1부와 2부로 나뉘고, 그 사이 쉬는 시간이 15분 정도 있는 게 보통이에요. 지휘자가 있는 오케스트라 공연은 보통 교향곡이 많아서 1악장부터 4악장까지 구성된 경우가 많은데요. 오케스트라 공연의 경우에는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아요. 그러니 그냥 20분간 마음 편히 즐겨 주시다가 지휘자가 뒤돌아서 관객을 바라볼 때 그때 박수를 쳐주시면 됩니다.가장 편한 방법은 사람들이 다 같이 박수칠 때 조용히 묻어가는 방법을 추천 드려요.^^


여기서 또 하나의 팁을 드리자면 오페라나 발레는 1막이 끝나면 치지 않고 좋은 노래나 좋은 연기가 끝난 직후에 바로 박수를 친답니다. '나는 오케스트라 공연처럼 1막이 끝날 때까지 절대 박수 치지 않을 거야'라고 한다면 발레리나는 ‘나의 무대가 별로였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클래식은 너무 어려워요. 어떤 곡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해합니다. 저도 어릴 적 피아노를 쳤지만, 그 당시에는 학원에서 시키는 것만 했기 때문에 클래식에 별로 흥미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영화를 보면서 좋아하는 곡이 생기고, 그 곡을 찾아서 연습해보고, 연습하다 보니 그 곡이 만들어진 역사가 궁금해지고, 다른 연주자들은 어떻게 연주했는지 찾아보다 보니 좋아하는 연주자도 생기고, 그렇게 꼬리의 꼬리를 물다 보니 어느새 클래식을 좋아하게 됐죠. 그래서 초보자, 클래식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이미 많이 들어본 곡을 소개하거나, 좋은 음악 영화를 추천하곤 합니다.^^





클래식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클래식

김연아 선수 경기에 나왔던 그 곡, <the queen on ice>
클래식 음악이 많이 쓰는 곳 중 하나가 피겨 스케이팅입니다. 김연아 선수의 죽음의 무도 같은 곡들도 다 클래식인데요. 현재 가장 큰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체그라모폰(Deutsche Grammophon)에서는 김연아의 연습곡을 엮어서 앨범을 만들기도 했죠. <fairy on the ice 앨범>이 꽤 많은 음반이 팔린 이후로 <the queen on ice> 앨범을 또 발매했습니다. 익숙한 김연아 선수의 연습곡으로 클래식을 시작해보는 것, 어떠신가요?

만화도 드라마도 영화도 다~ 재밌다! <노다메 칸타빌레>
또 하나 소개해 드리고 싶은 작품은 <노다메 칸타빌레>입니다. 일본에서 만화책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는데요, 이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잘 연주되지 않던 곡들이 공연 프로그램으로 많이 등장했답니다. 음악학교에서 벌어지는 젊은이들의 열정과 사랑이야기를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클래식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거부감 없이 볼 수 있는 재밌는 작품이에요. 추천합니다~^^






클래식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쉬운 것부터 접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적어봤는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더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 댓글 남겨주세요.^^